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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식품 영양-식품 라이벌 열전-

그린테트라 2008. 2. 8. 22:21
 



[식품영양] 식품 라이벌 열전


감자와 고구마, 우유와 요구르트, 호두와 밤, 쇠고기와 돼지고기, 쌀밥과 보리밥, 버터와 마가린…. 우리 주변엔 서로 경쟁.보완.대체 관계에 있는 라이벌 식품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둘 중 어떤 것이 내 몸에 잘 맞고, 실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대로 아는 소비자는 드물다. 바른 식생활을 위해 식품 라이벌의 건강상 장단점을 분석해 본다.

① 감자 vs 고구마

화기애애한 '가족대항전'이라고 여길 사람이 많겠지만 실상은 '한.일전'입니다. 둘 다 노란색 식품(yellow food)인 데다 고구마를 감저(甘藷), 감자를 북방감저라고도 부르니 '한 통속'이라는 오해를 살 만도 하네요. 게다가 우연히도 조선 말기에 한반도에 들어왔고 구황식품으로 쓰였던 공통 전력이 있습니다. 한방에선 둘 다 허(虛)한 기를 보충하는 보기(補氣)식품으로 간주하지요.

그러나 감자는 가지과, 고구마는 메꽃과(모닝 글로리) 식물로 근본부터 다릅니다. 감자가 줄기가 변해 생긴 덩이줄기라면 고구마는 뿌리가 변한 덩이뿌리지요. 외양도 고구마는 길쭉한 데 반해 감자는 둥글고 통통합니다. 또 감자는 강원도처럼 서늘한 곳 '출신'인데 고구마는 따뜻한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지요.

둘의 '체급'(열량)부터 달아 볼까요? 생 것끼리만 비교하면 고구마는 '헤비급'(100g당 128㎉), 감자(66㎉)는 '플라이급'입니다. 이는 고구마가 더 달다는 것과 관련이 있겠지요. 그러나 감자를 기름에 튀겨 포테이토칩(532㎉).프렌치 프라이(324㎉)로 만들어 먹는다면 사정은 180도 달라집니다.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으면 당지수(GI)나 당부하(GL)에 관심이 많을 겁니다. GI나 GL이 가급적 낮은 식품을 골라 먹는 것이 혈당 조절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당뇨병 환자에겐 감자보다는 고구마가 좋습니다. 구운 감자의 GI는 85, GL은 26인데 고구마의 GI와 GL은 그 절반 수준인 각각 44와 11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고구마는 단맛, 감자는 아린 맛(감자의 눈에 든 솔라닌에 기인)'인데 훨씬 단 고구마의 GI가 감자보다 낮은 이유가 궁금하시죠?

서울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고구마의 섬유소 함량이 감자보다 더 높기 때문"이며 "당뇨병 환자가 고탄수화물 음식을 먹을 때 섬유소를 함께 섭취하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라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감자의 전분(탄수화물)은 몸에서 잘 흡수되고 혈당을 올리는 포도당으로 금세 전환됩니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C 함량 면에선 감자의 근소한 '우세승'(감자는 100g당 36㎎, 고구마는 25㎎)입니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 함량을 따져도 감자의 '판정승'(감자 100g당 485㎎, 고구마 429㎎)입니다. 그러나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식품을 통해 혈압을 낮추고자 한다면 둘 중 어떤 것을 먹어도 상관없어요. 이들의 칼륨 함량은 칼륨이 많이 들어 있기로 소문난 바나나보다 더 높습니다. "김치를 먹을 때 고구마를 함께 섭취하라"고 권하는 것은 김치의 소금(나트륨)을 고구마의 칼륨이 배설시켜 혈압을 낮춰 줄 것으로 기대해서죠.

감자.고구마를 직접 조리에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감자 쪽의 손을 들어 줍니다. 감자 맛이 강하지 않아 다양한 음식에 두루 어울린다는 이유지요. 먹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감자가 덜 질리고 소화도 더 잘 됩니다. "고구마는 껍질째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소화를 위해서죠.

