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은 농약 없이는 재배가 안 되는 작물이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깨고 100% 무농약으로 친환경 재배 농법을 적용해 순수 인삼을 재배하는 젊은 농부가 있다. 시행착오를 거쳐 국내 최고 제품 무농약 인삼재배에 성공한 원주<자농삼팜>의 임진수(38) 대표다. ‘자농삼’은‘자연농업 인삼’의 약자이며 ‘팜(Farm)’은 농장이란 뜻으로<자농삼팜>은 자연농업 인삼농장을 의미한다.
대학서배운 연초학전공살려인삼재배시작
인삼에 철학을 담은 친환경 재배 ‘인삼에 미친 사람.’표현치고는 과격한 느낌을 줄 법도 하지만 주위에서는 <자농삼팜>의 임진수 대표를 그렇게 부른다.
1970년 원주시 신림리에서 태어난 임진수 대표는 1989년 충북대학교 농과대학 연초학과에 진학했다. 인삼과 담배 등 연초학을 전공한 임진수 대표는 졸업 후 전공을 살리자는 의지로 인삼을 선택, 졸업을 앞둔 1995년 4학년 2학기 때 인삼공사에서 운영하는 충북 증평군 인삼시험장에 취직, 1년간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충북 청원군 내수면에 위치한 미생물연구소 투엠바이아에서 연구원으로 6개월 일하다 반채순 전 충북인삼조합장이 운영하는 인삼농장에서 1년간 인삼을 직접 재배하는 경험을 쌓았다.
“인삼농장에서의 당시 경험이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큰 도움이 됐습니다.연구과정을 거쳐 직접 재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으니 자신감을 얻어 이듬해인 1998년 독립 재배를 하게 됐습니다.”
인삼재배 시작 이후 그의 인생에 또 다른 전환기가 된 것이 충북 괴산에 있는 농민 조한규 씨가 운영하는 자연농업생활학교에서의 자연농업교육. 이웃선배의 권유로 입교한 임진수 대표는 2003년 1월부터 일주일간 일반농업을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농업 자재를 사용한 영양분을 만드는 법을 터득,‘ 인삼도 무 농약 재배가 가능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친환경 농법의 길로 접어들었다.
<자농삼팜>에서 재배되는 인삼은 농약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100% 순수 인삼이다. 흔히 인삼은 그 어느 작물보다도 농약을 다량 살포하는 재배작물로 알려져 있다. 다년생 작물인데다 심은 후 최소 3~4년 경과돼야 수확하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는 버티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병해충으로부터 보호돼야 성숙단계에서 잎의 영양분이 뿌리로 내려가기 때문으로 인삼재배 농가에서는 삼밭 토양 조성 때부터 각종 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자농삼팜>에서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인삼의 굵기가 시중인삼의 절반 정도로 부피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다. <자농삼팜>에서 생산되는 인삼은 임진수 대표가 자연농업 자재로 직접 만든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 이런 무 농약 인삼재배로 지난해 국내 처음 친환경 인증을 받는 등 인증기관과 인삼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인삼밭에서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임진수 대표
무농약 인삼재배는 그가 자연농업생활학교 교육을 마친 후 2개월여 시간이 흐른 그 해, 3월 첫 시도됐다. 부엽토속 토착미생물을 비롯해 여러 자연농업 자재를 사용, 20ℓ 항아리에 숙성시켜 자신의 땅 500평 위에 조성한 인삼 밭에 3월부터 살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농삼팜> 농법의 최대 노하우는 자연농업 자재를 활용한 영양분. 영양분은 일주일 간격으로 살포되며 인삼 잎 뒷면에 뿌려지도록 특히 신경 쓴다. 잎기공이 뒷면에 있기 때문에 잎 뒷면을 중심으로 뿌려야 영양분 흡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숙성기간이 길면 길수록 농도가 짙어 1년 숙성을 기준해 물과1000배 희석하며 기간이 길면 희석배수도 높아진다.
영양분 가운데 천혜 녹즙에 사용되는 각종 원료의 채취는 계절별로 이뤄진다.
임 대표는 이러한 원료 채취 시 해뜨기 전 식물정기가 가장 넘쳐나는 시간에 채취하는 정성을 유지한다. 가령 봄에 채취하는 쑥과 미나리의 경우 새벽 3~4시에 기상, 마을 도로와 떨어진 곳을 선택해 먼지가 앉지 않은 것만을 채취한다.
무농약으로 성장중인 인삼
세계최고의품질로승부하겠다
시도조차 못한 개척 분야, 유기농 인증에 도전 첫 결실은 2000년, 2채(1채당 750g)를 수확했다. 이후 해마다 결실은 늘어나 친환경 재배에 대한 임진수 대표의 노력은 2003년 강원도 인삼(수삼)분야에서 최초로 농수특산물 품질보증을 받은 데 이어 2005년 인삼(수삼)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그러나 시련도 뒤따랐다. 보통 과수농법의 경우 6~7월경 잎이 나올 때 한방영양제를 살포하는데 인삼 생육주기인 5월 중순에 살포, 결국 진하게 준 결과가 돼 농도장애로 잎이 타버린 것. 접목시기를 모른 무지 탓에 2004년 수확은 반 이상으로 줄어 버렸다.
“처음부터 잘 되리하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되레 아픈 경험이 큰 도움이 됐고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인삼에 대한 임진수 대표의 좌우명은‘품질이 세계 최고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 대표는 무농약 인삼에 그치지 않고‘유기농 인증’을 준비 중이다. 인삼의 유기농 인증은 아직 아무도 시도조차 못한 개척 분야이다. 신청자격도 까다로워 저농약·무농약 재배 3년 이상 농가에만 주어져 제천에 조성한 1000평의 인삼밭을 신청할 예정이다.
임 대표가 현재 재배 중인 규모는 신림면 신림리 800평,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800평, 제천 1000평 등 2600평이다. 여기에 올해 1000평과 내년에 1000평을 임차해 재배면적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날씨가 풀려 본격 해토에 들어가 영농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한 임 대표는 요즘 해가림 설치작업 중이다.
“칡영양제와 해초영양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3월 중순부터는 지붕 씌우기작업이 본격화되면 정신없는 일 년 일정이 시작됩니다.”
임진수 대표는 지난해 1년 코스로 원주농업기술센터에서 야간시간에 컴퓨터 교육을 이수했다. 바쁜 시간 속에 낸 짬이라 더욱 소중하게 배웠다는 임진수 대표는 홈페이지 운영과 전자상거래 등에 많은 활용을 한다. 또 매년 하동자연농업문화센터에서 농업교육을 배우는 등 공부하는 젊은 인삼재배 농민임진수 대표는 자신의 철학이 배어든 인삼재배에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신림리 주요작목: 인삼 매출 및 시설 규모:2600평. 연매출 약 3000만원 특징: 2003년 강원도 인삼(수삼) 분야에서 최초로 농수특산물 품질보증. 2005년 인삼(수삼)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친환경 농산물 인증 획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