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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흰머리 검게 하는 하수오와 중풍고치는 해방풍

그린테트라 2011. 3. 15. 09:41
흰머리 검게 하는 하수오와 중풍고치는 해방풍

글ㆍ사진/최진규(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장)

 

하수오 뿌리
하수오 꽃(왼쪽)과 줄기(오른쪽). 하수오는 우리말로 큰조롱 또는 은조롱이라 하며, 황해도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새박덩굴이라고 한다.
위령선. 너무 흔하여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잘 활용하면 관절염과 신경통, 근육통, 중풍 등에 신통한 효엄이 있다.
해방풍. 높이 30∼40cm쯤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술로 담가 먹으면 오래된 중풍을 고칠 수 있다.
적하오수 뿌리. 하수오는 옛날부터 산삼과 견줄만한 영약으로 알려져 있다

산 속에 반달모양으로 휘어 들어간 푸른 호수가 있고, 호수의 하얀 물결이 해묵은 숲으로 둘러싸인 절간의 돌 축대에 부딪혀 철썩거린다. 호수의 양쪽으로는 수백길을 깎아지른 바위 벼랑. 벼랑 틈에는 기묘하게 뒤틀린 늙은 소나무들이 바위를 부둥켜 안고 춤을 추는 듯하고, 까마득한 절벽꼭대기에 암자가 날아갈 듯 매달려 있다. 산과 호수와 숲, 그리고 고색 창연한 절간 건물들이 한데 어울려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한 폭의 산수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 바로 운제산 오어사 일대의 경치다.
일연(一然) 스님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운제산(雲梯山) 오어사(吾魚寺)의 유래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혜공(惠空) 스님이 늘그막에 항사사(恒沙寺)에 머무르고 있을 때, 원효 스님이 불경에 대한 책을 저술하면서 여러 번 혜공 스님한테 와서 묻기도 하고 담론도 나누고 서로 농담을 하면서 즐기기도 했다. 어느날, 혜공과 원효가 개울가에서 물고기와 새우를 잡아먹고 돌 위에 똥을 누었다. 혜공이 원효가 눈 똥을 가리키며 익살을 부렸다.
“네가 눈 똥은 내가 잡은 고기다.”
그 뒤로 항사사라고 부르던 절 이름을 ‘나 오(吾)’자에 ‘고기 어(魚)’자를 써서 오어사라고 불렀다. 혜공 스님은 늘 조그마한 절에 기거하면서 늘 미친 사람처럼 행동을 했고, 술에 취하면 삼태기를 걸머지고 저잣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기를 예사로 하니 사람들이 그를 삼태기화상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는 물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도 옷이 젖지 않는 등 신령스런 행적이 많았으며, 마지막에 허공에 떠 있는 채로 입적했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숱하게 많은 절 이름이 나오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절은 이 오어사 말고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곳 자장암 부근의 바위들은 수행을 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옛날 이 곳에서 원효(元曉), 자장(慈藏), 의상(義湘), 혜공의 네 스님이 수행을 하다가 먼저 의상이 한 소식을 얻어 떠났고, 혜공은 갖가지 이적을 남기다가 공중에서 죽었으며, 원효와 자장이 각각 원효암과 자장암에 떨어져 살면서 보고 싶으면 바람과 구름을 타고 산을 넘어 다니며 만났다고 한다. 후세에 원효대사와 자장율사가 구름을 사다리 삼아 타고 다닌 곳이라 하여 산 이름을 운제산이라고 불렀다. 원효암과 자장암은 서로 1km쯤 떨어진 곳에 있다.