가스를 생산하는 데는 고구마의 능력이 월등합니다. 이는 고구마의 섬유소 함량이 감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서죠. 또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장내에서 이상 발효가 일어납니다. 이를 줄이려면 무즙과 함께 먹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② 쌀 vs 밀 vs 보리

우리 국민이 매일 섭취하는 양만 본다면 분명 '미스 매치'(miss match)입니다. 쌀은 소비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77㎏을 먹고 있습니다. 1인당 하루 섭취량을 비교하면 쌀은 210g(현미 4.3g 포함), 밀가루와 밀가루 가공품은 5.2g, 보리는 4.6g입니다.

이처럼 3자간 '덩치'(소비량)의 차이는 뚜렷하지만 '체급'(열량)에 있어서는 거의 대등한 수준입니다. 100g당 열량이 백미 372㎉, 밀가루 376㎉, 현미 350㎉, 통밀 328㎉, 통보리 322㎉으로 하나같이 '중량급'이죠.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겐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 쌀밥이 권장됩니다. 쌀의 전분은 인슐린의 분비를 자극하지 않아 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당뇨병 환자나 그 가족은 흰쌀밥.흰빵보다 보리밥.현미밥.통밀빵 등 가공이 덜 돼 거친 곡류를 즐겨 먹는 것이 좋습니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식빵.바게트빵의 당지수(GI)가 95, 쌀로 만든 떡.흰쌀밥의 GI가 85인데 비해 보리.현미의 GI는 각각 50.56에 그쳐서죠.

당뇨병 환자에게 50g의 쌀과 보리를 섭취하게 한 뒤 혈당 변화를 살핀 일본의 연구 결과도 참고할 만해요. 흰쌀밥을 먹고 한 시간 뒤에 잰 혈당이 220이었는데, 같은 사람이 보리밥을 먹고 한 시간 뒤의 혈당은 176으로 낮아졌습니다.

콜레스테롤 문제로 고민이세요? 그렇다면 보리.쌀.밀의 순서로 곡류 섭취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보리가 콜레스테롤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어요. 보릿가루로 만든 머핀.빵.케이크를 하루 3회씩 6주간 섭취한 사람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5% 감소했다는 미국 몬태나주립대의 연구 결과가 이 중 하나입니다. 수용성 식이섬유와 베타 글루칸(식이섬유의 일종)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주역인데 보리는 다른 두 경쟁자를 압도해요. 보리의 식이섬유 함량은 쌀의 7.2배, 밀의 2.3배, 베타 글루칸 함량은 쌀의 50배, 밀의 7배입니다(경원대 생명공학부 장학길 교수).

피와 살이 되는 단백질은 통보리(100g당 13.8g).통밀(12g).현미(7.6g).백미(6.4g) 순서입니다.

세 곡류 라이벌 중에서 최고의 웰빙식품을 겨루는 경기에선 아무래도 보리가 앞서 나갈 것 같습니다. 셋 중 식이섬유(변비.대장암 예방, 콜레스테롤 개선, 혈당 조절 등)가 가장 풍부한 덕분이죠. 그러나 쌀밥에 비해 소화가 잘 안 되고, 먹고 나면 가스가 잦아지는 것이 약점입니다. 이번엔 식이섬유 탓이지요.

이어서 벌어지는 쌀밥과 밀가루로 만든 빵의 웰빙 대결에선 쌀밥의 우세승이 점쳐집니다. 이는 쌀밥은 채소.생선.육류 등과 함께 먹고, 빵은 버터.커피 정도만 곁들여 먹는 우리 국민의 식습관을 고려한 판정입니다.

③ 포도주 vs 맥주

오래 되기로는 포도주다. 아르메니아.그루지야 등 흑해 연안에선 1만년 전부터 포도주를 마셨다. 맥주는 5000년 전에 바빌로니아(지금의 이라크)에서 처음 제조했다.

