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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막걸리, 감미료 넣지말고 와인처럼 개성살려야"

그린테트라 2012. 2. 3. 14:37

"막걸리, 감미료 넣지말고 와인처럼 개성살려야"
전문가 막걸리 품평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1일 롯데마트와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개최한 `막걸리 품평회`는 생막걸리 10종과 살균막걸리 3종, 칵테일막걸리 3종 등 16종의 막걸리를 대상으로 2시간 넘게 진행됐다. 롯데마트의 매출 상위 제품을 기준으로 대상 제품을 선정했다. 평가대상 막걸리는 제조일로부터 2~3일 이내에 가져온 제품들로 한정했다. 품평회에 참가한 3명의 전문가들은 엄정한 심사를 위해 아침식사도 거른 채 행사장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단맛, 쓴맛, 신맛, 청량감, 걸쭉한 맛, 향 등 6개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했으며 이 6가지 항목이 얼마나 약하고 강한가에 따라 0~9까지 점수를 매기고 이를 6각형으로 시각화했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맛 등 막걸리의 전반적인 품질은 3~4년 전에 비해 나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16개 막걸리 가운데 일부 제품은 맛이 아주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량감이나 신선한 맛이 떨어진다는 것.

맛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 각종 인공첨가물을 넣는 바람에 향이 제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됐다. 곰팡이나 잡균의 향 때문에 맛을 보기조차 싫다는 혹평도 나왔다. 최근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칵테일막걸리도 인공첨가물 때문에 예상 외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총평.

▶신우창 국순당 전통주연구소 부소장=이번에 맛본 막걸리들은 전국 대표 막걸리들이다. 아직은 실망스럽고 가야 할 길이 멀다. 맛본 막걸리 중 절반 이상은 아주 부족한 수준이다. 맛의 조화는 괜찮다. 하지만 인위적인 맛이라는 게 문제다. 발효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품질관리를 통해 누룩과 효모를 이용하는 업체가 있는지 묻고 싶다.

같은 제품이라도 지난번에 마실 땐 괜찮았는데 이번에 마실 땐 맛이 이상한 경우도 있었다. 또 어떤 막걸리는 예전에는 맛이 별로였는데 이번엔 괜찮았다. 이처럼 편차가 큰 것도 문제다. 이는 유통상의 문제일 수도 있고, 제조상의 문제일 수도 있다. 맛을 균질하게 내는 기술이 부족한 듯하다.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전국의 술을 모았다면 각 지역별 특징이 담겨져 있어야 옳다. 하지만 이 같은 다양성이 담겨 있는가는 의문스럽다. 대부분 대중화된 맛이었다.

인공 감미료에 의한 맛의 조화가 안타깝다.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다. 칵테일막걸리는 논외로 치겠다. 생막걸리든, 살균막걸리든 개성이 없는 것이 흠이다. 양조장의 개성을 살려야 한다. 또 막걸리의 단맛으로 다른 음식과 어떻게 어울리게 할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맛이 굳이 달지 않더라도 다른 음식과 어울릴 수 있도록, 음식에 대한 배려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조재선 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품평회에 오른 16종의 막걸리 중 절반 정도는 무난한 맛이었다. 하지만 맛이 아주 부족한 것도 있었다. 막걸리가 국세청에 의해 지나치게 통제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제도적으로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막걸리산업과 가양주 시장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가양주 시장은 국세청에서 손을 떼고 지방자치단체로 권한을 이양한다면 지역 특성에 맞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진 기자 / 정석우 기자]
막걸리 맛 알려면 五味 음미하며 마셔야

지난 1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열린 막걸리 품평회에서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왼쪽부터), 조재선 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 신우창 국순당 전통주연구소 부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승환 기자>
옛 문헌에서는 막걸리의 평가 기준으로 5미(味)를 꼽는다. 감(甘ㆍ단맛), 고(苦ㆍ쓴맛), 산(酸ㆍ신맛), 신(辛ㆍ청량감), 삽(澁ㆍ걸쭉한 맛)이다. 이 다섯 가지 맛이 조화로워야 좋은 술이라는 것이다.

단맛과 쓴맛이 함께 난다는 것은 막걸리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다. 이는 발효와 `당화`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밥을 먹을 때 계속 밥을 씹다 보면 단맛이 난다. 이는 침 속에 있는 효소에 의해 전분이 포도당으로 분해됐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술은 누룩에 의해서 포도당을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막걸리에서 단맛이 나게 된다. 여기서 발생한 포도당은 효모에 의해서 알코올로 변한다. 포도당이 모두 알코올로 바뀌면 단맛이 나지 않는다. 반은 포도당으로 남고, 반은 알코올로 바뀌게 되기 때문에 단맛과 쓴맛이 동시에 나는 것이다.

신우창 부소장은 "좋은 술은 쌀에서 나온 단맛을 유지하는데, 품질이 좋지 않은 술은 포도당을 알코올로 다 만들고 부족한 단맛은 첨가물로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맛은 과일에서 나는 새콤한 맛과 비슷하다. 확연한 신맛이 아닌 적당한 선에서 새콤달콤한 맛이 나는 것을 말한다. 걸쭉한 맛 역시 중요하다. 막걸리를 담글 때는 쌀과 물이 들어간다. 물이 많으면 묽어지고, 물이 적으면 진해지는 이치다. 걸쭉한 술일수록 쌀이 많이 들어간다고 이해하면 쉽다.

