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스크랩] 토마토 효소액

그린테트라 2011. 9. 8. 11:31

 

<토마토 농사를 짓는 동생이 작년에 담아 놓은 효소액이다. 내가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감사하다>

 

3개월 가까이 매일 토마토 효소액을 먹여왔다. 닭에게 먹일 때는 그냥 말통에 물과 적당히 섞어 먹인다. 희석비를 몇 대 몇 이렇게 공식화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숫자에 얽매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구태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물론 효소액을 과수 등에 줄 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희석비가 있다. 그러나 그것도 늘 고정화하면 안된다. 농사는 그렇게 성급하게 하는 작업이 아니며 그렇게 배워서 가능한 작업도 아니다. 한 해 두 해 조금씩 나무와 풀과 대화하는 동안에 그 양이 결정되고 날씨와 토양 등에 따라 스스로 비율을 달리 제어하는 지혜를 체득해야한다.

 

농사는 사람이 자연을 거스러는 작업이면서 자연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인간은 산업혁명 이후 농사에도 그 잘난 이성의 잣대를 적용하여 지금껏 쉬지않고 달려왔다. 오늘날 잘못된 점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뭐가 잘못되었을까?

 

단순히 제초제,살충제,화학비료 등만 빼기만하면 농사가 다시 온전한 생명을 담는 그릇이 될까?  또 다른 오류다. 이같은 오류는 늘 일상에서도 반복한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오류들을 더하고 빼고 나누어봐야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유기농 강좌에 '무엇을 몇 대 몇으로 혼합한다.'라는 문구를 보면서 어느날 문득 또 다른 산업농이 생겨나는 것 같아 찜찜하다. 예전에는 서양이나, 동양이나 요리 레시피에는 '계량'이 없었다. 기본적 손맛에다 그날  기분에 맞춰 생명을 담아 내었으며 그것을 전달할 때도 소금 약간,후추 조금 그런식으로 전달했다. 계량을 몰라서, 무식해서 그랬을까?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할 때가 반드시 있다. 그리고 몸이, 손이 가는데로 자신의 충실한 감정으로 접근해야하는 곳도 반드시 있다. 이성으로 모든 것을 도식화 해야하는 구속에서 우리들 스스로를 자유롭게하자. 적어도 농사는 합리적 사고를 벗어던져가며, 자유를 즐기면서 하자.

 

효소액을 말통에 퍼 담고 있는데 옆에서 놀던 딸애가 말한다.  "아빠,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맛있는 냄새가 나!"

 

아이가 느꼈던 그 향이 닭에게 전달될 만큼의 희석비면 어떨까..........올해는 토마토효소액 만큼은 많이 담아야겠다.

 

출처 : 요한이네 닭장
글쓴이 : 海兒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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