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크랩] 음이온이 정말로 건강에 좋은가?

그린테트라 2007. 4. 16. 13:08

음이온이 정말로 건강에 좋을까요?

웰빙 열풍에 편승해 음이온 공기 청정기와 음이온 에어콘, 심지어 음이온 벽지와 음이온 마루까지 대단한 선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산사베리아 등 화초를 집안에 놓아두면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화초집에 손님이 몰리기도 합니다.

음이온 공기청정기 등을 파는 사람 말을 듣고 있노라면 음이온이야 말로 만병통치약입니다. 하나씩 나열해 보면 먼저 피가 깨끗해져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이에 따라 두통 등 혈액순환의 문제로 생긴 병이 좋아지며,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회복해 온 몸이 조화로운 상태가 되며, 면역력이 증강돼 감기 등에 잘 안 걸리며, 뇌의 알파파 활동을 증가시켜 머리를 맑게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음이온이란 무엇일까요?

조금 머리가 아프겠지만 고등학교 물리 시간으로 한번 돌아가 봅시다. 우리 주변의 모든 원자와 분자는 양전하를 가진 ‘원자핵’과 음전하를 가진 ‘전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원자와 분자는 적당한 수의 전자를 갖고 있어 전기적으로 중성인 상태를 이룹니다. 그러나 가끔씩 전자의 수가 너무 많거나 적어서 전기적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분자나 원자가 생기는데 이를 ‘이온’이라 합니다. 전자가 너무 많아 음전하를 띄면 ‘음이온’, 전자가 부족해 양전하를 띄면 ‘양이온’이 됩니다. 음이온 발생기는 대부분 뾰족한 금속 바늘 두 개 사이에 높은 전압을 걸고, 이 때 생기는 코로나(불꽃) 방전을 이용해서 음이온을 만들어 냅니다.

그렇다면 전자가 너무 많아 음전하를 띄는 음이온이 왜 건강에 좋을까요?

기자는 이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국내 유명병원 의사와 의대의 기초 의학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지만 뾰족한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한결같이 “글쎄 잘 모르겠는데...”라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기(氣) 등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모임인 한국정신과학회 김재수 박사에게서 얼추 비슷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 박사는 현재 카이스트 금속공학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음이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주로 일본에서 많이 했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연구는 사람을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게 한 뒤 양이온과 음이온을 번갈아 공급하는 실험이었다고 합니다. 먼저 양이온을 다량 발생시키고 체열측정기로 체온을 측정했더니 순식간에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겨 체온이 내려갔고, 반대로 음이온을 발생시켰더니 혈액순환이 활발해 지면서 체온이 상승했다는 것이죠.

김 박사는 자연상태의 공기는 일반적으로 음이온이 약간 많거나 거의 평형을 이루고 있는데 담배연기, 전자파, 분진 등에 의해 공기에 양이온이 많아지면서 두통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초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음이온 공기청정기 등은 양이온이 많은 사무실 등의 나쁜 공기를 깨끗하게 해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죠.

전자파 연구를 주로 하는 연세의대 의공학과 김덕원 교수의 견해도 비슷했습니다. 김 교수는 음이온 발생기 근처 벽지는 대부분 새까맣게 변하는데, 그것은 양전하와 음전하가 합쳐진 찌꺼기가 벽에 달라 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음이온 발생기를 켜두면 전자파와 담배연기가 많은 사무실의 공기는 확실히 깨끗해 진다는 것이죠. 그러나 음이온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오히려 음이온이 세포를 빨리 늙게 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므로 전자기기가 많은 사무실이라면 몰라도 일반 가정집에선 구태여 비싼 돈을 들여 음이온 발생장치를 살 필요가 없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음이온 발생기는 건강에 아무런 도움도 안되며, 건강에 좋다는 것은 물건 팔아먹으려는 상술(商術)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훨씬 많았습니다. 음이온은 그 자체가 공기에 노출되자마자 다른 분자들과 반응을 해서 즉각 중성적인 성질의 분자로 바뀌기 때문에 음이온의 효과는 화학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실험했을 때 혈액순환이 촉진되는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은 그것이 밀폐된 공간이었기 때문인데, 보통의 사무실이나 가정에는 공기가 끊임없이 순환되므로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상온의 공기 1mm 속에는 무려 3조(兆)개의 1000배에 이르는 산소와 질소 분자들이 있는데, 음이온발생기로 아무리 많은 음이온을 쏟아내 봤자 바닷물에 생수 붓기라는 것입니다.

말이 조금 복잡해 졌는데 정리를 해 보면 대부분의 의사들은 음이온 발생기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을 “들어본 적 없다”고 말합니다. 과학자 중 일부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그들조차 전자기기가 많은 사무실에서라면 몰라도 가정에까지 갖다 둘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보다 더 많은 수의 과학자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간단하게 생각해 봅시다.

음이온 공기청정기가 왜 필요합니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그러나 단언컨대 아무리 값비싼 음이온 청정기를 갖다 놓더라도 그것의 효과는 하루 30분 걷는 것보다 못합니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아주 간단합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사습관,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입니다.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는 세계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음이온이 그것이 될 수도 없습니다. 음이온 청정기나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을 통해 노력 없이 손쉽게 건강을 지키겠다는 마음가짐, 그 것이야말로 건강을 망치는 마음입니다. 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된 방법을 다 뿌리치고, 효과도 불분명한 것에 마음을 뺏기는 지 모르겠습니다.

비싼 돈을 들여 음이온 공기청정기를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시기 전에 먼저 소식(小食)하고 운동하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 받으시길 권고 드리겠습니다.

출처 : 더 좋은 내일을 위하여
글쓴이 : 청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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