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크랩] 법화단맥 다섯번째(사곡서 마곡사까지)

그린테트라 2011. 4. 20. 11:41

언      제?   2008년 6월 8일 일요일

누  구 랑?   나혼저

어      딜?   사곡-호계초등학교-복지산-철승산-활인봉-태화산나팔봉-나발봉-상원골-마곡사

도상거리?   12.9km (gps)

소요시간?   4시간 58분

비      용?   버스비 1,100원(마곡사서 사곡까지)

차량 이동경로 : 내집-광덕-곡두터널-부곡리-마곡사-춤다리-사곡(왕복 88km)

 

엊그제 한남금북정맥 졸업에 이어 오늘은 법화단맥을 졸업하는 날이다.

오늘은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상된다는 날씨라 하여 큰 기대를 안하였더만 의외로 날씨가 좋다.

비옷을 준비해서 또다시 삼재와 팔난을 피할수 있다는 십승지지의 명당터 한복판으로 차를 몬다.

 

법화단맥 마지막 구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도를 펼쳤다가 뜻밖의 수확을 얻는다.

언젠가 마곡사를 찾았을때 송림욕 등산로가 개발되어 있다길래 언젠가는 저길도 밟아봐야 되겠다 했더니 알고보니 그게 곧 법화단맥 주능선과 겹친다.

하여 오늘은 역주행을 하기로 한다.

하산길에 마곡사 구경도 겸하기 위해서다.

 

오늘 내가 지나간 저 산줄기가 동으로는 마곡천을 , 서로는 유구천을 가른다.

 

 

사곡 면사무소다.

저기에다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사곡 면소재지다.

내가 학교 댕길때 보던 모습과 달라진게 없다.

여긴 시간이 멈춰진 모양이다.

이게 유구천이다.

금북정맥 봉수산밑 탑산마을서 발원한다는 유구천은 여까지 오는동안 세력이 이만큼 커진다.

그리곤 저 아랫쪽서 다시 마곡천을 만나 그 세력이 더욱더 커진다.

그러니까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따라 유구천과 마곡천의 물길을 나누는 것이 바로 내가 오늘 걸어가야할 또 그동안 걸어왔던 법화단맥이 되는거다.

"산경표"

직접 걸으며 느끼면 느낄수록 참으로 완벽한 이론이 아닌가 한다. 

 

호계 초등학교다.

저 초등학교 뒷편으로 오르면 주능선을 만난다.

 

이제 숲길에 들어 섰다.

181봉은 이렇게 우회 한다.

 

석문.

엊그제 속리산서 본 석문에 비하면야 새발의 피지만 모양은 그와 흡사하다.

 

조금 오르니 평평한 바위와 함께 사람들이 많이 찾는듯한 공터가 있다.

 

이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휴식을 하고 있자니 햇볕이 강렬하다.

하여 윗통을 벗어 던지고 아랫도리를 발목까지 내린다.

물론 팬티까지도.........

그리곤 두팔과 다리를 벌리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신다.

이런 행위를 전문용어로 거풍이라 한단다.

나도 얼마전에 배운건데 우리네 선조들이 옛부터 심산에 들어 이런 행위를 함으로서 몸의 습한 기운도 떨쳐내고 산의 정기를 받아 들였다 한다.

나도 이젠 산에 들때마다 이젠 습관처럼 한다.

왠지 좋은거 같다.

 

조금 진행하니 이곳까지 찾은 산악회가 있다.

 

해월리 마을앞을 굽이치는 유구천이다.

참으로 멋있다 아니할수 없다.

동강의 굽이침보다 못할게 없고 , 하회마을의 태극물결보다 못할게 없다.

내가 나고자란 인근 구석구석마다 이렇게 멋있는 비경을 품고 있는데 난 왜 이제사 찾은건가?

 

여기도 해월리 앞이다.

사람이 만든 구조물 이란게 흉물이 되기 십상인데 저 고속도로 다리만큼은 꼭 그렇지도 않은거 같다.

뒷편의 산과 굽이치는 유구천과 또 해월리 앞의 들판과 어우러져 멋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여긴 해월리 앞이 아니다.

