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스크랩] 실온에서 얼음을 만든다?

그린테트라 2007. 3. 17. 21:00
실온에서 얼음을 만든다?
저온 대신 전기장 이용 얼음 생성
2006년 02월 01일 | 글 | 이호진/과학통신원, 미국 센주드 어린이병원 박사후 연구원ㆍhjinlab@hanmail.net |
 
예전엔 얼음을 강에서 얻었다. 지금은 온도를 낮춰서, 앞으로 미래에는 어떨가?
물로 얼음 만들기? 무척 쉽고 간단하다. 냉장고 문을 열고 냉동실에 물통을 넣고 닫으면 끝.

실온에서 얼음 만들기는 어떨까.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실온에서도 얼음을 만들 수 있다. 서울대 화학과 강헌 교수팀은 금속판과 뾰족한 금속 탐침 사이에 물을 넣은 다음 전기장을 걸어주면 실온에서도 얼음이 만들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2005년도 8월 피지칼 리뷰 레터스 (Physical Review Letters)에 보고됐다.

비록 수 나노미터 두께의 얼음으로 매우 적은 양이지만 10년 동안 과학자들이 품었던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 실험이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연구팀이 사용한 전기장의 세기. 연구팀은 실온에서 얼음을 만들 때 10의 6제곱 V/m의 전기장을 사용했다. 얼핏 보기에 큰 전기장 같지만 이 정도 세기의 전기장은 자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먼지 입자들의 틈새나 전하를 띈 단백질과 세포막 사이 표면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실온에서 얼음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공교롭게도 이 현상을 자연에서 발견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아니면 그 존재를 몰라서 간과했을 수도 있다.


대기 과학자들의 오래된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

강 교수팀의 연구는 대기 과학자들의 오래된 호기심을 푸는데 힌트가 될 수 있다. 구름은 갑자기 차가워진 물이 먼지 입자 주위로 모인 후 얼음이 되면서 생긴다. 만약 먼지가 없다면 어떨까. 구름이 생기지 않아 하늘에서 구름을 볼 수 없을 지 모른다.

대기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구름 생성 과정을 연구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실에서 구름을 처음 만들 때는 영하 10도씨의 온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온도를 올려서 얼음을 증기로 만든 후 온도를 다시 낮추어 두번째로 구름을 만들 때는 영하 5도씨면 된다. 왜 그럴까? 아직 정확한 답은 알 수 없지만 강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처음 얼음이 만들어지고 녹는 과정에서 먼지 입자 틈새에 전기장이 생겨 두번째 구름이 생길 때는 예전보다 높은 온도에서 얼음이 생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온에서 얼음을 만드는데 약한 전기장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로 얼음 생성에 관한 비밀을 모두 해석하기에는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유리컵에 물을 채우고 아무리 센 전기장을 걸어주어도 얼음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물이 얼음으로 바뀔 때 전기장 말고도 또 다른 뭔가가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재미있고 흥미로운 실험과 새로운 관점을 만든다. 언젠가 이 질문의 답을 찾는 사람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1. Physical Review Letters (2005) 95, 085701. (2) NewScientist (2005) 24/31, 38.
2. 인터넷동아사이언스 2000년 9월 15일, 먼지도 쓸데가 있다, 이호진
출처 : 세상흐름 큰공부
글쓴이 : 새마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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