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열로 전기 만드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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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주변이나 산업 현장에서는 값비싼 에너지로 만든 열이 여기 저기서 사라지고 있다. 화력 발전소의 경우 석탄이나 가스를 태워 열을 만들어 터빈을 돌려도 그 열의 20~30%만이 전기로 바뀔 뿐 나머지는 폐열이 된다. '황금'같은 에너지가 기술적 한계로 어쩔 수 없이 줄줄 새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유기물 분자 하나가 열을 받으면 전기를 생산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즉 유기물의 열전(熱電)효과가 정확하게 입증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유기물을 이용해 곳곳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수거, 전기로 바꿀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유기물은 플라스틱이나 비닐.벤젠 등 주변에 흔한 것으로 손쉽게 합성하고, 그 형태를 변형할 수 있다.
이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재료연구단 장성연 박사가 지난해 말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그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일궈낸 성과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16일자에 실렸으며, 장 박사는 두 명의 논문 주저자 중 한 명으로 등재됐다.
◆ 분자 하나로 측정=물질의 분자 하나만을 뽑아내 그 특성을 측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연구팀은 벤젠 구조를 갖는 세 가지 물질에서 분자 하나씩을 뽑아내 그 특성을 잴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수백~수천 번을 반복해야 정확한 측정값을 얻어내는 고난도 기술이다.
하나의 분자 양끝과 연결되는 현미경의 뾰족한 탐침은 금으로 만들어졌다. 탐침과 탐침 사이에 분자를 위치하게 한 뒤 분자 양쪽에 10~50도 정도의 온도차가 나게 조절하면서 그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를 측정했다. 그 결과 1도 온도 차이가 나면 10마이크로볼트(㎶)의 전기를 생산했다. 온도 차이가 크면 클수록 전기 생산량도 많아졌다.
◆ 새로운 소재 개발하면 효율 높아져=이번에 열전 효과를 확인한 유기물은 열전 효과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장 박사는 "열전효과가 아주 큰 유기물을 합성하게 되면 폐열 재활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유기물을 자동차 엔진 주위에 코팅해 전극만 연결하면 평소 폐열이 될 열을 모아 전기로 변환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전소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도 태양열, 지열, 해양열, 인체의 열 등 지구상에 온도차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 활용할 수 있다. 태양열의 경우 햇빛을 받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뒷면의 온도 차는 크게 난다. 열전 효과가 있는 유기물을 지붕에 올려놓기만 해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 열전효과는 전자 이동 때문에 발생=물질마다 전자가 가득 차 있는 높이가 다르다. 이런 물질에 온도 차이가 나면 전자의 운동이 활발해져 더 낮은 곳으로 전자가 이동한다. 그러면서 전기가 생긴다. 전자가 이동하면 전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열전 재료로는 금속이나 무기물이 있고 유기물에 비해 열전 효율이 높다. 그러나 만들기가 어렵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유기물은 쉽고 값싸게 얻을 수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박방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bj1320/
출처 : 학성산의 행복찾기
글쓴이 : 학성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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