포도즙의 주성분은 단당류(포도당). 그래서 자연 상태에서도 발효가 가능하다. 포도 껍질에 발효 촉진제인 효모가 다량 함유돼 있어서다. 그러나 맥주의 원료인 곡물(보리)은 자연 발효가 되지 않는다. 발효시키려면 주성분인 전분(복합당)을 단순당(단당류나 이당류)으로 끊어 놓아야 한다. 보리는 싹이 튼 시기에 복합당을 단순당으로 바꾸는 (당화)효소가 가장 풍부한데 이때의 보리를 맥아(엿기름.몰트)라고 한다. 인류가 인공적으로 발효시키는 요령을 알아내는데 자그마치 5000년이 걸린 것이다. 그래서 중세의 종교개혁가인 마르틴 루터는 "맥주는 인간이, 포도주는 신이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소비면에선 단연 맥주다. 맥주와 포도주의 소비량은 10대 1 이상이다. 포도주의 나라인 프랑스에서도 맥주 소비량이 더 많다. 국내에서도 포도주는 최근 들어 웰빙 열풍과 함께 소비가 늘어난 애호가 중심의 술이다. 반면 맥주는 1인당 하루 평균 섭취량이 42.3g으로 백미.배추 김치.우유에 이어 4번째 다소비 식품이다. (주류전문가 이종기씨).

우리가 양주라고 부르는 술의 기원도 포도주 아니면 맥주다. 포도주를 증류한 것이 코냑이고, 맥주를 증류시켜 만든 것이 위스키다.

알코올 농도는 포도주가 두 배쯤 높다. 맥주의 알코올 농도는 4~6%이고, 포도주는 10~14%. 맥주의 알코올 농도를 포도주 이상으로 높일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봐서다. 건강 측면에선 포도주가 각광받고 있다. 육류를 즐기는 프랑스인의 심장병 사망률이 미국.영국.독일 등 다른 서구인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이른바 '프랜치 패러덕스'(프랑스인의 모순)의 중심에도 포도주가 있다. 대표적인 웰빙식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사의 핵심도 포도주와 올리브유다. 적포도주에 든 강력한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이 혈관의 산화를 막아 혈관 건강을 지켜준다는 것(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

그러나 맥주에도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포도주의 폴리페놀은 포도 껍질에 다량 함유돼 있으나 맥주의 폴리페놀 저장고는 몰트와 호프다.

맥주와 포도주가 유방암 세포를 억제하는 등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폴리페놀이 유해산소를 없애서란다. 맥주나 포도주를 적당히 마시면(하루 한두 잔) 뼈를 튼튼히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논문도 제시됐다. 이를 발표한 미국 보스턴 대학 연구진은 맥주에 든 규소와 포도주에 함유된 폴리페놀이 뼈에 유익한 성분이라고 주장했다.

맥주 1캔과 포도주 1잔(와인잔)을 비교하면 맥주의 열량이 약간 높은 편이다. 제조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맥주 1캔의 열량은 약 144㎉(라이트 맥주 108㎉), 백포도주와 적포도주는 각각 100㎉.105㎉다(미국 보건부 자료). 식후에 디저트로 마시는 달콤한 포도주는 141㎉. 맥주든 포도주든 과음하면 살로 가는 것이 맞다.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온도도 술마다 서로 다르다. 적포도주의 적정 온도는 15도. 백포도주(5~10도)와 맥주(5도 안팎)는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④ 사과 vs 배

가을철 '과일의 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과가 생산액.생산량 면에서 모두 앞섰다. 그러나 지난해엔 생산액에선 사과(4671억원, 배는 3387억원), 생산량에선 배(44만3000t, 사과는 36만7000t)가 우위를 점했다. 사과의 생산량.재배면적이 줄어들면서 사과의 단가가 배보다 높아진 것(농촌진흥청 조병철 지도관).

