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스크랩] 쇠똥구리가 우리 마을을 살렸어요

그린테트라 2010. 12. 5. 08:18
쇠똥구리가 우리 마을을 살렸어요.”


전남 장흥군 용산면 운주마을. 해발 406m의 뒷산이 마을을 감싸고 벼논과 개울이 마을 앞에 펼쳐진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주민은 43개 농가에 100여명. 이 중 절반이 70∼80대 노인들로 논농사를 주로 짓고 있다.


마을 풍경이나 사정이 여느 시골과 다를 것이 없지만 운주마을은 주말만 되면 도시에서 온 어른들과 아이들로 북적인다.


작은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쇠똥구리’ 때문이다.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곳에서만 사는 쇠똥구리의 집단서식지가 발견된 이후 이 마을은 자연생태를 체험하는 명소가 됐다.


쇠똥구리는 소나 말의 똥을 경단처럼 둥글게 다져 유충의 먹이로 삼는 곤충으로 환경부로부터 보호야생곤충으로 지정돼 있다.


이 마을이 ‘생태체험의 장’으로 각광을 받게 된 데는 장흥지역에서 활동하는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역할이 컸다.


회원들은 4월 생약초가 많은 운주마을 뒷산 기슭을 답사하다가 쇠똥구리를 발견했다. 이들은 들판엔 야생화가 널려 있고 산에는 각종 곤충이, 개울엔 다슬기 가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장흥군을 설득, 5월에 이 마을을 ‘녹색체험마을’로 지정토록 하는 데 성공했다.


7월31일부터 3일간 주민들과 회원들이 함께 마련한 ‘쇠똥구리 체험 축제’는 대성공이었다. 가족단위 관광객 2000여명이 마을을 찾아 쇠똥구리 모형을 만들고 버들피리를 불며 생약초로 김치를 담그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배웠다.


주민들은 천연염료로 천 염색하기, 허수아비 만들기, 야생화 화분 만들기, 맷돌로 미숫가루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마을 찾는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축제 때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들이다. 주민들은 나아가 최근 쌀과 채소, 표고버섯 등 유기농산물과 축산물 157종에 대한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고 ‘100년을 내다보는 친환경 유기농업 실천조례’까지 만들었다.


이 마을 고환석 이장(44)은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시큰둥하던 마을 사람들이 이제는 탐방객들을 안내하고 체험프로그램 강사로 나서고 있다”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출처 : [Daum우수카페]귀농사모
글쓴이 : 도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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