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스크랩] 삼세번만에 체득한 고추장 담그기 노하우 공개합니다

그린테트라 2014. 3. 7. 07:53

삼세번에 체득한 고추장 담그기!

 

 귀농하기 전 제일 먼저 배워야 할 일이 장담그기였습니다.
제가 장을 담가 먹는 일은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시골에서 살면서 사 먹을 수는 없는 일....


하여, 자청하여 시어머님께 고추장 담그는 것 좀
가르쳐달라고 하니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울 며느리 이제 철들었구나~ 하시면서...

 
그런데 무엇을 공부하든 개념이 바로 서야하는데
아, 전 무작정 들이대기만 했지 막상

고추장담그기 실습에 들어가니 한낱 로봇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이 시키시는대로 잔심부름만 하고 궂은 일만 했지요.


지금도 다시 생각해보면 뜨거운 불 앞에서 팔뚝 떨어지게
뭔가를 저었던 기억만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처음 배운 고추장 담그기였어요.


재료가 뭔지도 모를...그 첫 번째 고추장 담그기 수업은
중노동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수업은 작년에 인제농업기술센터의
농업인대학 과정 중 '발효식품과정'에서 였습니다.


첫 번째 고추장 담그기 수업이 육체노동이었다면,
두 번째 고추장담그기 수업은 정신노동이었지요.
장류제조사자격증을 따야하기 때문에

이론공부를 더 많이 해야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제 적어도 고추장을 담글 때 필요한 재료정도는 알게 되었답니다.
고추가루, 메주가루, 엿기름, 찹쌀가루, 천일염

이렇게 5가지 재료가 필수라는 사실까지!


아, 얼마나 발전적인 일인지요.

어쨌든 고추장담그기 필수 재료까지 알게 되었으니.


실습은 진안에 있는 농경문화원에서 2박3일 동안 배웠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곳에서 제가 또 얼마나 무지한 사람인지를 깨달아야했습니다.

 

엿기름이 뭐에 쓰는지,
고추장담그는데 메주가루는 왜 넣는 것인지,
찹쌀가루는 죽을 쑤는 것일텐데...그건 또 뭐냐구우~


고춧가루야 당연히 고추장담그는데 필수니까 알겠구,
천일염이야 간 맞추는데 쓰는 것이겠지. 정도까지가 제 한계였어요.


아, 또 짜증이 지대로 밀려오더군요.
이거 꼭 배워야 하나? 라는...회의까지..


그런 마음으로 실습에 응한들 제대로 배울까.
아~ 안해~ 안해~~~ 나 고추장이구 된장이구 절대 안 담글꺼야.
그렇게 두 번째 고추장담그기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장담그기는 물건너 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기회가 또 왔습니다.
올해두 인제농업기술센터에 '전통장담그기과정'이 개설된겁니다.


좋아! 도전해보는거야~~~
이번에도 실패하면 나 정말 장담그는 것 포기할꺼야~
라는 맘으로 지난 금요일에 인제농업기술센터에 갔습니다.
세 번째 고추장담그기 도전이었습니다.

 

그 불굴의 정신으로 왕복 약 90km나 되는 거리를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가는 인제군농업기술센터입니다.

 

첫 번째 수업이 고추장담그기랍니다.
제가 설레는 마음으로 넘 일찍가서 재료가 다 준비되지 않았나봅니다.
위에 열거한대로 고추장담그기의 필수재료는
고춧가루, 메주가루, 엿기름, 찹쌀가루, 천일염입니다.
이제 이것은 죽어도 안 잊을 것 같아요. ㅎㅎㅎ

 

강사님은 울 인제에서 자랑하는 유옥선님이셔요.
한국인밥상에도 나오셨고, 10년간 인제내린음식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셨구
현재는 생활개선인제군연합회 부회장이십니다.

 

학생들 열기도 대단했습니다.
얼마나 열심인지 저도 각오를 단단히 했습니다.
기필코! 이번엔 내가 솔선수범해서 궂은 일 도맡아가며
고추장담그기는 꼭, 반드시 접수하리라!

 

모자 쓴 사람이 접니다~~~^^*
진짜 열심이지요? 저 진짜진짜 열심히 했어요.