오래 되기에는 사과다. 신석기시대의 화석에도 사과가 새겨져 있다. 인류는 5000년 전부터 사과를 재배.저장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사과는 구약성서에도 등장한다. 아담이 사과를 먹지 말라는 신의 노여움을 듣고 놀라 목구멍에 걸렸다. 이것이 '아담의 애플'(남성의 목 중간쯤에 연골이 조금 돌출된 부위)이다. 배는 3000년 전 재배되기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인기가 높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배의 맛에 반한 그리스의 역사가 호머는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사과와 배는 식물 분류학상 '사촌'간으로 서로 닮은 점이 많다.

첫째, 비슷한 시기에 제철을 맞는다. 사과의 조생종은 8월 말부터, 배의 조생종은 9월 초부터 출하된다.

둘째, 품종이 다양하다. 사과는 세계적으로 7500종, 배는 5000종이나 된다.

셋째, 펙틴 등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또 수분 부족으로 변비가 생겼을 때 변을 부드럽게 해 변비를 예방한다.

넷째,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신고배의 경우 100g당 칼륨 함량이 171㎎으로 후지(95㎎).아오리(99㎎).홍옥(39㎎) 사과보다 높다. 칼륨은 체내에 축적된 여분의 소금(고혈압의 원인중 하나)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사람은 배.사과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가 유독 많은 일본 동북지방에서 유일하게 고혈압 환자가 적은 곳이 일본 내 최대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란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섯째, 비타민 C는 예상보다 적게 들어 있다. 사과.배의 100g당 비타민 C 함량은 3~6㎎으로 같은 양의 귤(39㎎).오렌지(43㎎).단감(50㎎).생대추(62㎎).레몬(70㎎).딸기(99㎎)보다 적다.

여섯째, 씨는 되도록 안 먹어야 한다. 씨에 청산 배당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서다.

사과와 배가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사과는 산뜻한 맛, 신맛이 난다. 사과산.주석산.구연산 등 유기산이 배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배는 사과보다 달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당도를 재 보면 사과가 더 단 과일이다. 당분 함량이 사과(후지의 경우 100g당 15.3g)가 배(신고의 경우 10.3g)보다 높다. 그럼에도 "배가 더 달다"고 느끼는 것은 배의 수분 함량이 사과보다 높고 배에만 석세포가 들어 있어 씹을 때 과즙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원예연구소 저장이용과 홍윤표 연구사).

과일은 껍질째 먹는 것이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과 껍질엔 안토시아닌이라고 하는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껍질째 먹는 사과까지 개발됐다. 그러나 배는 예외다. 배 껍질엔 안토시아닌 성분이 거의 없으며 나무껍질처럼 코르크화돼 있으므로 굳이 먹을 이유가 없다.

⑤ 우유 vs 요구르트

라이벌 관계라기보다는 시발점이 같은 '한 뿌리'다.

유산균을 이용해 우유를 발효시킨 것이 요구르트다. 따라서 인류는 우유를 먹기 시작한 지 한참 지나서 요구르트를 섭취했다. 어쩌면 그 간격이 수천 년에 달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국민은 우유를 요구르트의 3배쯤 마신다. 지난해 한 사람이 27.1㎏의 우유(백색 우유)를 마신 데 비해 요구르트 섭취량은 9.8㎏에 불과하다.

우유와 요구르트 중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유익할까. 일반적으로 자연적인 영양면에선 우유가, 기능성에선 요구르트가 다소 앞선다는 평가다(매일유업 유가공식품연구팀 양진오 박사).

우유와 요구르트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유산균. 요구르트엔 유산균이 g당 1억~10억 마리나 함유돼 있다. 반면 우유에 들어있는 유산균은 미미하다. 유산균은 '장(腸) 미화원'이라는 별명답게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돕는다.

