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스크랩] 옥수수 신화, 인디안 밀, 터키 밀 유래와 펠라그라 병

그린테트라 2018. 12. 21. 07:14

옥수수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에 소개된 곡식이다. 그래서 아메리카에는 옥수수에 관한 전설이나 신화가 다양하다. 식물학자들에 따르면, 옥수수는 자연의 그 어떤 곡물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수수께끼와 같은 식물이라고 한다. 그 점이 옥수수에 관한 창조신화를 다양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마존 유역에서는 하늘의 별이 여성으로 모습을 탈바꿈하여 지상으로 내려와서 인간에게 옥수수 심는 법을 가르쳤다고 하고, 에콰도르 지역의 신화에서는 여자로 변한 앵무새가 인간에게 옥수수 씨앗을 주었다고 한다. 나바호족은 옥수수가 신비의 암컷 칠면조에서 나왔다고 하고, 로드아일랜드 인디언들은 까마귀가 떨어뜨려주었고 하고, 세미놀족은 옥수수 신인 파스타치가 가지고 왔다고 하고, 톨텐족은 깃털이 있는 뱀이 주고 간 선물이라고 믿는다.


아메리카의 아즈텍 사람들과 마야 사람들은 옥수수를 단순히 주식으로 먹는데 그치지 않고, 숭배대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런데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유럽 사람들은 무식하고 미개한 인디안들이 먹는 음식, 즉 '인디안 밀'이라며 말에게 옥수수를 먹이자 아즈텍 사람들은 그것을 신에 대한 모독이라며 매우 언짢아 했다. 유럽 사람들은 더 나아가 옥수수를 이스탄불에 있는 사탄의 의미로 '터키 밀'이라 불렀다. 힘이 없는 아즈텍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의 그런 모욕을 참아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18세가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펠라그라가 흔하게 발생했다. 펠라그라에 걸리면 정신이 멍해지고 콧등을 비롯한 얼굴에 나비모양의 반점이 생겨 펠라그라에 걸린 사람들을 '나비인간'이라고 불렀다.  그 당시 이탈리아는 무역의 퇴조와 자연재해로 인하여 밀이 귀하게 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옥수수를 많이 재배하였다. 부유한 도시의 부자들은 밀을 먹을 수 있었으나 가난한 농민들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다보니 그들에게서 펠라그라 발병율이 높았다. 그런 까닭에 옥수수는 비천하게 여겨지고 기피하는 음식이 되었다. 그런데 정작 펠라그라는 옥수수의 원산지인 남아메리카 원주민에게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답은 옥수수 섭취과정에 있었다. 인디안들은 옥수수를 갈아 식사로 요리하기 전에 옥수수 알을 나뭇재를 넣은 물에 담가 놓았다. 유럽 사람들은 이를 보고 단순히 인디안들이 옥수수를 갈기 쉽게 하려는 것으로 보고, 오히려 '인디언의 게으름'으로 몰아붙였다. 그러나 옥수수를 재와 함께 물에 담가두는 것은 옥수수 안에 있는 니아신이라는 영양소를 쉽게 용출시켜 거의 전 세계의 최고 음식으로 바꾸어 놓았다. 펠라그라는 니아신이 부족한 경우 일어나는 질병이다. 유럽사람들은 오만하게 이 과정을 무시했던 것이다. 인디언들에게 게으름의 죄악을 뒤집어 씌우더니 정작 자신들은 오만함의 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 음식패설

- 지은이 김정희

- 펴낸곳 채륜

- 1판 1쇄 펴낸날 2017년 1월 20일

- p112~113

음식패설


출처 : 작물의 인문학
글쓴이 : juju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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