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스크랩] 비소,독에서 약으로의 변신.

그린테트라 2007. 3. 17. 20:55
비소, 독에서 약으로의 변신
백혈병 치료제에 사용돼
2000년 10월 04일 | 글 | 배우철/인터넷 과학통신원ㆍwoocbae@yahoo.co.kr |
 
비소의 양면성
움베르토 에코의 유명소설을 영화화한 ‘장미의 이름’을 보면 수도원에서 수사들의 의문의 죽음이 발생한다. 영화에서 사건을 담당한 윌리엄 수사(숀 코너리 분)는 이 사건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사람들이 보기를 원치 않은 수도원장이 책장에 비소를 묻혔고 책을 읽은 사람들이 결국 비소에 중독돼 죽어간 것임을 밝혀낸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비상이라는 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독약이 있어서 흔히 사극에서 은수저로 검사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비소는 광산정련공업, 농약, 피혁제조업, 사료, 유리, 염료, 목재, 약품처리, 비료제조 시 주로 발생한다. 피부점막을 부식시키는 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소화관으로부터 흡수돼 내장신경 마비, 혈압 저하, 내장 신진대사 저해, 신장, 간장, 심근의 지방변성을 초래하고 중추신경장애도 일으킨다. 만성중독이 되면 수족의 지각장애, 흑피증 손발각화 및 암을 유발하고 급성중독이면 구토 설사를 일으킨다. 이처럼 비소는 사람이 120mg이상을 섭취하면 죽음에 이르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그러나 그리스 시대부터 비소는 의약품으로 이용돼 왔으며 인기 드라마 ‘허준’의 내용 중에도 광해군의 학질을 비소를 함유한 비상으로 치료하는 장면이 나오는 것과 같이 동의보감에 '비상(砒霜)은 학질을 다스리고 담(痰)이 흉격에 차있는 것을 토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다. 또 구충제나 피부질환에 활용하지만 독이 극렬해 함부로 쓰지 말도록 경고했으며 다른 한의서에는 썩은살을 부식시키고 악성 종창에 외용약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암과 백혈병 치료에 이용되는 비소
이처럼 비소를 함유한 화합물은 지난 2,000년 이상의 긴 기간동안 질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미국에서도 19세기에 비소를 사용해 백혈병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 연구는 방사선 치료 및 약물 치료 방법이 발견되면서 중단됐다.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 환자가 삼산화비소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70년대 말 중국의 과학자들이 비소를 사용한 백혈병 치료제가 좋은 약효를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한 이 후, 전세계의 여러 과학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암과 백혈병에 대해 비소의 약리 실험을 했다. 그 중에서 1998년 메모리얼 슬로운-케터링 암센터의 연구진들이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acute promyelocytic leukemia ; APL)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냈다. 2년 여간의 임상 시험 기간에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 받아 지난 9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처음으로 비소화합물을 치료제로 공식 승인했다. 이 비소화합물의 상품명은 트리세녹스(Trisenox)로 삼산화비소(arsenic trioxide : As2O3)를 주성분으로 하며 미국의 셀 테라퓨틱사가 제조 판매할 예정이다.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은 골수와 혈중에 비정상이거나 미성숙 상태의 백혈병 세포가 높은 농도로 존재함으로써 정상적인 백혈병 세포와 적혈구 세포의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삼산화비소는 문제의 백혈구 세포를 사멸시키지는 않지만 미성숙 상태의 백혈구 세포를 성숙한 상태의 정상 세포로 성장시킴으로써 약효를 발휘한다. 또 연구진들은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 외에 다른 암에 대해서도 삼산화비소가 치료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으며, 중국 하얼빈 의대에서는 삼산화 비소를 적정량 투여할 경우 간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천지산 논란
획기적인 항암치료제로 섣부르게 소개돼 커다란 논란을 일으킨 천지산
한편 지난 96년 암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천지산'이란 약을 팔던 무면허 의사가 구속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이 약의 개발자는 자신이 20세부터 암 치료에 몰두한 결과 '천지갑 등껍질', '결명주사'등 보통 시중에서 잘 안쓰는 생약 50가지를 들여서 천지산을 만들었다고 한다. 천지산이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구하려 했다. 일단 그 효과가 소문을 타더니 무면허의료행위 혐의로 구속된 개발자는 결국 천지산으로 효과를 보았다는 환자들의 탄원에 의해서 석방됐다. 그러나, 젊은 의사들의 모임인 신문 '청년의사'에서는 천지산에 대해 임상적인 근거가 전혀 없으며 약효 역시 없음을 주장했다. 또 개발자의 책인 '말기암도 완치하는 치료법'에 나온 사례에도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했다.

이 후 개발자는 지난 99년 SBS의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천지산이 삼산화 비소의 변형체(As4O6)임을 밝혔다. 당시는 미국과 중국에서 암과 백혈병에 대한 비소의 효과가 많이 보고돼 사람들에게 항암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고 있던 상황이었다. 개발자는 (주)천지산이라는 회사를 설립, 천지산의 효능을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96년의 인터뷰에서 2-3년 내에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 언급은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개발자에 대해서 사기꾼과 선구자라는 극단적이 2가지 견해만이 존재한다. 논란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천지산이 식품의약품안정청의 전임상과 임상 시험기준을 통과해 충분한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지만 이 일은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
1. AP News 2000.9.26 "FDA Approves Arsenic Therapy"
2. 여성조선 2000.9월호 "기적의 암치료제 ‘천지산’파문의 주인공 배일주가 다시 움직인다"
3. 경향신문 2000.6.26 "'以毒制毒'은 의사와 환자 신뢰가 바탕"
4. 조선일보 2000.4.20. "동물 실험서 비소 암치료 효과"
5. CNN 1998.11.8 "Stud: Arsenic found successful in treating leukemia"
6. 주간조선 1996.6.13 "청년의사모임, 천지산은 사기다"
7. 비소에 대해선 다음 웹사이트의 내용을 참조
www.ohis.net/ohiseng/ohcc/d04/d0402/d040203/d04020309/d0402030901/f0402030902.htm
출처 : 세상흐름 큰공부
글쓴이 : 새마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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