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크랩] 없는 병도 만든다 3

그린테트라 2016. 1. 30. 14:25

1. 한계를 모르는 치료

 

건강하다고 하는 인간도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병자다.

단지 그들이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Knock)

 

20세기 초반에 Knock(녹)이라는 프랑스 의사가 인간에게서 건강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오로지 환자만이 존재하는 세상을 창조했다.

"건강하다고 하는 인간도 엄밀한 의에서 보면 병자다. 단지 그들이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녹은 산골 마을 생 모리스(Saint Maurice)에서 의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곳 주민은 아주 건강해서 의사를 찾는 법이 없었다.

가난하고 늙은 시골 의사 파르팔레드(Parpalaid)는 자신의 후임자를 위로하려 애쓰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곳 주민은 고객으로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지.

자네를 성가시게 하는 일이 없을 테니 말이야."

 

녹은 이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새내기 의사가 이처럼 건강한 사람들을 병원으로 유인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이 건강한 사람들에게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한단 말인가?

녹은 우선 마을의 학교 선생을 구슬러, 마을 주민에게 미생물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강의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마을의 북치기를 고용하여 새로 온 의사가 주민에게 무료 상담을 해준다고 외치고 다니게 했다.

"건강에 관한 한 끄덕없던 우리 마을에 몇 년 전부터 퍼지고 있는 온갖 종류의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말이다.

그 결과, 병원 진료 대기실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게 되었다.

 

녹은 상담을 한 다음 특별한 증상을 언급하면서 순진한 사람들의 머릿속에 계속 검진을 받아야 하며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주입시켰다.

그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입원할 정도가 아닌 사람은 최소한 물약이라도 받아 갔다. 결국 마을 전체가 마치 거대한 병원처럼 변해버렸다.

그래도 병자들을 돌볼 건강한 사람들은 아직 남아 있었다.

이 일로 마을 약사는 물론, 여관 주인까지 부자가 되었다.

비상용 병원으로 사용하던 여관이 초만원 사례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저녁때마다 녹은 주변에 펼쳐진 빛의 바다를 황홀한 듯 바라보았다.

그것은 바로 250개 병상에서 나오는 빛이었다.

계가 10시를 알리면,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은 녹이 지시한 대로 환자 250명의 겨드랑이에 체온계를 꽃았다.

녹은 "모든 불빛이 다 내 것이야"라고 말하면서 만족해졌다.

"아프지 않은 사람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잠을 자겠지, 그런 사람들은 내게 중요하지 않아."

 

1923년 파리에서는 연극 <녹 혹은 의학의 승리 Knock oder der Triumph der Medizin>가 열렬한 환호 속에서 초연되었다.

프랑스 작가 쥘 로맹 Jules Romains의 이 연극은 그 후 4년 동안 1,300회에 걸쳐 공연되었고, 나중에는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지금까지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것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 녹이 만들어낸 이런 연극은 쉽게 없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가 보여준 연극과는 같은 의료 행위가 현실의 삶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녹과 관련된 이 이야기는 반드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건강한 사람이 환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selfcureschool/자병자치학교
글쓴이 : 현묵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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