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크랩] 청미래덩굴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유걸/자닮사)

그린테트라 2007. 6. 26. 12:07

청미래덩굴 - 우리 산야초 배우기

 

청미래덩굴은 굵고 구불구불한 덩이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새줄기를 낸다. 한방에서는 덩이뿌리를 토복령(土茯笭)이라 하여 약재로 이용한다
 
어릴 적 부모님을 도와드린다고 야산에 땔감을 구하러 오르거나 아니면 봄철, 주전부리용으로 진달래꽃을 찾아 인근 산을 돌아다니다 제일 흔하게 맞닥뜨리면서도 또 가장 성가신 것이 맹감 또는 명감나무라 부르던 청미래덩굴이었다.

붉게 익어가는 청미래덩굴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구불구불 엉켜 자란 덩굴줄기는 억셀 뿐만 아니라 사이사이에 가시를 달고 있어 그곳을 뚫고 지나치기라도 할라치면 손이나 얼굴, 옷가지를 긁히는 게 다반사였다. 이른 봄철까지도 구슬만한 빨간 열매를 그대로 매단 경우가 많은데 심심풀이로 입안에 넣고 씹어보다가도 물기도 없이 맹맹한 맛에 이내 뱉어내기 일쑤였다. 맹감이란 이름이 그래서 얻어진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그러나 학창시절 엄하고 무서웠던 선생님이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청미래덩굴은 성가셨었던 만큼이나 나의 어린 추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나무가 되었다. 요즘에도 등산을 하거나 숲속 산책길에 청미래덩굴을 만나면 한번쯤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봄에 핀 연노랑 청미래덩굴 수꽃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굳이 어린시절의 추억이 아니어도 청미래덩굴의 앙증맞은 잎과 붉은 열매는 충분히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을 매력이 있다. 갓난아이 손바닥만 한 둥근 잎은 가죽처럼 두껍고 질기지만 햇빛을 받으면 연한 녹색으로 눈부시게 빛난다. 아기재롱구술처럼 뭉쳐 달리는 붉은 열매는 또 어떠한가. 비록 맛은 없지만 산새들의 사랑을 받는 먹잇감이자 사람들에게는 가을철 인기 있는 꽃꽂이 재료로 이용이 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사람들이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지만 봄철 햇빛에 반짝이는 꽃 또한 보석처럼 아름답다. 청미래덩굴은 나무이면서도 특이하게 백합과에 속한다. 자잘하게 매어달린, 노란빛이 나는 연녹색의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합과의 특성을 그대로 빼닮았다. 꽃잎이 6갈래로 갈라지고 잎맥도 나란하다.

여름철 청미래덩굴 풋열매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청미래덩굴 꽃의 또 하나의 특징은 단성화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그것도 각기 다른 나무에 피는 암수딴나무이다. 수꽃에는 6개의 수술이 달려 있고 암꽃의 암술은 끝이 세 갈래로 나누어진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커다란 잎은 떡을 감싸는 재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경남 의령에서는 6~8월에 청미래 덩굴 잎을 깨끗이 다듬어 급랭시켜 두었다가 겨울철 팥을 넣어 빚은 멥쌀떡을 감싸 망개떡을 만들어 지방 특산물로 팔고 있다. 이렇게 만든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이 자연 방부제 역할을 하면서 맛과 영양이 오래 유지된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빨갛게 익는다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청미래덩굴은 굵고 구불구불한 덩이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새줄기를 낸다. 한방에서는 덩이뿌리를 토복령(土茯笭)이라 하여 약재로 이용한다. 기근이 심할 때는 이를 구황식물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쌀뜨물과 같이 끓여 먹으면 변비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청미래덩굴 뿌리에 대해,
‘맛은 슴슴하고 성질은 평하다. 위경, 간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독을 푼다. 뼈마디가 아픈 데, 매독, 연주창, 헌데, 악창, 수은 중독 등에 쓴다.’ 고 적고 있다.
예로부터 청미래덩굴 뿌리는 성병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 매독뿐 아니라 임질, 태독, 악창 등에 두루 쓰였다고 한다.

청미래덩굴 덩이뿌리
www.naturei.net 2007-01-19 [ 유걸 ]

청미래덩굴 뿌리는 또한 수은 중독 등의 독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최진규의 「토종약초장수법」에는, ‘잘게 썰어 말린 것 15∼30그램을 물 1되쯤을 붓고 그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그 물을 하루 3번 밥 먹기 30분전에 마시고 뜨거운 방에 홑이불을 덮고 누워 땀을 흠뻑 내면 몸 안에 있는 온갖 독이 몸 밖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고 적혀 있다.
유걸 기자
[2007-01-19]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