그래서 요구르트.김치 등 유산균 음식을 먹으면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진다.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요구르트를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요구르트의 유산균은 항암효과도 인정받는다. 미생물의 세포 돌연변이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우유도 항암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더러 있다. 우유가 위벽을 감싸서 발암물질이 들어있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이 위벽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이 가설은 아직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 당분(탄수화물) 함량은 요구르트가 7~16%로 우유(약 5%)에 비해 높다. 발효식품 특유의 신맛을 줄이기 위해 요구르트 제조과정에서 포도당.과당 등 당분을 인위적으로 첨가하기 때문이다. 비만.당뇨병 환자가 요구르트를 과다 섭취해선 안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요구르트 임광세 박사는 "우유만 마시면 배탈.설사를 하는 등 유당 불내증(몸에 유당분해 효소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 있는 사람은 요구르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유산균이 유당을 분해시킨다"고 설명했다.

우유엔 '완전식품'이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어서다. 특히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유의 100㎖당 칼슘 함량은 약 100㎎. 요구르트에도 이와 비슷하게 들어 있다. 게다가 우유와 요구르트에 든 칼슘은 체내 흡수가 잘 되는 편이다. 따라서 골다공증.골절 예방 등 뼈 건강을 위해선 두 식품을 즐겨 마실 필요가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질 좋은 단백질을 섭취하기엔 우유(3~3.5%)가 더 안정적이다. 요구르트의 단백질 함량은 제품에 따라 차이가 크다(1~5%). 특히 우유의 단백질(유청.카제인)은 소화율이 96%(콩 단백질은 약 80%)에 달한다.

지방 함량은 우유가 약간 높지만 딸기 요구르트와는 별 차이가 없다. 동맥경화.고혈압.비만 등 성인병이 있거나 우려되는 사람은 저지방 또는 무지방 제품을 사서 먹는 것이 현명하다.

열량은 서로 '같은' 급이다. 100㎖(또는 100g)당 열량이 둘 다 60㎉대로 같은 양의 사과.포도와 비슷하다.

한국인의 우유.요구르트 소비량은 아직 부족하다. 우리 국민에게 가장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가 칼슘이란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⑥ 명태 VS 고등어


흰 살(명태)과 붉은 살 생선(고등어)의 대표 주자다.

둘 다 친근한 '서민의 생선'이지만 더 많이 소비되기로는 명태다. 지난해 연간 소비량이 38만3000t인 명태는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수산물이다. 고등어는 오징어(26만6,000t)에 이어 3위(18만t).

제철은 고등어가 약간 빨리 맞는다. 고등어는 초가을에서 늦가을까지 가장 맛이 좋아 '가을 배와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명태는 겨울(1~2월)이 시즌이다.

둘은 맛이 크게 다르다. 명태는 흰살 생선답게 비린내가 적고 담백하다. 고등어는 여느 붉은살 생선처럼 맛이 진하다. 명태의 담백한 맛은 낮은 지방 함량에 있다(생 것 100g당 0.7g). 반면 고등어엔 지방이 100g당 10.4g(생 것)에 달한다. 한국에선 '등푸른 생선'으로 통하지만 서양에선 '기름진 생선'(oily fish)이라고 불릴 정도. 그러나 고등어의 지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에 유익한 지방'으로 꼽히는 EPA.DH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은 고등어에 훨씬 많이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은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춘다. 반면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고 혈전을 녹인다. 두뇌 활동과 치매 예방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PA.DHA의 하루 권장량(1~2g)을 충당하는 데는 고등어 100g이면 족하다(부산 경성대 식품공학과 류병호 교수).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흰살 생선, 일본인은 붉은 살 생선을 선호한다. 일본인은 고등어.정어리.참치.전갱이 등 붉은 살 생선을 하루에 적어도 한번은 식탁에 올린다.