산삼과 견줄 만한 선약 하수오

원효암 뒤로 운제산을 오르면서 약초를 관찰했다. 어느 산인들 약초 없는 산이 있으며 어떤 풀인들 약초 아닌 것이 있으랴. 하물며 도통한 스님들이 수도하던 산이니 발에 채이는 솔뿌리 하나라도 영험하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산으로 오르는 오솔길 옆에는 쥐똥 같은 열매가 달린 남정목, 껍질을 물에 담그면 물이 푸르게 되는 쇠물푸레나무, 태우면 재가 노랗게 되는 노린재나무, 줄기 가운데 노랗게 박힌 심이 국수 같은 국수나무, 오리나무 사촌인 물갬나무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고, 자장암 부근의 험한 바위벼랑에는 부처님의 손길처럼 자비로운 약효를 지니고 있다는 부처손과 고사리 무리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그 아래 골짜기에는 술독을 푸는 호깨나무, 약효가 번개처럼 빠르게 나타난다는 위령선, 소의 무릎을 닮아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쇠무릎지기 같은 것들이 흔했다. 그러나 운제산에서의 제일 큰 수확은 자장암 아래 골짜기에서 수십년 묵은 하수오를 여러 뿌리 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수오는 옛날부터 산삼과 견줄만한 영약(靈藥)으로 알려져 있다. 하수오를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수백년을 살았다거나, 또는 하수오가 동자의 모습으로 둔갑하기도 한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하수오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 경상도 어느 깊은 산골에 오래 사는 노인이 하나 있었는데 아무도 그 노인의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몰랐다. 얼굴은 잘 익은 대추처럼 붉고 귀와 눈이 젊은이보다 밝았으며 살결이 옥처럼 맑았다.
어느날, 이 산골에 풍수쟁이 하나가 찾아왔다. 이 사람은 풍수지리에 달통하여 땅 속에 무슨 보물이 있는지, 또 어떤 곳에 묘를 쓰면 자손이 복을 받는지를 귀신같이 아는 사람이었다. 이 풍수쟁이가 이 노인의 집 앞을 지나다가 노인의 집 안에 무언가 큰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집 안에 들어가서 살펴보니 살림이 찢어지게 가난하여 보물 같은 것은 있을 것 같지 않고, 다만 찌그러진 침상 위에 목침 하나만 덩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목침을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사람의 모습과 흡사했다. 풍수쟁이가 보기에 이 목침에 무슨 비밀이 있을 것 같았다. 풍수쟁이는 노인한테 물었다.
“어르신네, 왜 저렇게 딱딱한 목침을 베고 주무십니까? 배겨서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아니오. 습관이 돼서 괜찮소.”
“어르신네, 저 목침이 어디서 났습니까? 사용하신지 오래 되셨습니까?”
“오래 전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눈에 띄어 별 생각 없이 가져와 베개로 삼은 것이라서 얼마나 됐는지 기억이 안 나오.”
풍수쟁이는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뻤다. 그 목침이 보통 나무토막이 아니라 천년 이상 묵은 하수오라는 것을 눈치챘던 것이다. 노인은 그것을 베고 자기 때문에 오래 살고 기력이 왕성할 수 있었다.
“노인장, 연세도 많으신데 딱딱한 목침을 베고 주무셔야 되겠습니까? 제가 내일 가볍고 푹신푹신한 베개를 하나 갖다 드리리다.”
“고맙소.”
그 뒤 여러 날이 지나도 노인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집으로 찾아가 보았더니 노인은 이미 죽어 있었는데, 침대머리에 푹신한 베개 하나와 은전 몇 닢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하수오는 우리말로는 큰조롱, 또는 은조롱이라고 하며 황해도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새박덩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줄기는 1~3m쯤 자라고 뿌리는 원기둥 혹은 저울추 모양으로 구슬처럼 이어져 달린다. 뿌리의 겉은 누런빛이 도는 갈색이고 속은 흰빛인데 단단하고 약간 특이한 냄새가 난다. 맛은 약간 쓰면서도 떫다. 잘 씹어보면 밤맛, 고구마맛, 배추뿌리맛이 섞여 있다. 재배한 것은 별로 효과가 없고 반드시 우리 땅에서 자란 야생 하수오라야 좋은 효험이 있다.
하수오는 신장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정력을 높이고 머리칼을 검게 하며 오래 살게 하는
약초로 이름이 높다. 간장의 기능을 좋게 하여 피곤함을 없애고, 살결을 곱게 하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여 신경쇠약이나 불면증 같은 데에도 효과가 있다.
조혈작용이 뛰어나 빈혈치료에도 좋고 여성의 생리불순, 자궁염, 만성변비 등에도 두루두루 널리 쓰인다. 중국 사람들은 하수오를 인삼, 구기자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긴다.
하수오는 약성이 온화하여 쓰임새가 넓다. 피를 토하거나 피를 많이 흘려 뇌빈혈이거나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낳아 피가 부족할 때, 갖가지 만성병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때에 좋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므로 신경쇠약 치료에도 효험이 크다. 또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신장기능을 세게 한다.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체력을 늘려 준다. 오랜 병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나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플 때 겨우살이나 속단 등과 같이 쓰면 좋다. 남성의 성기능 감퇴, 조루, 유정, 등에도 효력이 있으며, 여성의 생리불순을 치료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하수오는 부작용 없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현저한 효능이 있어, 한 실험에 따르면 80% 이상이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하수오는 희어진 머리칼을 까맣게 하는데 특효가 있다. 야생 하수오 600g을 잘게 썰어 좋은 토종꿀 속에 3개월쯤 담가 두었다가 한 번에 양껏 먹는다. 먹고 나면 대개 약효에 취해 쓰러져 몇 시간쯤 잠을 자게 되는데 이틀이나 사흘동안 자는 사람도 있다. 깨어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힘이 솟으며 오래 지나지 않아 머리칼이 까맣게 자라 나온다. 이 방법으로 흰 머리칼이 까마귀처럼 된 사람이 적지 않다.
중국 청나라 말기에 요녕성 천산(千山)에 살았던 이름난 도사(道士)이자 무술의 대가인 갈월담(葛月潭)은 일생동안 하수오를 즐겨 먹었는데, 114세로 죽을 때까지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웠고,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았으며 기억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갈월담은 천산에 있는 유서 깊은 도교 사원인 무량관(無量觀)의 지도자로 무술과 지략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아 그의 제자 중에는 이름난 의적(義賊)들이 많았다.

