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스크랩] `참송이버섯` 대량 재배 성공한 전용구씨 아인농산

그린테트라 2012. 2. 3. 14:51

'참송이버섯' 대량 재배 성공한 전용구씨

2003 11/06뉴스메이커 547호
자연산 송이버섯은 인공 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우리나라에서는 태백-소백산맥을 중심으로 7부능선을 이룬 산 중에서도 30년 이상 된 살아 있는 소나무 아래서만 자라는 등 생육 조건이 특이하고 까다로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량도 매우 적다. 대부분 추석을 전후해 잠깐 출하되는데 공급이 부족하니 부르는 게 값이다. 보통 ㎏당 20만~70만원이다. 비가 많고 태풍이 심했던 올해의 경우는 생산량이 유난히 적어 ㎏당 8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러한 자연산 송이와 거의 비슷한 '참송이버섯' 시설재배에 성공한 형제가 있다. 전용구-용만 형제다. 이들은 경기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에 하나버섯연구소를 세우고 이곳에서 참송이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사람들은 싼 가격(kg당 9만~12만원)에 자연산 송이나 다를 바 없는 참송이를 먹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짓고 있는 하나버섯연구소 제2공장이 가동되면 ㎏당 가격은 5만원선까지 내려간다.



㎏당 5만원에 송이 맛볼 수 있어



참송이버섯은 자연산 송이버섯에서 균을 떼어내 배양한 것이다. 자연산 송이의 가치는 고유한 맛과 향에 있기도 하지만 항암면역 성분인 베타글루칸(β-Glucan)이 다른 버섯에 비해 많이 함유돼 있는 데 있다. 참송이는 맛과 향은 자연산 송이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베타글루칸 함유 비율은 오히려 높다. 자연산 송이가 100g당 20g 정도인 데 반해 참송이는 26.2g이나 되는 것으로 일본 식품분석센터 분석 결과 나타났다.



전용구 대표가 참송이버섯 시설재배에 성공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충남 예산 출신인 그는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건설회사에 다니다 1989년 귀농을 결심했다. "무엇을 재배해야 좋을까" 하는 고민 끝에 거봉포도를 해보려고 당시 농촌지도소(현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상의했더니 버섯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비닐하우스에다 느타리버섯-팽이버섯 등을 재배하면 소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팽이버섯이 당시 100g당 2,000원을 호가했다. 정책자금 지원도 시설비의 80%까지 가능했다. 귀가 솔깃했다.



문제는 전 대표가 버섯의 ㅂ자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1995년 그는 친척의 소개로 일본 나가노현과 사이타마현 두 곳에 버섯연구소가 있는 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현장에서 잡일부터 시작했다. 자재 옮기는 것, 버섯 옮기는 일, 알코올로 버섯 종균을 배양하는 기자재를 닦으면서 버섯의 인공재배방법을 눈동냥으로 배웠다. 일본인은 결코 그에게 배양방법을 가르켜주지 않았다. "연구소의 미생물학자들이 화학기호를 써가며 재배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을 때는 오기까지 발동했다"고 한다.



그의 오기는 결국 팽이버섯-새송이버섯 등의 재배방법을 터득하는 데 이르렀다. "버섯이 자랄 때마다의 모든 생육 조건을 노트에 일일이 적어 데이터화했죠. 이산화탄소 수치를 보여주지 않아 내 맥박의 변화를 살피며 탄산가스를 측정했어요." 일본에서 사용하는 방법보다 다른 방법이 좋다는 것도 혼자 실험하며 적어나갔다. 자동화기기를 조작하다 잘못해 손가락 두 개가 잘리기도 했다. 하루 2시간만 자며 그는 끝없이 연구에 몰두했다. 



2년여 후 일본에서 돌아와 다시 대규모 시설을 갖춘 국내 버섯 농가에 취직했다. 국내 기술 상황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한 달 60만~70만원을 받으며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이미 일본에서 버섯에 관한 한 박사급이 된 그는 7개월 만에 기술이사가 됐다. 하지만 팽이-새송이 버섯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너도나도 버섯 농사를 하는 바람에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전 대표는 송이버섯을 목표로 잡았다.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송이버섯의 인공재배에 성공한다면 그만큼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생각이었다.



1998년 회사를 그만두고 강원도 산속으로 들어가 송이버섯이 자라는 온도-일조량-습도-풍속 등을 시간대별로 모두 기록했다. "아마 40만 병 이상의 종균배양 실험을 했을 겁니다." 강원도 산속은 너무 추워 치아가 모두 상했다. 전 대표는 "윗니와 아랫니의 거의를 틀니로 끼웠다"며 웃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2001년 4월 드디어 획기적인 탈병방식의 배지(培地) 내 종균배양에 성공한다.



그는 숱한 지역을 돌아다니다 양평을 골랐다. "양평은 청정 지역입니다. 상수도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모든 하수가 땅 아래 맨홀로 연결돼 나갑니다. 논이나 밭에 농약을 뿌리는 일도 없습니다. 그만큼 땅이 신선한 것이죠.



내년 참송이로만 3백50억원 매출 목표



남은 것은 시설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동생 용만씨를 끌어들였다. 당시 삼성전자 자동제어시스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용만씨는 수당-개발비 등을 합쳐 연봉 3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발명 특허도 삼성 이름으로 31건을 냈다. 개인 이름으로는 91건, 자동제어시스템에 관해서도 11건의 특허를 가진 발명통이었다. 용만씨가 회사를 퇴직하고 돈을 투자함과 동시에 모든 자동시스템을 고안해 설비했다. 참송이의 재배방법-재배기술-재배용기 등 10여 가지는 특허신청을 한 상태다.



하나버섯연구소의 월 매출은 15억원 정도. 현재 3분의 1만 가동하고 있지만 시험삼아 풀가동했더니 참송이 2.5t에 표고-새송이-팽이-잎새버섯 등을 포함해 총 8t이 생산됐다. 월 매출 50억원이었다. 내년에는 제2공장을 준공해 참송이로만 연 매출 3백5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베타글루칸이 43.6g이나 들어 있는 꽃송이버섯을 생산하면 수익은 더 날 것으로 보인다. 판로는 전국의 백화점과 마트는 물론이고 호텔 등의 식당이다.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1년 단위의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 대표는 "지금은 주민 30~40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150~200명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평군의 특산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은 양평군과 지역 주민에게 나눠줘 농사를 지어도 부지런함과 노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재배농가보다 40% 이상 높은 임금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소규모 버섯 재배 농가는 종균 배양이 힘들기 때문에 연구소에서 배양된 종균을 공급하는 재배 약정을 맺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도 말했다. 



양평군 강상면 총무계장 김승건씨는 "참송이 버섯의 시장성과 가격대가 좋아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완전한 대량 생산 체제가 아닌 것 같아 기대 반 우려 반이지만 대량 생산 체제로만 간다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init ();/*폰트크기*/
ⓒ 주간경향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신과학
글쓴이 : 가브리엘 원글보기
메모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