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크랩] 없는 병도 만든다 5

그린테트라 2016. 1. 30. 14:26

'사시 신드름Sisi-syndrome'은 1998년 제약화사인 스미스클라인 비첨smithKline Beecham(그사이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으로 바뀜)의 한 면짜리 광고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제약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 질병에 걸린 환자는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이용해 치료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는 지나치게 활동적이고 삶을 긍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병적인 의기소침함을 슬쩍 숨긴다고 한다. 이 증후군의 이름은 영국 엘리자베스(시시) 여왕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 이유는 그녀가 이 증후군에 걸린 환자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 이 유행어는 언론을 장악했고, 몇몇 정신과 의사들은 독일에서만 300만 명이 시시 신드름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나섰다.

 

2003년 5월, 뮌스터Munster 대형병원의 의사들이 나서서 실제로 이 질병이 제약 업계가 날조해낸 질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들은 전문 서적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이 질병의 증상을 학문적으로 입증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안내 책자를 널리 유포시켜 시시 신드름을 언론 매체에 등장시킨 것은 독일 오베르우르젤Oberursel에 있는 PR 회사 베도프레스Wedopress이다. 이 회사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위탁을 받았다. 베도프레스는 시시 신드름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우울증'에 언론의 관심을 갖도록 만든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파리 근교에 있는 레몽 푸앵카레Raymond poincare'병원의 의사 자크 라이보비치Jacques Lsibowitch는 "순진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태까지 전혀 모르고 지내던 질병에 걸렸다고 믿게 만드는 것은 교활하며 어떤 면에서는 비열하기까지 하다"고 논평한다.

 

지금까지 질병 고안자들은 건강 교육에 관한 한 모든 정보가 그들의 손에 독점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실컷 이용해왔다. 뒤셀도르프의 PR 에이전트인 오길비헬스케어Ogilvyhealthcare에서 일하는 한 직원에 따르면, 언론 매체에  발표되는 모든 의학 논문과 기고문의 70-80%는 계획적인 홍보 활동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때때로 여론 조성자들은 신문과 텔레비젼 방송국을 대대적인 캠페인을 위한 '언론 매체 파트너'로 동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은밀하게 활동을 펴나간다. 2장에서는 신중하게 계획된 '질병 인식Disease Awareness' 캠페인이 - 그리고 그와 더불어 이러한 질병에 대한 불안감이 - 어떻게 우리 일상 생활 속에 서서히 스며드는지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아헨Aachen에 있는 영양의학 및 식이요법 학회는 "독일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비타민이 결핍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에르츠테 차이퉁Artzte Zeitung>(의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루르Ruhr 지방에 사는 "45세 이상 성인의 2/3가 각종 경색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뒤셀도르프Dusseldorf에서 발간되는 <메디컬 프레스Medical Press>는 독일 국민 가운데 300만 명이 만성피로 증후군Chronic-Fatigue- Syndrome과 연조직류머티즘soft tissue rheumatism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고는 "100% 확실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음"이라고 살짝 덧붙인다.

 

뮌스터 대학의 일반 교수인 클라우스 발레Klaus Wahle와 PR 회사인 메디컬 컨설팅 그룹Medical Consulting Group은, 평소에 믿음직한 모습으로 인내심 있게 자녀를 대하는 가장 다섯 명 중 한 명이 새로 발견된 '우리 안에 갇힌 호랑이 신드름'에 걸려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그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불퀘감 때문에 "아버지들은 더 이상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모든 사람과 일에 부딪친다. 마치 우리 안에 갇힌 한 마리 호랑이처럼 말이다" 그러한 경우 "향정신성 의약품이 이들의 뇌 속에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을 조화롭게 조절한다"고 충고한다.

출처 : selfcureschool/자병자치학교
글쓴이 : 현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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