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스크랩] 젊음을 돌려주는 약죽

그린테트라 2006. 4. 7. 22:41
젊음을 돌려주는 약죽
글/박중곤(소설가, 「전원생활」 편집부장)
약죽은 원기 회복, 미용 향상 등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 한마디로 장수다복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정죽은 스태미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선인죽이라고도 불리는 하수오죽
남성의 성 능력을 강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약죽
이 같은 연의 씨가 누렇게 익었을 때 알맹이를 빼내어 연자죽 재료로 이용한다.
한방에서 인삼에 버금가는 보약 재료로 꼽는 황기. 황기죽을 끓이는 데 쓴다.
함초죽. 천연 미네랄을 듬뿍 머금은 함초로 만들어 피부 미용에 좋다.
인삼어죽 재료. 인삼 외에 민물고기와 각종 채소가 어죽에 들어간다.
인삼어죽. 충남 금산인삼시장 부근 식당에서 판다.

약죽은 영양가 외에 약용 가치도 함께 중요시하는 음식이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현대인의 미각이 다양해짐에 따라 과거 산촌 사람들이 즐긴 약죽이 새로운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요즘 대도시에 약죽을 파는 죽 전문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먹으면 그대로 약이 되는 약죽의 세계를 살펴본다.

약죽은 약선 요리의 일종이다. 약선 요리란 약효 있는 재료를 잘 배합해 만든 음식을 말하는데, 이에는 각종 약밥과 약닭 요리, 약죽 등이 있다. 그 가운데 약죽은 주식이 아닌 보조식의 일종이다. 그러나 약죽은 그 탁월한 기능성으로 인해 사람에 따라 주식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약죽의 효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원기 회복이나 체력 증강, 미용 향상 등이다.
약죽은 특히 소화 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의 건강식으로 좋다. 하루 세 끼 중 한 끼를 자기 몸에 적당한 자양강장의 약죽으로 해결한다면 중년 이상인 사람의 체질 개선, 체력 증강, 병에 대한 저항력 향상 등이 동시에 이뤄져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장수다복(長壽多福)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약죽에 들어가는 약재는 오랜 세월 민간에서 사용해 안전성이 확인되었을 뿐 아니라 자극성도 없어 원기가 솟게 하며 신체를 좋은 상태로 돌려놓는다. 팔도의 산촌 사람들이 주위의 약초나 농산물로 만들어 즐긴 신토불이 약죽 몇 가지를 소개한다.

정죽

스태미나를 높여 주는 죽이다. 야생 자라의 특정 부위와 수누에나방, 장뇌삼, 토종 밭마늘, 삼지구엽초 등이 들어간다. 쌀과 현미찹쌀을 이용해 애벌죽을 쑨 다음 물을 조금 더 붓고 이들 약재를 넣어 다시 끓인다. 비록 죽이지만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서울 중구 신문로의 약죽 전문점 ‘정죽’(02-733-7339)은 요즘 이 죽을 먹으려는 샐러리맨들로 들끓는다. 나이 들어 정력이 감퇴한 이들이 특히 즐긴다.

하수오죽

선인죽(仙人粥)이라고도 한다. 새박(새박덩굴의 씨)을 넣어 끓인다. 새박덩굴의 뿌리를 하수오라 한다. 하수오는 기혈을 강하게 하고 머리를 검게 하는 한약재로 알려져 있다. 새박도 마찬가지 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는 오래 복용하면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조혈 기관의 활동을 순조롭게 해 늙지 않게 한다고 한다. 쌀이나 쌀에 현미찹쌀을 넣어 애벌죽을 쑨 다음 물을 조금 더 붓고 하수오 가루를 넣어 다시 끓인다. 대추를 함께 넣기도 하고, 죽이 다 끓을 무렵 흑설탕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산약죽

마로 불리는 산약(山藥)을 이용한 죽이다. 산약은 한방의 고전에 사람의 기운을 돋워 주며 근육을 성장시키고 귀와 눈을 밝게 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남성의 성 능력을 강하게 하며, 허릿심을 길러 주고, 뼈를 단단히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이명, 두통 등이 있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산약을 넣고 끓인 죽을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산약을 잘게 썰어 쌀과 함께 끓인다. 다 끓은 뒤 깨소금, 잣, 대추 등을 고명으로 올려 낸다.

연자죽

가을에 누렇게 익은 연의 씨앗(연자)은 아주 딱딱하다. 그 씨앗의 알맹이를 빼내 으깬 뒤 쌀, 현미찹쌀 등과 함께 끓인 것이 연자죽이다. 끓이기 전에 얇게 썰어 데친 연근을 함께 넣는다. 익으면 커피 빛깔이 나 매력적이며 맛도 좋다.
연자죽은 스태미나 증진에 으뜸이다. 연자가 그런 역할을 한다. 이 죽은 또 피부를 매끄럽게 가꿔 주며, 혈압을 조절하거나 말초신경의 혈행을 좋게 하는 작용도 한다.