 
자~~~이제부터 완전 초보들을 위한 고추장담그기 실습에 들어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율이겠지요?
재료는 다시 한번 반복 안해도 5가지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제일 먼저 찹쌀가루로 죽을 쒀야 합니다.
고추장담그기에 죽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왜 새삼스러웠는지요.
마치 처음 배우는 것 같았다니까요.

 

 

물을 2리터 준비합니다.
1리터는 불 위에 올려놓고 끓이고
나머지 1리터는 미지근하게 합니다.

 

미지근한 물 1리터를 찹쌀가루에 풀어줍니다.
결이 곱게 풀어줘야 끓일 때 몽우리가 안집니다.

 

잘 풀어준 찹쌀가루를 끓는 물에 부어줍니다.

 

이 과정이 고추장 담그기에서 제일 힘든 과정이에요.
눌지 않도록 보글보글 끓어오를 때까지 계속 저어주어야 합니다.
우리 조는 다행히 솔선수범하시는 남자교육생이 한 분 계셔서

나머지 조원들이 편안하게 고추장담그기 수업에 몰입할 수 있었지요.

 
다음은 엿기름을 어떻게 하냐는 것이겠지요?

 

엿기름은 미지근한 물 1.5리터에 30분 정도 불려줍니다.
불린 후엔 위의 사진과 같이 체에 걸러주면 됩니다.

 

이렇게 걸러진 엿기름 물을 다시 한번 더 걸러주면 깨끗해지지요.

 

찹쌀가루로 끓인 죽이 폭폭 끓어지면 걸러낸 엿기름을 부어줍니다.

 

뻑뻑하던 찹쌀죽이 엿기름이 들어가면 묽어집니다.
이렇게 반 정도가 될때가지 졸입니다.

 

 

저두 첨봤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우리 발효음식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옛 어르신들은 어떻게 이런 방법을 다 알았을까요?


반 정도 졸여지면 맛이 달달해집니다.
고추장담글때는 설탕을 절대 넣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에 고추장을 담가야하므로 찬물에 식힙니다.
집에서 고추장 담글땐 천천히 식혀두 되겠지요?

 

여기까지만 하면 이제 고추장은 다 담근거나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쉬운 것인데 왜 울 어머님께 배울땐 그렇게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음 단계는 고춧가루랑 메주가루랑 천일염을 넣어서 버무리면 됩니다.
미지근할때 천일염을 넣어야 잘 녹겠지요?

 

이게 메주가루입니다. 시장에서 다 판다구 해요. 저두 사본적이 없어서...^^*
올핸 콩두 심구, 메주도 한 번 만들어봐야겠어요.

 

메주가루를 잘 저어주면 이렇게 곱게 되네요.

 

고춧가루도 고추장용은 이렇게 곱게 빻아야하는군요. 정말 곱더라구요.
고춧가루는 한꺼번에 넣어서 섞지 않고 조금씩
넣어가면서 저어야 더 편한가봅니다.

 

 

이렇게 잘 혼합된 고추장을 항아리에 넣어서 숙성시키면
그렇게 어렵게만 생각했던 고추장담그기가 끝입니다.


차~암~ 쉽죠잉?
왕초보도 고추장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찹쌀과 엿기름은 당화작용을 하고, 그 당분은
메주가루에 있는 곰팡이균과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는가 봅니다.


메주가루를 넣어야 진정한 발효식품이 되겠지요.
이제야 왜 메주가루를 고추장 담그는데 넣는지를 알겠습니다.


이제 고추장이 익어가기만 기다립니다.
이렇게 삼세번만에 제가 고추장 만드는 법을 확실하게 알게되었어요.


위의 양 정도면 4인 가족이 1년 동안 먹기에 적당할 것 같아요.
양이 많지 않으니 죽 쑬 때 저어주는 것 외에 힘든 일은 없었습니다.


이제 앞으론 <내손으로 고추장담그기> 꼭 실천하렵니다.

 


            
 
 문 현 영(강원 인제)

 농촌진흥청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소중한 댓글
 함께 [스크랩]으로 가져가주세요~ ^^ '작지만 강한농업!' 농촌진흥청이 앞장섭니다!



출처 : 쵸니
글쓴이 : 쵸니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