저 다리 바로 앞에가 사곡면소재지다.

유구천이 저 사곡면소재를 휘돌아 저 앞쯤에서 마곡천과 만난다.

이렇게 만난 물줄기는 아마도 흘러흘러 곰나루 근방서 금강과 만날거다.

 

저 벌목한곳 뒷편 산줄기가 지난번에 내려섰던 산줄기다.

 

복지산 활공장서 지나쳐온 산줄기를 돌아 본다.

 

해월리 앞의 고속도로 다리를 땡겨 봤다.

다리위에 두개의 흰점이 덤프트럭이니 어림잡아 봐도 다리의 규모가 엄청나다.

나중에 저 다리위서 번지점프 한다는 사람이 안나올라나 모르겠다.

 

음....... 이산이 복지산 이었구나.

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여기까지 꼭 세개의 활공장을 접했다.

흑성산의 활공장과 청주 것대산의 활공장 그리고 여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여기가 젤 낳다.

 

활공장 진입로로 이용되는 모양이다.

이런 수레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벗도 따먹어 가며 간다.

가로수로 심어진 것들은 쓰기만 할뿐 별맛이 없지만 산에 있는 것들은 달착지근한게 맛있다.

아마도 종자가 다른 모양이다.

 

지도상에 철승산이라 표기된 봉우리의 정상인데 흔치 않은 광경이 펼쳐진다.

산정상에 묘가 있는데 묘의 규모가 너무나 작다.

그리곤 묘 바로앞에 삼각점이 박혔다.

쉽게 볼수 없는 광경이다.

 

내가 걸어 올라온 산줄기다.

법화단맥의 막바지 용틀임이 생생히 보인다.

 

 

아주 반가운 표지기 하나를 접한다.

광주의 문규한님.

한남금북정맥서 수없이 접한 표지기고 아마도 나와 같은 기간대에 나완 반대방향으로 진행한걸로 안다.

어찌 여까지 댕겨 가셨을꼬..........

 

송림숲.

 

전형적인 육산인데 간혹가다 이런 바위도 나온다.

 

저게 마곡온천 이다.

언젠가 엄마랑 한번 왔었다.

주위로 뭔가가 많이 들어올 모양인지 꽤난 파헤쳐 놨다.

 

철승산과 활인봉을 잇는 안부에 이르러 수십명의 등산객들을 접한다.

목포의 용호산악회에서 단체로 오셨단다.

목포에서 여까지?

저분들 산행 속도가 얼마나 느린지 추월하기도 예의가 아닌거 같아 한참동안 저 뒤를 따른다.

나보다 더 츤츠니 가는분들도 계시네.........

 

활인봉을 올려다 본다.

오늘 구간중 최고봉 이다.

 

활인봉 정상석 이다.

오늘은 아침도 늦으막히 먹은데다 산행시간도 얼마 안될거 같아 도시락 준비를 안했더만 이쯤서 배가 무지하게 고프다.

 

활인봉 정상의 이정표.

 

나발봉 가는 길목의 이정표.

 

이런 계단도 나온다.

 

여기는 태화산나팔봉 바로 밑 옥녀봉 갈림길 이다. 

 

다시 찾은 태화산나팔봉.

 

나발봉 정상의 정자.

여기도 한무리의 등산객이 식사 중이다.

 

나발봉 정상의 안내판.

 

나발봉서 북쪽방향을 보니 상당히 규모가 크고 웅장한 산 하나가  보인다.

돌아와서 지도를 훑어보니 무성지맥의 곁가지로 구계리 뒷산인 570m 봉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나발봉보다 150m 이상이나 더 높음에도 이름조차  없다.

저산 중턱쯤에 보이는 조그만 암자도 자꾸 눈에 들어온다.

아마 저곳도 한번쯤 오르게 될거 같다.

 

이제 내림길의 시작이다.

 

등로를 따라 한참을 내려서니 이곳에 닿는다.

마곡사 후문 인근이다.

이 물길은 구계리쪽에서 흘러 마곡사 경내를 통과하는 물줄기다.