구기자죽

『본초강목』에 구기자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이 전한다. 한 노인이 구기자를 먹고 백 세가 넘도록 나는 듯 주행했으며, 백발이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돋아나며 성 생활이 왕성해졌다는 내용이다. 진시황이 찾은 불로초가 바로 구기자였다는 설도 있다. 현대 의학에서도 혈관벽을 튼튼히 해서 동맥경화와 뇌졸중을 막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기자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구기자를 술에 불린다. 쌀죽을 한소끔 끓인 다음 불을 약하게 하고 술에 담갔던 구기자를 넣어 쌀알이 퍼질 때까지 끓인다.

흑임자죽

참깨 중 검정깨를 흑임자라 한다. 한방에서는 흑임자를 포함한 참깨가 오장을 보해 기력을 높이고 골수의 활동을 강화하며 뇌를 충실히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 노화를 예방한다고도 한다. 약재로 쓸 때는 흰 깨보다 흑임자를 사용한다.
곱게 빻은 흑임자를 물에 잘 풀어 중간 불에서 죽을 쑨다. 죽이 익을 무렵 쌀가루와 흑설탕을 넣고 저어서 다시 끓인다.
흑임자는 반드시 잘 빻아야 소화 흡수가 잘된다. 시중에는 검게 물들인 중국산 흑임자가 유통되기도 하므로 원산지 표시나 품질인증 마크 등을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호두죽

한방에서는 노화로 소변이 질금거리거나 허리, 무릎이 아프고 시린 증세에 이 죽이 좋다고 한다. 어린이 두뇌 발달과 여성의 피부 미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두 알맹이를 적당히 간다. 냄비에 쌀 한 컵, 물 한 컵을 부어 강한 불에서 끓이다가 쌀알이 퍼지면 불을 약하게 줄여 간 호두를 넣고 30분 정도 뭉근하게 끓인다. 먹기 전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황기죽

황기는 한방에서 인삼에 버금가는 보약 재료로 꼽는다. 설사뿐 아니라 땀 나는 것을 막아 준다. 체질이 냉한 사람이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황기죽을 권할 만하다. 잃었던 체력을 보강시켜 주기도 한다.
황기에 물을 부어 약한 불에서 30분 간 끓인 뒤 황기를 건져 낸다. 씻은 쌀과 흑설탕을 황기 우린 물에 넣고 약간 센 불에서 20분 정도 끓인다. 다 끓으면 진피를 넣고 쌀이 푹 퍼질 때까지 끓인 뒤 그릇에 담는다.

사삼죽

더덕을 이용한 죽이다. 옛 의서와 현대 의학에서는 더덕을 막힌 기를 뚫어 주며 혈행을 원활히 하는 약재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풍이나 당뇨의 예방, 치료에 도움을 준다. 이 계통의 질환이 있는 이가 더덕죽을 먹으면 증상이 완화되고 힘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덕을 달여 약즙을 낸다. 이 약즙에 멥쌀을 넣고 묽게 죽을 쑤다가 다 익을 무렵 흑설탕을 넣어 맛을 낸다.

산수유죽

산수유는 원기를 불어넣어 주고 정신을 맑게 해 조루를 방지하는 약재로 알려져 있다. 씨를 빼낸 산수유 과육을 쌀, 구기자 등과 섞어 죽으로 쑨다. 그런 다음 흑설탕으로 맛을 내면 산수유죽이 된다. 평소 열이 많거나 소변을 볼 때 요도가 쓰린 사람은 이 죽을 먹어서는 안 된다.

함초죽

함초는 퉁퉁마디로도 불리는 바닷가 식물이다. 주로 염전 같은 데 자라는데, 바닷물을 흡수하며 자라 맛이 짭짤하다. 바닷물 가운데 우리 몸에 좋은 천연 미네랄을 듬뿍 머금고 있다. 장 기능을 활성화해 변비와 숙변을 없애 준다. 이로 인해 여성의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기능을 한다. 쌀과 현미찹쌀을 물에 넣어 끓이다가 함초 생즙과 잘게 썬 함초를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죽이 완성된다.

인삼어죽

충남 금산인삼시장 일대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금산을 질러 흐르는 금강에서 잡은 각종 민물고기와 쌀로 죽을 쑨 다음 잘게 썬 수삼이나 수삼 한두 뿌리를 통째로 넣어 살짝 더 익힌다. 먹을 때 인삼 향기가 그윽하게 퍼진다.

출처 : 에코랜드
글쓴이 : 飛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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