번개처럼 통증 멎게 하는 위령선

운제산에는 위령선이 흔하다. 특히 계곡가에는 수십년을 묵어 줄기가 팔뚝만큼 굵은 것도 드물지 않다. 위령선은 너무 흔하여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지만 잘 활용하면 관절염과 신경통, 근육통, 중풍 등에 신통한 효험이 있는 약초다.
위령선은 미나리아재비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우리말로는 사위질빵이라고 부른다. 줄기와 뿌리를 약으로 쓰며 비슷한 식물인 으아리나 할미밀빵을 위령선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걸음을 걷지 못하던 사람이 아침에 먹고 저녁에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할만큼 약효가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위령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중국의 하남성 복우산에 한 금실이 좋은 부부가 살았다. 어느날 남편이 늦도록 일을 하고 나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집 앞의 돌계단에 누워 잠이 들었다. 아내가 늦게 마중을 나오다가 남편을 발견하고 깨웠더니 이미 남편은 중풍을 맞아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했다. 아내는 의원을 모셔 와서 치료를 받게 하고 10년 동안을 정성스럽게 간호를 했지만 남편의 병은 더 심해져서 혼자서는 돌아눕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다.
아내는 남편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끝에 남편이 누운 침대를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가에 내놓고 옆에 앉아서 큰 소리로 외쳤다. “누구든지 이 사람의 병을 고쳐 주십시오.” 지나가던 사람이 모두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혀를 끌끌 찼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을 때 지팡이를 짚고 보따리를 둘러 맨 한 노인이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이 사람의 병은 풍습(風濕)으로 인한 중풍인데 내가 고칠 수 있소.”
노인은 산으로 가서 어떤 덩굴의 뿌리를 캐서 술에 담갔다가 끓여 환자한테 먹이고, 또 가루를 내어 식초와 반죽하여 관절을 싸매 주었다. 며칠 안 되어 환자는 팔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하고 몇 달 뒤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병을 고치고 나서 노인이 떠나려 할 때 아내가 말했다.
“어르신네, 남편의 병을 고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신기한 약초의 이름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약초는 본래 이름이 없으니 위령선이라고 부르도록 하십시오. 위(威)는 강하다는 뜻이고, 영선(靈仙)은 효력이 신선과 같이 영험하다는 뜻이지요.”
위령선은 신경통, 안면신경마비, 중풍, 편두통, 근육마비, 류마티스 관절염, 허리가 아픈 데, 통풍, 손발이 마비된데 등에 두루 좋은 효험이 있다. 특히, 몸 속의 바람기를 내보내고 습기를 없애며 경락을 통하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매우 빠르다. 신경통과 관절염, 요통, 타박상 등에 접골목과 함께 쓰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이뇨작용도 뛰어나 신장염으로 인한 부종에도 잘 듣는다. 그러나 독성이 약간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쓰면 안된다.

