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

[스크랩] 송봉근 교수의 한방 클리닉 ‘부추’

그린테트라 2010. 12. 23. 18:05

송봉근 교수의 한방 클리닉 ‘부추’

 

男性의 성기능 증진…간 해독 돕는 ‘타우린’ 풍부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제법 많이 내리는 비 때문인지 아니면 짙은 구름 때문인지 낮인데도 밖은 어둡다. 문득 이런 날에는 만사 제쳐두고 편안히 쉬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휴식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서 예전에는 이런 날 따끈한 방 안에 누워서 책 보면서 부침개 먹던 시절이 그리워진다고 거든다.

그래 부침개가 제격이리라. 듬뿍듬뿍 부추 썰어놓은 부추전 생각에 갑자기 고향집이 그리워진다. 이처럼 비오는 날이면 어머님은 텃밭에 나가 부추를 뜯어 오라고 하시고 맛있는 부추전으로 어린 우리의 간식을 해결해 주셨다.

그 옛 고향에서는 부추를 솔이라 불렀다. 가끔 솔을 뜯어 오라는 말이 부추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나무를 말하는 것인지 혼동되는 때가 많았었는데 훗날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

부추라는 이름 외에도 지역에 따라 솔이라 불리기도 하고 정구지라 불리기도 하고 사전에 찾아보면 소풀이나 분추 또는 세우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부추는 외떡잎 식물인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을 말한다. 마늘이나 양파 또는 대파 및 쪽파의 사촌쯤에 해당하는 식물이다. 겨울 동안 땅 속에서 추위를 견디고 봄이 되면 푸른 싹을 틔울 만큼 생명력이 강한 부추는 한의학적으로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 맛이 있고 독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부추를 중국에서는 정력을 의미하는 양기를 일으키는 풀이라 해서 기양초(起陽草)라 부른다. 위장을 튼튼히 하고 땀을 멈추게 하며 신장의 양기를 돋우어 정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부추의 약효는 심장으로 주로 들어가서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치료하며 우리 몸의 장기를 편안하게 하는 작용을 가진다고 말한다.

아울러 부추는 위의 열을 없애면서 몸의 허약함을 보하는 작용이 있어서 나이가 들면서 허리나 무릎이 차고 시린 증상을 낫게 한다고 동의보감에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가슴 속에 나쁜 피나 응어리진 기를 없애주고 간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부추는 한번 심게 되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고 겨울에 관리해놓으면 봄에 일찍 싹을 틔우는데 우리가 가까이 할 수 있는 채소 중에서 가장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보하는 효능이 있으니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동의보감에서는 권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아마도 부추전이나 부추김치 등과 같은 부추를 이용한 각종 요리가 일찍부터 발달하여 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도 부추에 대하여는 고려시대부터 왕의 연회에 올린 기록이 있고 부추김치에 대한 기록이 있을 정도이다.

사실 부추는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A와 B 그리고 C가 풍부히 들어있고 무기질의 함량도 높다. 특히 특유의 냄새를 내는 유황화합물인 유화알릴은 마늘에도 함유되어있는 성분으로 비타민 B의 흡수를 돕고 소화력을 증진시키며 살균작용도 가지고 있어 생선이나 육류의 냄새를 억제하기도 한다. 또 이 성분은 항고지혈증 작용이 있어서 혈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나 저밀도지단백의 수치를 낮추는 효능을 가진다.

아울러 유해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작용이 커서 항암효과를 가지며 이 때문에 위암이나 위염 및 위궤양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또 부추에는 식물에는 많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타우린이 비교적 많다. 타우린은 간의 해독작용을 돕고 피로물질의 배출을 돕는 성분이다. 요즘 피로회복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음료수에 많이 들어있다고 선전하는 바로 그 물질이다.

따라서 부추만 충분히 섭취하기만 해도 일상의 피로는 가라고 외칠 만 할 것이다. 여기에 부추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부추는 대표적인 강정식품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남성들의 성능력이 감소된 증상이나 잦은 소변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야뇨 증상에도 사용된다. 중국에서는 남녀가 성생활 후에 일어나게 되는 온갖 증상을 회복시키는데 가장 좋은 식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추는 잎만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부추의 씨를 가구자(家?子) 또는 구채자(?菜子)라 하여 약용으로 사용한다. 부추씨는 동의보감에 성질이 따뜻하여 밤에 정액이 저절로 나오는 증상이나 소변이 하얗게 나오는 증상을 치료하며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남성의 성기능을 강하게 하여 정력이 약해지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매우 좋은 약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약초 중 작은 씨앗에는 매우 정교하고 신비로운 물질이 가득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작은 씨앗이 움터 큰 나무나 풀로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물질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체내에서 섭취하게 되면 정력이나 힘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부추씨도 정력을 강화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여 허리가 아픈 증상이나 무릎을 튼튼하게 만드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 정액이나 소변이 쉽게 흘러나오는 것을 억제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어서 밤에 소변이 잦거나 야뇨 증상이 있는 경우 부추씨를 한의학에서는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아랫배가 차거나 뼈가 시리고 아픈 증상에도 부추씨는 효과가 있다.

지금도 시골 고향집에 들르는 날이면 어머님은 부추를 요리해 반찬으로 내놓으신다. 요즘 어려운 시대를 살다보니 여러 가지로 힘 떨어진 것을 아신 것일까. 자 이제 비만 그치면 봄날이다. 차가운 흙을 뚫고 부추도 싹을 디밀 것이다. 피로하고 지친 심신이라면 파릇한 부추나물이나 부추전으로 힘을 내서 새 봄의 기운을 떨쳐보자.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출처 : 시골길 인생
글쓴이 : 바이탈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