최근에는 향을 중시하는 술 애호가들도 많다. 막걸리는 원래 향을 중시하지 않은 술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대부분 막걸리에도 고유의 향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의 차이를 모르는 소비자도 많다. 막걸리는 냉장으로 유통돼야 쉰맛이 나지 않게 되는데, 살균막걸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산균 등을 없애고 만든 술이다. 생막걸리의 장점이라면 청량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탄산이 살아있고 맛도 신선하다. 영양학적으로도 유산균이 많이 남아 있어 장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막걸리5味1香… 16개제품 품평회

"쌀로는 이런 입자를 만들지 못합니다. 밀가루가 좀 들어간 것 같은데요?"

"살균 막걸리인데 탄산이 강하네요. 아마도 인위적으로 탄산을 넣은 모양입니다."

지난 1일 매일경제신문이 롯데마트와 공동으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개최한 막걸리 품평회장에서 전문가 3명은 연방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냈다. 이번 품평회는 최근 활짝 열린 `막걸리 시대`를 맞아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막걸리를 놓고 품질과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했다. 막걸리 품질 수준을 높여 산업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매출 상위권에 속하는 지역별 대표 제품 16종(생막걸리 10종, 살균막걸리 3종, 칵테일막걸리 3종)을 대상으로 했으며 단맛, 쓴맛, 신맛, 청량감, 걸쭉한 맛, 향 등 6개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평가에는 조재선 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 신우창 국순당 전통주연구소 부소장,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이 평가한 결과 국내 대표 막걸리 품질 수준은 5점 만점에 평균 3점인 것으로 나왔다.

최근 들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불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을 감안하면 정작 막걸리 품질 수준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생막걸리는 평균 3.2점, 살균막걸리는 2.9점, 칵테일 막걸리는 2.7점으로 생막걸리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향 강도는 `참살이탁주`가 9점 만점에 7점으로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단맛은 `부산생탁`이 7.7점으로 가장 높았다. 신맛은 `광주 무등산 막걸리`(7.3점)가 가장 강했다. 쓴맛은 `이동 막걸리`(5점)가, 청량감은 `국순당 생막걸리`(6.33점)가, 걸쭉함은 `대구 불로막걸리`(7.7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3~4년 전에 비하면 품질이나 맛이 나아졌다"면서도 "전국 각지 술을 모았는데도 지역별 특징이 담겨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막걸리를 한국 대표술로 키우고 나아가 글로벌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막걸리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승진 기자 / 정석우 기자]
 
[테마진단] 막걸리, 유행이 아닌 지속성장을 위해

최근 들어 막걸리가 올해 최고 히트상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데다 유산균이나 효모, 식이섬유 등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어떤 술보다 웰빙주로 인정받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부에서도 한식 세계화와 쌀 소비 확대 등에 발 맞춰 막걸리를 글로벌 푸드로 추진하려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막걸리 생산업체나 정부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국내 주류시장에서 막걸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700여 양조장에서 막걸리 2000여 종을 생산하고 있다. 기업형으로 막걸리를 만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가내수공업 형태로 소량 생산하는 막걸리 양조장도 있다. 그나마 규모가 있는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품질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영세업체가 대부분이다.

비록 규모는 영세하더라도 수백 년 동안 가업을 잇고 있는 정체성 있는 세계적인 명주(名酒)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 막걸리 현주소다. 이런 막걸리가 지금과 같은 유행으로 만족해 `트렌드`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우리 술 막걸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막걸리 시장에 대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먼저 막걸리 내수시장 확대와 세계화를 위해서는 식품 관련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시장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를 통해 막걸리에 대한 마케팅과 브랜딩적인 접근, 체계적인 연구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거대 자본과 독과점식 영업으로 영세기업이 고사할 위험성도 있지만, 자본주의의 건전한 자유경쟁체제 아래서 상호 협력하고 보완하면서 시장을 형성해 나간다면 훨씬 이른 시일 안에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막걸리 지원정책에 중소 영세한 업체 진흥책도 필요하지만 막걸리 내수시장 확대와 세계화를 위해 각 주류업체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또한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통과 생산에 대한 이원화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아무리 좋은 막걸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해도 제대로 유통시키지 못한다면 제한된 지역에서 즐길 수밖에 없어 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좋은 막걸리를 찾아내고, 국내외에 막걸리를 전문 유통시킬 수 있는 능력있는 기업이 생겨나고, 또 영세 막걸리 업체 약점을 보완하는 시스템도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한식 세계화를 통해 우리 음식과 함께 막걸리가 우리 문화로 세계에 알려져야 할 것이다. 막걸리는 누룩과 쌀을 사용한 발효주로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식물성 유산균과 풍부한 식이섬유를 가지고 있어 세계 어떤 술에서도 느낄 수 없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김치, 불고기, 비빔밥처럼 막걸리도 한국인이 즐기는 식문화에서 그 출발을 같이 해야 한다. 막걸리가 한국 음식을 즐기는 또 다른 맛과 문화, 기능성을 갖춘 술로 인식될 때 비로소 `와인`이나 `사케`처럼 세계인의 주류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접근 방법을 통해 막걸리 사업의 틀을 확고히 하는 한편 각 기업과 막걸리 생산업체들은 나름대로 선진 마케팅과 제조법 등을 바탕으로 막걸리 시장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국내에서조차 제대로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고, 우리 국민에게조차도 인정받지 못하는 막걸리가 세계화를 꿈꾼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고 세계화가 된다 하더라도 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배중호 국순당 사장]

[ⓒ 매일경제 & mk.co.kr        09.12.5]

 

 

출처 : 엄재남의 하늘마음
글쓴이 : 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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