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받은 은혜 냉면으로 갚아요"한국일보 | 입력 2009.06.23 03:49 제1호 탈북자 자활공동체 '백두식품' 서울 마포구청에 2500인분 기증
↑ 국내 1호 탈북자 자활공동체 기업인 ㈜백두식품의 이춘삼 대표가 18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 공장에서 북한산 느릅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냉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웰빙 냉면'으로 입 소문을 타고 있는 북한산 느릅으로 만든 냉면이다. 짙은 갈색의 먹음직스런 면발은 역시 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진국 육수와 함께 전국 식당의 손님 밥상에는 물론, 한 끼가 아쉬운 소외된 이웃들의 밥상에도 오른다. 탈북자 11명을 포함 직원 42명에 연 매출 15억원을 웃도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서울 마포구청을 방문, 2,500인분의 냉면을 기증한다.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세심하게 제작 공정을 살피던 이 대표는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일 뿐"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부친(78)의 출신성분 때문에 시달리다 2002년 부모, 형제 등 일가족 7명과 함께 탈북해 중국을 거쳐 남한에 왔다. 남한에 정착했다. 많지 않았다. "북한과 관련된 사업아이템을 찾아봤는데 생각해낸 제품들은 이미 시중에 진을 치고 있었죠. 어느 날 북한에서 먹던 '느릅' 생각을 하다가 무릎을 쳤어요. 느릅 냉면이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재료를 손질하는데 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성이 담긴 음식인데, 느릅은 담백한 맛에 소화도 잘 된다. 이 대표는 여기에다 인공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으면 분명 인기를 끌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마케팅 등 사업에 문외한이다 보니 시련이 적지 않았다. 영업도 안 되는데 각종 세금 납부 독촉을 당하고, 하는 수 없이 채용한 전문 경영인은 회사공금을 빼돌려 잠적하기도 했다. 작업이 더뎠어요. '아, 나도 저랬구나. 일을 찾아서 하는 남한 사람들 보면서 나부터 달라져야겠다' 자연스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탈북자에 대해 선입견을 가졌던 남쪽 출신 직원들도 달라졌다. 기계, 냉동 차량 등을 지원,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2007년엔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정을 받아 법인세 50% 감면, 1인당 인건비 83만원 지원 등 혜택을 받고 있다. 길들여져 처음에는 "맛이 없다"고 외면하던 사람들이 깔끔하고 개운한 뒷맛에 끌려 하나 둘 다시 찾으면서 입 소문이 퍼졌다. 찐빵은 김포지역 70여곳 학교에 급식 메뉴로 공급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백두식품은 현재 3곳에 직영 냉면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전국 13곳의 대리점을 통해 식당에 냉면 제품들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에 냉면 500인분 후원을 시작으로 노인복지센터 등 각종 복지관과 새터민자립지원센터를 방문해 모두 1만7,200인분의 냉면과 찐빵을 나눠줬다. 국군포로였던 부친이 납북 전 근무한 모 부대도 1년에 한, 두차례 찾아 음식을 전한다.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가 한여름 냉면 맛처럼 시원하게 소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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