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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맛 뛰어나고 건강 지켜주는 제천 약초음식

그린테트라 2011. 3. 15. 09:50
맛 뛰어나고 건강 지켜주는 제천 약초음식

글 / 박중곤(소설가, 「전원생활」 편집장)

 

황기닭칼국수
당귀 뿌리로 만든 승검초떡
맥반석황토구이
보약 못지 않은 약초순대
약초다식
쏘가리홍화매운탕
제천 향토음식마을
민물고기가 많은 충주호
황기도리탕을 들어 보이는 손한순씨

약초음식은 영양 외에 식품 속에 숨어 있는 약용 가치를 중요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먹으면 별도로 보약을 먹지 않더라도 건강을 증진할 수 있고 병을 물리칠 수도 있다. 제천 지역에서 맛 독특하고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는 약초음식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그곳에는 한방음식을 제공하는 향토음식마을도 있다.

충북 제천은 예로부터 ‘약초의 본향’으로 일컬어 온 곳이다. 매년 많은 양의 약초가 산출되는데다, 우리나라의 3대 약초시장 가운데 하나인 제천 약초시장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천은 석회암 사질 토양 지역이며 일교차가 큰 준고랭지여서 약초가 잘 자란다. 농가에서 매년 유기질 비료로 재배해 품질이 우수한 황기, 당귀, 천궁, 두충 등을 약초시장에 내다 판다. 충북 전지역과 강원도, 경상도의 약초들도 집하된다. 자연산 약초가 무수히 자라는 월악산(해발 1,094m)도 있어 이래저래 약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지역에는 약초를 이용한 음식도 발달했다. 농·산촌 주민들이 약초를 이용해 영양가 높고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먹어 왔으며, 약초요리를 전문적으로 개발해 보급하는 제천시 우리음식연구회도 있다. 한수면 탄지리 충주호 부근에는 한방음식을 전문으로 내는 제천 향토음식마을도 있다. 한 마디로 ‘약초음식의 메카’라 할 만한 고장이다.
제천시 우리음식연구회는 지난 1993년에 결성된 모임으로 회원이 124명이다. 이 모임은 그 동안 승검초떡 등 약초를 이용한 여러 가지 음식을 개발해 주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들이 개발한 대표적인 약초음식은 승검초떡을 비롯해 약초순대, 약초다식, 황기두부전골, 황기닭칼국수 등이다.
승검초떡은 당귀 뿌리로 만든 떡이다. ‘승검초’는 당귀의 다른 말인데,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이를 이용한 떡을 즐겨 먹었다고 연구회의 박점순 부회장은 밝힌다. 당귀 뿌리로 승검초떡을 만들 때는 특이하게 막걸리를 넣는다. 이렇게 하면 떡이 훨씬 부드럽고 독특한 맛이 난단다. 승검초떡은 향긋한 약초 향이 감돌아 나이 든 이들이 좋아한다. 고명을 화려하게 장식하면 케이크로도 손색이 없다.
약초순대는 돼지 내장에 각종 채소와 백출 등 6가지 약초액을 첨가해 익힌 음식이다. 이 음식을 먹다보면 서민 음식인 순대가 보약에 가까운 음식으로 변신한 것을 알고 감탄하게 된다. 소화 기능과 원기 회복을 돕는 데 그만이라고 한다. 약초다식은 백복령 등 6가지 약재가루가 들어가 그윽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황기닭칼국수와 황기두부전골은 각각 황기를 이용한 고품격 건강식이다.
제천 향토음식마을에는 6개의 한방음식 전문점이 있다. 이들 음식점은 충주호에서 잡은 민물고기나 소·돼지·닭·오리 고기에 각종 약초를 접목해 영양가 높고 건강에도 좋은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판다.
충주호는 ‘민물고기 밭’이다. 팔뚝만한 붕어들이 떼지어 다니는가 하면 메기, 가물치, 쏘가리 등이 어부가 쳐놓은 그물이나 낚시에 걸린다. 징거미(민물새우)도 거뭇거뭇하게 몰려다닌다. 이러한 자연산 민물고기를 쓰는 것이 이곳 음식점들의 특징이다.
주요 한방음식은 쏘가리홍화매운탕, 쏘가리송이매운탕, 한방닭도리탕, 황기도리탕, 맥반석황토구이, 한방숯불양념구이 등이 있다. 쏘가리홍화매운탕은 쏘가리에 홍화, 다시마, 민물새우, 갖은 양념을 넣고 끓여 만든다. 뼈를 튼튼히 하는 홍화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쏘가리송이매운탕은 쏘가리와 월악산에서 채취한 송이를 넣고 육수를 내기 위해 쥐눈이콩을 사용한다. 자연산 송이의 향기가 대단하다.
황기도리탕은 황기와 함께 엄나무를 베어다 넣는 게 특징이며, 한방숯불양념구이는 오향(산초가루, 회향가루, 정향가루, 팔각, 진피)을 이용해 만들어 고기의 잡스런 맛이 없고 연하다. 맥반석황토구이는 맥반석과 황토로 지은 가마에서 구워낸 돼지고기이다. 굽기 전에 황기, 숙지황, 엄나무 등을 이용해 만든 양념장에 돼지고기를 24시간 숙성시킨다.
약과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 이미 4,500년 전 중국 주나라 때는 왕이 병이 나면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의(食醫)’가 있었다. 당나라 때 들어와서는 약선(藥膳)이라 해서 요리 자체를 병의 치료에 이용하는 일도 성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산모가 산후 조리를 위해 가물치나 잉어를 고아 먹었으며, 여름날 보양을 위해 삼계탕을 즐겨 먹었다. 그러나 우리의 약초음식은 종류가 극히 제한돼 있으며,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때 제천에서 눈에 띄는 약초음식들이 잇따라 개발되고, 또 그곳에 언제든 찾아가 즐길 수 있는 한방음식들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큰 위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식품 속에 숨어 있는 약용 가치를 중시하는 제천의 약초음식들은 조상의 지혜가 깃든 생명의 먹을거리들이다. 많은 음식이 공해에 노출되어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많은 음식들이기도 하다.