부산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는 "한.일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약 38㎏으로 비슷한데 건강수명(질병이 없는 상태)은 일본인이 75세, 한국인이 67.8세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이는 일본인이 붉은살 생선을 주로 섭취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중 감량 중이라면 고등어보다 명태가 낫다. 고등어의 100g당 열량이 183㎉(생것)로 명태(80㎉)의 두 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명태는 기름을 두르지 않고 양념을 조금만 넣어 요리하면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명태가 열량이 낮고 소화가 잘되는 것은 지방 함량이 적어서다. 고등어가 고열량인 것은 높은 지방 함량 탓이다. 자반 고등어의 열량은 생 것과 비슷하지만 굽거나 말린 것은 생고등어보다 100g당 80㎉ 이상 높다.

명태와 고등어는 고단백 식품으로 단백질 함량은 둘 간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그러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차이가 있다. 고등어(붉은 살 생선)엔 히스티딘.타우린이란 아미노산이 명태(흰살 생선)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다.

고등어가 죽으면 히스티딘이 히스타민으로 바뀐다. 히스타민은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성분. 타우린은 혈압.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기능을 높이며, 기관지 천식을 개선하는 등 건강에 유익한 아미노산이다. 뼈와 치아 건강을 좌우하며,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미네랄인 칼슘의 함량은 명태가 위다(100g당 칼슘 함량, 고등어 26㎉, 명태 109㎉).

붉은 살 생선은 바다 얕은 곳에서 지내고 운동량이 많은 반면 흰살 생선은 바다 깊은 곳에서 여유로운 정착 생활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명태와 고등어는 바다 얕은 곳에서 생활한다는 점이 닮은 구석이다.

⑦ 닭고기와 오리고기

둘 다 전형적인 보양식품이다. 가금육의 대표 주자다.
요즘 우리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전염병인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관련이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그러나 고병원성 AI에 감염되면 닭(칠면조 포함)은 80% 이상 죽는데 반해 오리는 대부분 멀쩡하게 살아남는다.

우리 국민이 더 많이 먹기로는 닭고기다. 닭고기의 연간 1인당 섭취량은 8㎏(2005년). 돼지고기 다음으로 한국인이 즐기는 고기다. 오리고기는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평균 0.7㎏씩 먹는다. 섭취량을 기준으로 매긴 오리고기의 순위는 4위(쇠고기가 3위)다.

우리 선조가 먹기 시작한 시기는 닭고기가 훨씬 빠르다. 농촌진흥청 축산물이용과 최현석 박사는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계란 껍질을 방사선 연대 측정한 결과 340년 무렵에도 한반도에서 닭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집오리가 중국에서 처음 수입된 것은 1940년대"라고 말했다. 맛은 닭고기가 더 담백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론 '오리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맛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청나라의 미식가 서태후는 오리찜요리를 가장 좋아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중국·동남아는 물론 미국.유럽연합(EU)에서도 오리고기는 별미의 고급 요리로 통한다. '고소한' 지방 맛도 오리고기 맛의 비결 중 하나일 것이다. 오리고기의 100g당 지방 함량은 27.6g으로 닭고기(10.6g)의 두 배 이상이다.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지방은 다행히 껍질에 몰려 있다. 껍질을 벗긴 닭 가슴살의 100g 지방 함량은 0.4g에 불과하다. 오리고기도 껍질을 벗기면 지방 함량(100g당 8.1g)이 대폭 낮아진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전체 지방 중에서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다.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중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이 낮은 것은 가금육의 불포화지방 덕분이라는 말도 있다.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는 "전체 지방 중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높은 지방=혈관 건강에 유익한 지방"이며 "닭고기(70%).오리고기(70%)의 불포화지방 비율은 돼지고기(60%).쇠고기(50%)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오리고기보다 닭고기가 낫다. 오리고기의 100g당 열량이 318㎉(날것)로 닭고기(180㎉)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체중을 생각한다면 껍질을 벗기고 먹어야 한다. 껍질을 벗긴 닭 살코기와 가슴살, 오리 살코기의 열량(100g당)은 각각 115㎉.102㎉.151㎉로 껍질을 벗기지 않았을 때의 절반 수준에 그쳐서다.

