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게 완연한 가을입니다.
요즘 과수원을 오가며 올려다보는 하늘을 보면 높아진 걸 실감합니다.
차디찬 겨울 추위를 이기고 움튼 복사꽃이 대견하기도 했던 봄에는...
꽃눈따기... 적화작업... 과수원일은 잔손가는 작업이 정말 많았지요.
틈틈이 제초작업도 해야 했고요~
꽃이 지면서 꽃받침 사이로 작은 복숭아가 얼굴을 살포시 내민답니다.
화사했던 꽃만큼이나 튼실한 복숭아가 맺히고, 열매가 콩알만 해지면 적과 작업을 했지요.
1차, 2차, 3차...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적과 작업이 끝나고...
봉지 씌우기 작업까지 마치고 한숨 돌리면, 싱그러운 6월 여름이 되지요.
저희 지역은 빠르면 6월 말부터 조생종 품종 복숭아 수확이 시작된답니다.
볼그레하게 색을 입혀지고 탐스러운 아기 엉덩이 같은 상품 복숭아가 되기까지~ 지난 시간을 되돌려 보면 꿈만 같아요.
2~3차례 선별 작업을 거쳐 예쁜 자태 그대로 신선한 맛과 정직함을 담아, 아기 다루듯 조심스럽게 포장을 합니다.
복숭아를 보고 잘 먹겠다며 함박웃음을 짓고 가시는 분들 덕에 힘도 불끈~ 저희 고장은 충북 음성으로 출하된답니다.
음성 지역 대표 농산물로 복숭아가 꼽히는데요, 햇사레는 경기 이천, 장호원, 감곡, 음성지역에서 수확하고 출하하는 복숭아의 지역 공동브랜드입니다.
복숭아색이 참 곱지요!
아들이 복숭아를 좋아해서 원 없이 먹이겠단 생각으로 귀농을 결심했는데, 잘한 것 같아요. ㅎㅎ
복숭아는 여름 대표 과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저장이 안되니 이 시기가 아니면 내년을 기약해야 합니다.
전 이맘때 꼭 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잼을 만드는 일이랍니다.
여름엔 딸기를 따서 딸기잼을 만들어 두었고, 이어서 자두잼.. 그리고 요즘엔 복숭아잼을 만들고 있어요.
품종이 월등히 좋아져서 복숭아가 10월까지도 수확하는 품종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ㅎㅎ
믹서에 갈아 부드럽게 만드셔도 좋은데, 전 씹히는 맛이 좋아 복숭아를 잘게 다져 만들어요.
복숭아와 설탕 꿀의 비율을 7 : 2 : 1정도로 만드는데요, 조리면서 맛보시고 입맛에 맞게 단맛을 가감하시면 맛있는 잼을 만드실 수 있어요.
잼 만들기 정말 쉬우니 만들어 드셔보세요! 아들 간식도 잼만 있으면 간단히 후딱 챙겨줄 수 있고, 맛과 향은 정말 끝내준답니다.
특히 복숭아잼은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이 많지 않아, 더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하지요.
한겨울 찬바람 불 때 먹는 복숭아 병조림 맛은 정말 기각 막히고요~ 여름엔 복숭아에 설탕물을 넣고 졸여 냉장고에 두셨다가 드셔도 좋아요.
주위 분들께 선물하면 정말 좋아하시거든요~ 이렇게 복숭아 병조림과 잼이 맛있고 귀하다 느낄 수 있는 건, 바로 우리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이기에 그런 것 같아요.
어설프게 시작한 농사가 이제 조금은 알 듯합니다.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동네 어르신들이 대견하다고 칭찬과 격려를 해 주시면 힘이 나고요~ 오랜 경험과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건 아니지만,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의 일원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보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쉼 없이 오가며 걷던 수많은 걸음과 여름내 흘린 땀방울로 키운 자식과 같은 농작물.... 모든 농민이 수확의 기쁨을 맘껏 누리는 9월.. 풍성한 가을걷이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드리는 분, 받는 분 모두 보름달처럼 꽉 찬 풍요로운 추석 되실 거예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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