제천시 우리음식연구회의 약초음식들

■ 승검초떡
○준비하기:멥쌀가루 2㎏, 소금 4큰술, 당귀 뿌리가루 3큰술, 대추고 1.7컵, 꿀 5큰술, 막걸리 2컵, 대추채 ½컵, 석이채 ½컵, 대추고는 대추를 같은 분량의 물에 넣고 삶아 으깨 체에 내린 다음 조려 만든다.
○만들기:1 멥쌀을 깨끗이 일어 충분히 불린 다음 건져 물기를 빼고 소금 2큰술을 넣어 곱게 빻는다. 2 멥쌀가루를 체에 내린다. 3 멥쌀가루에 당귀 뿌리가루, 대추고와 막걸리를 넣고 섞어 체에 내린다. 4 대추의 살을 발라 곱게 채 썰고, 석이버섯도 곱게 채 썬다. 5 김이 오른 시루에 면보를 깔고 곱게 채 썬 대추채와 석이채를 깐다. 6 ③을 넣고 고명을 얹어가며 켜켜이 안친다. 7 김이 오르면 20분간 찌고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 약초다식
○준비하기:멥쌀가루 2㎏, 소금 2큰술, 설탕물 2컵, 찐 쌀가루에 약초가루(구기자, 황기, 케일, 갈근, 용안육, 백복령) 섞은 것 약간
○만들기:1 멥쌀을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 다음 건져 소금을 넣고 곱게 빻는다. 2 준비한 약초를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려 분쇄기에 간 다음 고운 체에 내린다. 3 멥쌀가루에 설탕물을 넣어 손바닥으로 비벼 체에 내린다. 4 시루를 안쳐 김이 오르면 ③을 넣고 푹 찐다. 5 쪄낸 떡을 말려 분쇄기에 간 다음 고운 체에 내린다. 5 ④에 준비한 약초와 꿀을 넣고 눅진하도록 반죽한다. 6 밤톨 크기로 떼어 다식판에 꼭꼭 눌러박는다.
■ 약초순대
○준비하기:돼지 내장, 양배추, 통배추, 시래기, 양파, 당근, 부추, 파, 마늘, 생강, 후추, 당면, 전분, 흑설탕, 황귀·당귀·송홧가루·검정깨·백출·백년초 약간, 숙주나물, 두부, 찹쌀, 선지
○만들기:1 돼지 내장은 속을 뒤집어 밀가루와 소금을 이용해 깨끗이 씻는다. 2 선지는 체로 덩어리 피만 걸러놓는다. 3 찹쌀은 깨끗이 씻어 물에 담가 불린 다음 건져놓는다. 4 당면은 7~8시간 물에 불려 끓는 물에 데친다. 5 양배추와 통배추, 시래기는 잘게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건진 다음 물기를 꼭 짠다. 6 당근, 부추는 2㎝ 길이로 채 썰고 당면은 길게 썬다. 파는 잘게 썬다. 7 준비한 약초를 달여 즙을 낸다. 8 당면, 전분, 두부, 채소, 찹쌀, 선지를 섞어 파, 마늘, 생강, 후추, 흑설탕 등으로 양념을 하고 약초즙액을 섞는다. 9 ⑧을 내장 속에 넣고 끓는 물에 넣는다.
■ 황기닭칼국수
○준비하기:밀가루 400g, 황기가루 20g, 닭(작은 것) 3마리, 대파 2대, 마늘 10쪽, 생강 1개, 애호박 1½개, 표고버섯 6장, 달걀 2개, 소금 약간, 양념장(국간장 8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고춧가루 각 1큰술, 후춧가루 약간, 청·홍고추 각각 ½)