그러니까 마곡천 상류쪽이 되는거다.

 

조앞에 삼거리가 마곡사 후문이다.

인근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긴데 저리로 들어가면 좋은일이 있다.

 

여기부터가 상원골 계곡의 시작이다.

피서철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뭔가 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예전엔 없더니 이쁘장한 다리도 생겼다.

 

지입로도 시멘트 포장도로서 이렇게 바뀌었다.

 

왠 두 등산객이 오돌개를 따느라 정신이 없다.

술 담근 단다.

 

새까맣네.......

 

마곡천의 모습인데 아까 본 공사로 인해 물색이 영 좋질 못하다.

 

이걸 건너면 마곡사다.

 

아까 그 다리 한복판서 마곡천을 다시한번 올려다 본다.

 

담이 곧 넘어가게 생겼다.

"스니임 나좀봐유"

"여기 빵꾸났슈..... 메꿔유"

"위험 하자뉴"

 

대광보전 건물인데 언뜻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 난다.

 

이탑은 저 꼭대기에 씌워진 모자가 라마교의 영향을 받았다 한다.

 

이런 계곡물에 저런 물고기가 어울린다고 생각 하나?

엊그제 속리산 법주사 인근서 본 모습에 비해 뭔가 격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극락교를 건너 경내를 벗어난다.

 

천왕문도 걸어 나온다.

 

송림욕 등산로 안내도도 살펴본다.

 

인근 동네서 온걸로 보이는 할머니들이 산나물과 곡물류를 팔고 있다.

 

저 다리도 예전엔 없던건데 새로 만든 모양이다.

 

저 넓다란 바위위에 주안상 차려놓고 초월이가 퉁기는 가야금 소리에 시한수 읊으며 사는 삶.

머릿속으로나마 그런삶을 꿈꾸며 간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낮익은 곳이 나온다.

나도 저곳서 여러차례 수영을 하곤 했다.

비록 저렇게 보이긴해도 저곳의 깊이가 성인키를 훌쩍 넘길만큼 꽤나 깊다.

 

저 툼벙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며 코끗이 찡해옴을 느낀다.

먼저나온놈이 돐도 안됐을 무렵 우리내외랑 먼저나온놈 이랑 그리고 아버지랑 이곳을 찾았던때가 있었다.

우리가 저곳서 물놀이를 하며 즐기던 모습을 흐믓해하며 지켜보시던 아버지........

우리를 저쯤 어딘가 바위에 걸터앉게 하고는 사진을 찍어주시던 아버지........

그때 아버지께서 찍어 주셨던 사진은 아직도 내 앨범속에 고이 간직되어 있건만........

그 이듬해 아버지깨선 그렇게 가셨다.

마음속으로나마 불러본다.

아부지........

 

그러고보니 여기가 예전 상가지역 이다.

그 숱하던 음식점들은 다 어디로 가고 언제부터 이런 모습을 하게 된건지......

하마터면 몰라볼뻔 했다.

 

마곡사 안내도다.

찬찬히 훑어 본다.

 

저곳은 주차비가 아까워 항상 주차를 했던 곳이다.

그자린 아직 그대로네........

 

입장료가 어른은 2천원 이다.

얼핏 듣기로 저 입장료는 지자체에서 걷는게 아니고 마곡사에서 걷는걸로 안다.

금액을 떠나 마땅치가 않다.

국립공원도 입장료가 없어진 마당에 뭔 근거로 걷는건지도 모르겠다.

 

일주문도 지난다.

"태화산마곡사"할때 저 태화산이 어디를 가르키는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다.

그리곤 그 분분한 설중에 천안의 태학산이라는 설이 유력 하단다.

태학산서 여까지 직접 걸어본 사람의 입장에서 이건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거기가 어딘데.......

거리를 떠나 태학산서 여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중에 높이나 규모면에서 태학산을 압도하는 산들이 한둘이 아니다.

망경산도 있고 광덕산도 있고 태화산천자봉도 있고 마곡사 바로 뒷편엔 국사봉도 있다.