강원대 동물식품응용과학과 이성기 교수는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고단백 식품"이며 "근육.기관.피부.모발.효소 등 우리 몸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단백질 함량(100g당 16~18g) 면에선 둘 간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함량(100g당 89~94㎎)도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비타민 B군과 철분 함량에 있어선 오리고기가 확실한 우세다. 오리고기의 비타민 B1(정신 건강에 유익)과 B2(스트레스 완화) 함량은 닭고기의 두 배, 철분(빈혈 예방.혈색 개선) 함량은 닭고기의 세 배다.

닭을 산란계(알 생산).육계(닭고기 생산).난육 겸용계(알.고기를 함께 생산)로 분류하듯 오리도 알.고기를 얻는 품종이 따로 있다.우리가 흔히 먹는 닭고기는 보통 생후 35일 된 닭(1㎏)에서, 오리고기는 42~45일(2㎏)된 오리에서 얻어진다.

⑧ 콩기름 vs 올리브유

콩기름은 해방 이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민 식용유'. 반면 올리브유는 '웰빙' 바람을 타고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인기 식용유'다.

우리 국민의 연간 1인당 식용유 소비량은 46㎖가량인데 이 중 40~45%가 콩기름이다. 국내 콩 생산량이 적어 원료는 주로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한다. 2005년 한 해 동안 37만t(반은 콩, 나머지는 콩기름)이 수입됐다. 올리브유는 2만3000t(2005년)이 수입됐는데 이 중 80%는 스페인산이다.

둘은 제조 방법부터 완전히 다르다.

콩기름은 화학적인 정제 과정을 거친다. 헥산이란 용매를 써 콩에서 기름을 뽑아낸다. 불순물 없이 맑게 보이는 것은 이래서다. 반면 올리브유는 물리적인 힘(열매를 압착해 과즙을 얻은 뒤 이를 원심분리)으로 얻는다.

둘 다 전체 성분의 99% 이상이 지방이다. ㎖당 9㎉를 내는 고열량 식품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함량은 모두 0이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다.

지방의 종류는 서로 다르다.

콩기름엔 오메가-3 지방의 일종인 리놀렌산이 6~8% 들어 있다. 오메가-3는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예방도 돕는다. 한국인이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지방이다. 반면 올리브유엔 오메가-3 지방은 거의 없고, 70~80%가 올레산(오메가-9 지방의 일종)이다. 올레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지중해 연안 사람들의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낮은 것은 이 때문이다.

우석대 외식산업조리학과 정문웅 교수는 "올리브유는 육류 섭취가 많은 서구식 식사를 즐기는 사람에겐 이로운 기름"이나 "우리 국민은 현재 지방을 골고루(이상적인 다중 불포화지방:단일 불포화지방:포화지방=1:1:1) 잘 먹고 있는데 올리브유(단일 불포화 지방) 섭취가 늘어나면 이 비율이 깨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격은 물론 맛도 차이가 난다.

콩기름은 정제 공정을 거치므로 무미.무취다. 반면 올리브유는 독특한 향이 남아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윤석호 박사는 "콩기름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며, 향미 좋은 올리브유는 채소.샐러드 위에 주로 뿌려 먹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서양에선 올리브유를 음식을 튀기거나 볶는 데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선 튀김.볶음 요리에도 자주 쓴다.

발연점(가열 후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은 콩기름이 올리브유보다 높다(인하대 식품영양학과 최은옥 교수). 특히 올리브 열매에서 처음 짜낸 '엑스트라 버진'(최고급품)의 발연점이 가장 낮다.