○만들기:1 밀가루에 황기가루와 소금을 넣고 반죽해 밀대로 밀어 0.5㎝ 두께로 썬다. 2 닭은 내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깨끗이 씻는다. 3 냄비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손질한 닭과 대파, 마늘, 생강을 분량대로 넣어 1시간 30분 정도 삶는다. 4 닭이 익으면 건져 뼈를 발라내고 살은 결대로 찢어놓는다. 5 닭 국물은 기름기를 걷어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6 애호박과 표고버섯은 채 썰고 파는 어슷하게 썬다. 7 준비한 분량의 양념을 이용해 양념장을 만든다. 8 달걀을 흰자, 노른자로 나눠 지단을 부친 다음 마름모꼴로 썬다. 9 간을 맞춘 닭 국물을 한소끔 끓인 다음 썰어놓은 국수를 넣는다. 10 국수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찢어놓은 닭고기와 애호박, 표고버섯, 파를 넣고 끓인다. 11 끓인 칼국수에 지단을 고명으로 얹어 양념장과 함께 낸다.
■ 황기두부전골
○준비하기:황기두부 1모(300g·황기를 달여 즙을 만든 다음 불린 콩을 갈아 넣어 끓여 만든다), 쇠고기 150g, 무 50g, 당근 ½개, 숙주 100g, 실파 5뿌리, 양파 ½개, 미나리 50g, 표고버섯 4개, 달걀 1개, 잣 작은술, 고기 양념(간장 2큰술, 파 4큰술, 참기름 2작은술, 설탕 1큰술, 마늘 2작은술, 깨소금 2작은술)
○만들기:1 두부는 길이 3㎝, 폭 2.5㎝, 두께 0.7㎝ 크기로 썬 다음 소금을 조금 뿌려두었다가 물기가 가시면 녹말가루를 고루 묻혀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서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2 쇠고기는 100g은 채로 썰고, 50g은 곱게 다진다. 3 표고버섯은 불려 채 썬다. 4 고기 양념장을 만들어 채 썬 고기와 표고버섯, 다진 고기에 나누어 넣고 버무린다. 5 무와 당근은 5㎝ 길이로 납작하게 채 썬다. 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떼고 소금을 약간 넣은 끓는 물에 넣고 데친 다음 참기름, 소금, 후추를 넣고 무친다. 6 양파는 길이로 채 썰고 실파는 5㎝ 길이로 썬다. 7 미나리는 잎을 떼고 다듬어 끓는 물에 데친다. 8 노릇하게 지진 두부에 양념한 다진 고기를 얇게 펴고 지진 두부를 위에 덮어 가운데를 데친 미나리로 묶는다. 9 전골 냄비에 준비한 채소와 고기, ⑧을 돌려 담고 잣을 뿌린다. 10 더운 물 2컵에 간장, 소금으로 간을 맞춰 냄비에 붓고 불에 올려 끓인다. 11 재료가 익으면 달걀을 넣어 반숙으로 익힌다.

출처 : 로드넷
글쓴이 : 飛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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