이런 산들을 놔두고 그 먼 태학산을 끌여다 붙였다는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

 

상가지역이 이곳으로 밀려나 있다.

오랜만에 찾았더니 완전히 딴세상이 돼 있다.

 

차를 회수키위해 사곡면사무소에 복귀하니 앙증맞은 화분위에 보리가 심어져 있다.

보리.

참으로 오랜만에 본다.

 

내가 직접 걸어본 법화단맥 전도다.

  

법화단맥을 찾는동안 들어간 비용을 정리해 본다.

기름값  411km x 0.1 x 1,900원 = 78,090원

택시비                                   22,000원

버스비                                    3,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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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103,390원

 

법화단맥 종주를 마치며........

금북정맥은 갈재 바로 못미친 근방에서 남쪽으로 산줄기 하나를 분기하는데 그게 바로 무성지맥 이다.

이 무성지맥은 금북정맥서 갈라지자마자 태화산천자봉을 맺고 산줄기를 좌로 틀어 동해동 뒷편을 흐르게 되며 , 또하나의 산줄기가 남쪽으로 직진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법화단맥이다.

그러니까 법화단맥은 엄밀히 말하면 금북정맥서 분기된게 아니고 무성지맥서 분기된게 된다.

암튼 이렇게 분기된 법화단맥은 남으로 남으로 흘러 법화산과 태화산나팔봉-활인봉-철승산-복지산을 거쳐 사곡면 호계초등학교를 지나 사곡면소재지 바로 인근의 유구천과 마곡천의 합수지점에 그 맥을 묻는 약 19km 가량의 산줄기다.

법화단맥은 약 19km를 흘러가는 동안 많은 곁가지들을 분기하는데 그 첫번째 산줄기가 금계산이요 , 두번째 산줄기는 세동리 동쪽을 감고도는 산줄기요. 세번째가 비득재를 지나 유구읍으로 접어드는 산줄기요. 네번째가 옥녀봉과 공덕산을 맺고 신풍면 영정리앞 유구천에 맥믈 묻는 산줄기요. 그 다섯번째가 태화산나팔봉서 동쪽으로 분기하여 나발봉을 맺고 상원골계곡에 맥을 묻는 산줄기다.

저 다섯개의 산줄기중 밟아보지 못한 두개의 산줄기는 나중에 틈날때 꼭 밟아볼 참이다.

 

사실 처음 법화단맥을 찾게된 동기는 시간상 정맥을 찾기 곤란할때 땜방용으로 찾던건데 한번두번 찾다보니 정맥산행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우선은 내가 나고자란 곳과 멀지 않은 곳이라 왠지 모를 친근감 같은게 느껴지고 , 아스라히 보이는 내고향 마을을 접할때마다 가끔씩은 향수에 젖기도 한다.

또 언제고 한번쯤은 지나 댕겼거나 또는 지명 정도는 익히 들었던 곳이 태반이라 그다지 낮선감이 없다.

그리고 내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동창들이 살던 곳이라 그 옛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려 볼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암튼 어찌됐든 또 하나의 산줄기를 끝마쳤다는데 큰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참 재밌다.

가면 갈수록 재밌고 , 알면 알수록 재밌다.

앞으로도 내가 나고자란곳 인근과 또 내가 지금 살고 있는곳 인근의 산줄기들을 죄다 찾아볼 참이다.

하여 이제부턴 한남정맥과 더불어 무성지맥을 가고저 한다.

지도를 보고 마루금을 그어보니 무성지맥은 앞서 언급했드시 금북정맥 갈재 근방서 분기한다.

이렇게 분기된 무성지맥은 바로 태화산천자봉을 맺고 갈미봉과 무성산 또다른 갈미봉과 채죽산을 연이어 맺은다음 공주 금강변 곰나루 인근의 금강과 유구천의 합수지점에서 맥을 묻는다.

거리는 약 30km 가량이 된다.

암튼 이 산줄기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자못 기대가 되고 얼릉 가고싶을 뿐이다.

출처 : 산에서 살고 싶다.
글쓴이 : 츤츠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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