두 식용유엔 지방 외에 소량의 토코페롤(비타민 E)과 식물성 스테롤(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춘다)이 들어 있다. 올리브유에만 있고 콩기름엔 없는 성분도 있다. 폴리페놀(항산화 성분)과 스쿠알렌(심해 상어의 간에 든 성분)이다. 스쿠알렌은 항암력이 있다는 이유로 건강기능식품으로 팔리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이 올리브유를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 전이다. 콩기름의 역사도 생각보다 짧다. 일본 강점기 말부터다. 미국에서도 1900년대 초반부터 콩기름을 먹었다. 이전엔 면실유(목화씨 기름)를 사용했다.

보관은 둘 다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하면 된다.

⑨ 설탕 vs 과당

둘 다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단맛의 대표주자들이다.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단순당이란 것도 공통점이다. 설탕은 두 단당류(포도당.과당)가 결합된 이당류다. '설탕=포도당+과당'이므로 '과당=설탕-포도당'이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추출한다. 과당은 과일과 꿀에 많이 들어 있다. 설탕처럼 하얀 가루 상태의 과당은 1960년대 후반 핀란드에서 설탕을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리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둘은 이름부터 흥미롭다. 설탕(雪糖)은 눈처럼 하얀 결정을 지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당은 주로 과일 속에 든 당분이란 뜻이다. 과당의 영문명(fructose)도 과일(fruits)에서 따온 것이다.

열량은 여느 탄수화물과 마찬가지로 둘 다 g당 4㎉다. 당도(단맛)가 강하기에는 단연 과당이다. 과당은 천연식품 가운데 가장 달다. 당도가 설탕의 거의 두 배다. 과일을 한입 베는 순간 입안에서 단맛이 확 감지되는 것은 과당이 많이 들어있어서다. 당도가 높은 과당은 비만 예방에도 유익하다. 설탕보다 적게 먹어도 일정 수준의 단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

당뇨병 환자나 혈당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겐 설탕보다 과당이 낫다. 설탕의 당지수(GI.탄수화물 함유 식품을 섭취한 뒤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가를 나타낸 수치)가 65로 포도당(100)보다 낮지만 과당(19)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당뇨병 환자용 감미료로 과당을 사용한 것은 이래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공동 조사 보고서(1998년)엔 "당뇨병.심장병.비만 등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당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식단을 짜야 한다"고 기술돼 있다.

많이 먹기로 치면 설탕이다. 설탕은 우리 국민이 15번째로 즐겨 먹는 식품이다. 닭고기 바로 다음이다.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설탕 소비량은 23.7㎏. 음식을 담백하게 조리하는 일본(18.9㎏)보다는 많고 미국(30.3㎏)보다는 적다. 설탕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자신의 체중 1㎏당 0.5g(성인의 경우). 예로 체중이 50㎏이면 하루에 설탕을 25g 이상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어린이.청소년은 청량음료 한 병(설탕 20~25g)만 마셔도 하루 권장량을 초과할 수 있다(순천제일대학 식생활과 백승한 교수).

과당의 국내 소비량 통계는 없다. 과일.꿀을 통해 섭취하는 분량이 많은데 이를 파악하기가 힘들어서다. 그러나 채소(특히 김치)는 충분히 먹지만 과일 섭취량(하루 평균 87.4g)은 적은 편이다.

과당과 설탕은 음주 후 숙취 해소에 유익하다는 장점과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을 공유한다. 특히 과당이 주성분인 꿀은 치아 표면에 달라붙어 설탕 이상으로 충치를 일으킬 수 있다. 단 음식을 먹은 뒤 반드시 3분 안에 양치질을 하라고 권하는 것은 이래서다.

과당은 액상과당과 결정과당이 있다. 액상과당은 액체 상태의 과당이 아니라 설탕물에 가깝다. 결정과당은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해 만든 것으로 과당 함량이 90% 이상이다. 결정과당의 당도는 액상과당보다 약간 높다. 과당은 설탕보다 흡습성이 강해 오래 보관하면 덩어리로 뭉쳐질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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