분류 전체보기 6738

[스크랩] 나팔꽃

나팔꽃 / 이해인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나의 생애는당신을 향해 열린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 올린한 송이 소망 끝에내 안에서 종을 치는하나의 큰 이름은언제나 당신입니다.  順命보다 원망을 드린부끄러운 세월 앞에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추억도 버리고 떠날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원문보기]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東海 日出

해 뜬다이 삼천리 강산 모든 풀잎들 꽃잎 이슬들   아침 햇발 한 살 한 살에 눈 뜬다물싸리꽃 곰치꽃우정금꽃기뻐라    1백년 전 하나였던 것1백50년 전 하나였던 것아니 3백년 전어느 먹밤 터무니에도오로지 하나였던 것 1백년 후어찌 하나 아니겠냐는 것    1백년 전1백년 후이 사이 펄펄 살아난 지금어찌 하나 아니겠냐는 것(고은의 '다시 백두산에서' 중)  2005년 8월 4일 오전 5시 34분 ~ 52분동해 주문진 남애3리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원문보기]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굴뚝의 정신

굴뚝의 정신 / 고진하저 나지막한 함석집, 저녁밥을 짓는지 포르스름한 연기를 굳게 피워올리며 하늘과 내통하는 굴뚝을 보고 내심 반가웠다 거미줄과 그을음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창틀에 올망졸망 매달린 함석집 아이들이 부르는 피리 소리, 그 단음의 구슬픈 피리 소리도곧장 하늘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울어도 울어도 천진한 동심은 목이 쉬지 않고저처럼 쉽게 하늘과 연통하는구나아 아직 멀었다 나는 저 우뚝한 굴뚝의 정신에 닿으려면 괄게 지핀 욕망의 불 아궁이 속으로 지지지 타들어가는, 본래 내 것 아닌 살, 하얀 뼈들 지지지 다 타고 난 하얀 재마저 쏟아버리지 못하고 다만 무심천변에 우두커니 서서 저녁밥 짓는 포르스름한 연기 피어오르는 저 우뚝한 굴뚝을 바라만 보고 있는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비 오는 날에 꿈을 꾸면

비 오는 날에 꿈을 꾸면 / 이효녕우리가 마련한 잠일지라도 비가 오는 밤이면 빗물이 풀잎을 키운 칭칭 감기는 넝쿨손 꿈이 되어 물방울로 부풀어 오른 뒤내 마음을 떠돌며  커다란 행운을 그대에게 선물 받은 듯순간 내 몸 속에 스며들 거야    물 속에 섞이는 불면의 향깊고 깊은 곳에 숨어살다가지상의 모든 이별이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대가 꿈처럼 고운 무지개가 되어 내 가슴 위로 떠돌 때면  반가워서 망막을 늘이고  사라지는 사랑의 신비를 내 몸에 끼우기 위하여 오래 붙잡아 두는 것은 얼마나 긴 기다림인가     비가 내리는 오늘 밤 내 눈 속에서 떠오르던 그대의 아름다운 무지개 꿈 누가 빗방울로 실려 내게 보낸 마음일까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소 금

소금 / 류시화   소금이바다의 상처라는 걸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소금이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흰 눈처럼소금이 떨어져내릴 때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아는 사람은많지 않다그 눈물이 있어이 세상 모든 것이맛을 낸 다는 것을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원문보기]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시골집

시골집 마루 / 마경덕  마루는 나이를 많이 잡수신 모양입니다 뭉툭 귀가 닳은 허름한 마루 이 집의 내력을 알고 있을 겁니다 봄볕이 따신 궁둥이를 디밀면 늘어진 젖가슴을 내놓고, 마루귀에서 이를 잡던 쪼그랑 할멈을 기억할 겁니다 입이 댓발이나 나온 며느리가 아침저녁 런닝구 쪼가리로 박박 마루를 닦던 그 마음도 읽었을 겁니다 볕을 따라 꼬들꼬들 물고추가 마르던 쪽마루   달포에 한 번, 건미역과 멸치를 이고 와 하룻밤 묵던 입담 좋은 돌산댁이 떠나면 고 여편네, 과부 십 년에 이만 서 말이여궁시렁궁시렁 마루에 앉아 참빗으로 머릴 훑던 호랑이 시어매도 떠오를 겁니다 어쩌면 노망난 할망구처럼 나이를 자신 마루는 오래전, 까막귀가 되었을지도 모르지요 눈물 많고 간지럼을 잘 타던 꽃각시 곰살맞은 우리 영자고모를 ..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12월의 시

12월의 시 / 강은교 잔별 서넛 데리고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처마끝마다 매달린천근의 어둠을 보라어둠이 길을 무너뜨린다길가에 쓰러져 있는일년의 그림자도 지워버리고그림자 슬피 우는 마을마저 덮어 버린다 거기엔아직 어린 새벽이 있으리라어둠의 딸인 새벽과그것의 젊은 어머니인아침이 거기엔아직 눈매 날카로운한때의 바람도 있으리라얼음 서걱이는 가슴 깊이감춰둔 깃폭을 수없이 펼치고 있는바람의 형제들떠날 때를 기다려달빛 푸른 옷를 갈아 입으며맨몸들 부딪고 있으리라 그대의 두 손을 펴라싸움은 끝났으니, 이제 그대의 핏발선 눈어둠에 누워 보이지 않으니흐르는 강물소리로어둠의 노래로그대의 귀를 적시라 마지막 촛불을 켜듯잔별 서넛 밝히며누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뒤도 돌아보지 않고제 그림자를 거두며 가고 있다.  출처 : 블로..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꽃의 몸 달 뜨다

꽃의 몸 달 뜨다 / 이가을  어긋나기 시작한 뼈들에 균열이 왔다 밤새 놓아주지 않는 통증 신열 가득한 이마 으아리꽃 수없이 까무러 졌다가 일어선다 먹장구름이 젖은 달의 얼굴을 가릴 때 꼭 그 때문에 통증이 덮쳐온 것은 아닐텐데 몸 구석구석 통증의 흔적 역력하다 내 몸의 균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참을 수 없는 가려움들까지 붉은 점점이 발아하는 게 두견화 꽃씨 같아 어질 머리 내 몸에 새긴 꽃의 전문들 꽃의 말을 읽는다 길이 달랐던 입구 길을 잘못들은 뼈들 웅성거린다 소란스럽다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원문보기]

카테고리 없음 2006.02.22

[스크랩] 어디서 본 적 있어요

# 큰열매시계꽃 저기, 꽃이 걸어간다  / 이가을  저기, 골고다 언덕을 보아라 한 꽃의 생애가 지나간다. 광야에서 들리는 소리들 들었느냐, 겨자씨한 한 말씀들이 살아서 발현한다. 나는 포도나무이고 너희는 가지니라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잠든 너희여, 깨어라 나는 말씀이고 참 빛이니라 사위어 가는 모닥불 옆에서 흔들리는꽃잎 어디서 본 적 있어요소녀의 말이 모닥불 속에서 타오른다아니오 아니오고개를 흔들고 너는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다 저기, 꽃이 걸어간다 배다른 꽃이 걸어간다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 속죄제로 쏟아지는 해빛의 결구원은 빗살무늬다다 이루었다, 는 말씀은 빛이다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원문보기]

카테고리 없음 200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