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크랩] 1부. 1사1촌이 식탁지킨다-③웰빙 파는 ‘간월도 어리굴젓’

그린테트라 2008. 7. 31. 18:31
<‘1사1촌’ 세상을 바꾼다>
“싱싱·탱탱한 굴젓, 수입품과 차원 달라요”
1부. 1사1촌이 식탁지킨다-③웰빙 파는 ‘간월도 어리굴젓’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지난달 19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어리굴젓 가공공장에서 삼성카드 중부영업사업부 직원들이 어리굴젓 만드는 과정을 돕고 있다. 간월도 = 김동훈기자
“깨끗이 씻어낸 생굴을 천일염에 염장한 다음 15도에서 보름 동안 발효하면 이렇게 백젓이 됩니다.”

간월도리 청년회장 김덕신(41)씨가 창고에서 갓 꺼내온 뽀얀 백젓을 보여주자 순식간에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냄새가 퍼졌다.

“여기에 뭘 넣어야 어리굴젓이 되는 거죠?” 김종원(33) 삼성카드 대리의 질문에 김씨는 “태양초 고춧가루만 잘 섞어주면 바로 간월도 무학표 어리굴젓이 완성되는 겁니다”라고 귀띔한다.

6명의 삼성카드 직원들과 김씨가 힘을 합해 백젓에 태양초 고춧가루를 넣고 휘휘 젓자 곧 불그스름한 어리굴젓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매콤달콤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삼성카드 직원들은 김씨의 설명에 따라 잘 버무려진 간월도 어리굴젓을 판매용 통에 정성스럽게 담았다.

지난달 19일 오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의 어리굴젓 가공공장. 2006년 6월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은 삼성카드 중부영업사업부 직원들이 이날 기습적(?)으로 마을을 방문해 어리굴젓 포장을 도왔다. 이들은 태안군으로 기름제거 작업을 하러 가던 길에 마을에 들렀다.

“직원 규모에 관계없이 생각날 때마다 자주자주 오는 편이죠.” 조용훈(42) 과장의 말이다. 삼성카드 중부영업사업부 직원들은 자매결연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마을을 찾고 있다. 수시로 방문해 마을 일손도 거들고 마을 주민들의 말벗도 돼준다. 양동희(28) 주임은 “오는 길에 보는 바다도 좋고 마을분들도 반겨주시니 흐뭇하다”며 “무엇보다 향 좋은 굴젓과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종원(33) 대리는 “서울에서 파는 일반 굴젓은 맛이 밋밋한데 이곳 굴젓은 포도알처럼 탱탱하고 쫄깃하다”며 “생산지도 확실하고 생산과정도 청결해 이곳을 들를 때마다 종종 굴젓을 사간다”고 말했다.

어리굴젓은 이곳 간월도의 특산물이다. 마을 어촌계 주민들이 직접 공장을 만들어 어리굴젓을 비롯, 낙지젓, 오징어젓, 조개젓을 생산해낸다. 마을을 직접 방문하는 삼성카드 중부영업사업부 직원뿐만 아니라 삼성카드 전 직원들에게 꿀맛 같은 간월도 어리굴젓은 이미 익숙하다. 지난해 1월 설을 맞아 사내직판장을 통해 직원들에게 어리굴젓을 판매했고, 2월 삼성카드 창립기념일에는 특식으로 준비된 어리굴젓이 사내식당에 올랐다. 4월에는 삼성카드 디자인팀에서 어리굴젓 포장박스를 직접 디자인해주기도 했다.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어리굴젓 맛을 잊지 못하는 직원들의 호응 덕분에 지난해 추석에 어리굴젓 사내직판행사가 다시 한번 마련되기도 했다. 이후 자매결연 마을의 특산물을 상시 구입할 수 있도록 ‘365 농수산물 쇼핑몰’이란 이름의 사내 인터넷 직판장이 설치됐다.

“아∼아∼ 마을주민 여러분, 오늘 저녁에는 삼성카드 직원들과의 저녁식사가 마련돼 있습니다. 많이 참석해 주십시오.” 김만석(51) 이장이 확성기로 저녁잔치 소식을 알렸다. 이날 오후 6시가 넘자 꼬마아이부터 노인까지 마을주민 40여명이 모여들었다. 잔치는 삼성카드 지원하에 마을 횟집에서 벌어졌다. 간월도산 어리굴젓과 간자미무침, 우럭매운탕과 고추, 상추, 깻잎 등의 싱싱한 채소가 밥상을 푸짐하게 채웠다. 이정옥(71) 할머니는 삼성카드 직원들에게 “어리굴젓만 먹지 말고 간자미도 먹어보라”고 권했다. 이영진(35) 과장은 “쫄깃하면서도 오돌오돌하다”며 간자미무침과 어리굴젓을 반찬 삼아 흰쌀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안도근(58) 어촌계장이 “삼성카드 직원들이 찾아주니 서로 오가는 정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어촌계 매출에도 도움이 돼 고맙다”고 말하자, 최기돈(47) 팀장은 “국산으로 둔갑한 수입 어리굴젓이 유통되는 마당에 이렇게 싱싱한 굴젓과 해산물을 먹을 수 있어 오히려 우리가 고맙다”고 화답했다.

간월도=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7-03
출처 : 천마노장
글쓴이 : 바보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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