해방풍 막걸리로 중풍을 고친 사연

이튿날 아침,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 생김새를 한 우리 나라 땅에서 그 꼬리 끝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구룡반도에서 약초를 관찰했다. 무릇 호랑이를 비롯한 네발 달린 뭇 짐승들은 그 꼬리부분에 엄청난 힘이 감추어져 있기 마련이니, 이 땅의 꼬리 끝 부분에도 무언가 특별한 기운이 숨겨져 있지 않겠으며, 그 기운을 모아들인 신령한 약초가 자라고 있지 않겠는가.
구룡반도의 끝은 온통 수십길을 깎아지른 바위벼랑 천지였다. 마치 용의 몸통처럼 줄기가 구부러진 해송과 올곧은 시누대가 시원스럽게 자란 바닷가 절벽에 수십년 묵어 팔뚝만큼 굵은 뿌리가 드러난 해방풍(海防風)이 눈향나무, 보리장나무 같은 것들과 함께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었다. 모진 추위와 세찬 바람 속에서도 잎이 파랗게 살아 있는 것이 신기했다. 해방풍은 이름 그대로 중풍을 막아 주고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데 탁월한 효력이 있는 약초로, 예로부터 바로 이곳 구룡반도의 바위벼랑에서 소금기를 머금은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것이 단연 약효가 으뜸인 것으로 비밀리에 전해 왔다.
해방풍은 미나리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바닷가 부근의 모래밭이나 바위절벽에 붙어서 자란다. 겨울철에도 잎이 시들지 않으며 갯방풍, 또는 빈방풍이라고도 하며, 잎이나 뿌리를 나물로 무쳐서 먹기도 한다. 높이 30~40cm쯤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잎은 두 번 세 개로 갈라지며 쪽잎은 타원형이다. 전체에서 특이한 향기가 나며, 여름철에 흰색의 작은 꽃이 모여서 피고 가을에 날개가 붙은 타원형의 납작한 열매가 달린다.
해방풍을 술로 담가서 먹으면 오래된 중풍을 고칠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화가 있다. 20년쯤 전에 제주도에 살던 어떤 사람이 중풍으로 쓰러져 3년동안을 사지가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했다. 사방으로 치료방법을 찾던 중에 한 이웃 사람이 옛날 의원 노릇을 하던 할아버지가 가르쳐 준 처방이라면서 한의학에서 보약으로 흔히 쓰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을 달인 물에 해방풍을 달인 물을 합쳐서 막걸리를 담가서 먹으면 효험을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람을 시켜 해방풍을 캐 오게 하여 막걸리를 담가서 날마다 취할 만큼 마셨다. 과연 해방풍 막걸리는 마비된 몸을 푸는데 뛰어난 효험이 있어서 몇 달 지나지 않아 중풍이 깨끗하게 나았다.
해방풍으로 담근 막걸리는 맛이 기막히게 좋았고 취하도록 마셔도 숙취가 없었으며, 해방풍 막걸리를 마시고 나서 다른 술을 마시면 이상하게도 술이 말끔하게 깨는 것이었다. 이 막걸리는 중풍 뿐만 아니라 기침, 기관지염, 폐결핵, 심장병, 관절염, 요통, 신경통 등에도 두루 좋은 효험이 있었다. 그는 이웃의 몇몇 중풍환자와 기침환자를 이 막걸리로 고쳐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명의로 소문이 나고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해방풍을 밭에 심어 막걸리를 담그는 한편 여러 종교의 교리를 혼합하여 종교를 하나 만들고 교주가 되었다. 지금 그는 수천명의 신도를 거느리고 있으며, 신도들한테 해방풍 막걸리를 팔아 돈을 많이 벌었다. 해방풍의 약효로 말미암아 새로운 종교가 하나 생겨났으니 해방풍이야말로 진짜 위대한 약초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해방풍을 다른 이름으로 북사삼(北沙蔘)이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 흔히 쓰는 방풍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해방풍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방풍은 한의학에서 두통, 중풍, 감기, 뼈마디가 아픈데, 땀을 나게 하는데 등에 널리 쓰며 해방풍보다 약효가 형편없이 낮다.
전라남도 강진군의 한적한 농촌마을에 은거하는 민간의학자 김명식 옹은 정신병, 간질, 폐암, 불임증, 관절염, 중풍, 소아마비, 나병 등을 약초를 써서 귀신같이 고치는 숨은 명의다. 그는 중풍, 무릎관절염, 나병 등을 치료할 때 반드시 해방풍을 쓴다. 그러나 해방풍은 재배하는 곳도 없고 자생하는 것도 드물어 구하기가 지극히 어렵다고 하였다. 그는 옛 의학책에 방풍으로 적혀 있는 것은 모두 해방풍을 쓰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방풍을 쓰면 별 효과가 없지만 해방풍을 쓰면 틀림없이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방풍 뿌리는 폐를 튼튼하게 하는데 특효가 있다. 폐결핵, 폐염, 기관지염, 가래, 기침 등 모든 호흡기 질병에 뛰어난 효력을 발휘한다. 감기로 인해 열이 날 때, 머리가 아플 때, 구안와사로 얼굴 한쪽이 마비되었을 때 등에도 효과가 좋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뿌리를 캐서 대나무칼로 겉껍질을 벗겨 말린 다음 잘게 썰어 불에 살짝 볶아서 약으로 쓴다. 이것을 하루 30g쯤을 물 한 되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폐결핵이나 기관지염에 꾸준히 마시면 틀림없이 큰 효험을 볼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나 가벼운 중풍도 오래 마시면 반드시 풀린다.
우리 땅의 동쪽 끝 바위벼랑에서 날마다 아침 첫 햇살을 함뿍 받으며 자라는 해방풍은 하늘이 우리 겨레한테 준 또 하나의 신령한 보물이다.
문의 : 02-720-4420~1

출처 : 로드넷
글쓴이 : 飛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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