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스크랩] 성공한 귀농인 시리즈 <1> 퇴직 후 된장,고추장 제조로 승부한 이재근씨

그린테트라 2008. 8. 23. 18:43

  

 

꿈은 이루어진다...

귀농을 꿈꾸는 울 회원 여러분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좋은 사례를 시리즈로 올리려 합니다. 목표가 정확해야  시행착오를 줄일수있고 또한 여러 변수들에 대응할수있는 기준이 생기기에 반드시 우리 회원님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걱정스러운것은 울 회원님들께서  이분들이 성공하기까지 힘들게 흘린 땀방울들과  고통과 수고와 실패들은 생각지 않고 막연한 장미빛 성공만을 바라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게 됩니다. 

귀농사모 회원님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한분도 안계시리라 믿고 천천히 성공 귀농을 향해 출발...

 

[성공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자만이 가질수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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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찾고 돈 벌고… 시골이 준 선물


퇴직 후 이렇게 살고 있다|장 담그는 이재근씨 부부


의사 권유로 시골행… “장맛 좋다” 주변 격려로 사업 시작, 직장 다닐 때보다 수입 많아

 

▲ 이재근·고정자씨 부부가 장독대에서 퍼낸 된장을 항아리에 옮겨 담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남풍리 하남마을. 마을 어귀에 붙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종원이네집’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따라 500m 정도를 더 들어갔다.

 

마침내 도착한 집엔 벽돌로 쌓은 담장 대신 줄지어 심어진 나무가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먼데까지 오셨는데 식사부터 하시죠. 저희 집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맛이 끝내줍니다.”

 

은퇴 후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장을 담가 판매하고 있는 이재근(62)씨. 부리부리한 눈매가 인상적이었다.

피부는 평생 햇볕을 등에 업고 산 사람마냥 검은빛이었다.

이씨는 이곳에서 부인과 함께 주력상품인 된장을 비롯해 각종 장을 담가 판매하고 있다.

 

집 마당 한쪽에는 크고 작은 항아리가 300개쯤 놓여 있다.

1년동안 만들어내는 된장이 콩으로 40~50가마 정도. 콩 한 가마니로 된장을 만들면 보통 120㎏ 정도 나온다고 하니 1년 된장 생산량이 5~6톤 정도 되는 셈이다.

고추장은 500㎏ 정도 만든다. 3년 전부터는 식품공학박사인 셋째딸의 도움을 받아 냄새나지 않는 가루 청국장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지금은 이거 팔아서 나오는 수입이 직장 나오기 전에 받던 연봉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직장을 나오기 전에 받았던 연봉이 60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이씨는 1996년 정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30년 가까이 다니던 한국유리공업을 나왔다.

지병인 관절염과 고혈압이 점점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공기 좋은 곳에서 살면 병이 나아질 것”이라는 의사의 권유가 있긴 했지만 시골에 정착하기까지에는 여러가지 고민이 뒤따랐다.

자신은 예전부터 시골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아직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두 딸과 아들이 있었다.

또 평생 도시생활만 해왔던 아내도 시골행을 내켜하지 않았다.

 

“처음엔 정말 오기 싫었죠. 그래서 다시 돌아갈 생각으로 서울에 있는 집도 안 팔고 왔어요.

그래도 가장이 건강이 안 좋은데 어떡하겠어요.

그게 젤 중요한 문제잖아요.” 부인 고정자(59)씨의 말이다.

 

이씨는 직장을 그만둔 뒤 8개월 동안 정착할 땅을 찾기 위해 전국을 헤맸다.

결국 야트막한 야산에 위치한 현재의 자리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씨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공기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800평 땅을 사는 데 2500만원, 집을 짓는 데 50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이곳도 땅값이 예전보다 많이 올랐다.

 

이씨 부부는 처음부터 장을 담가 팔 생각은 아니었다.

“남편이 퇴직할 때까지 모아놓은 돈이 좀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IMF 전이라 은행이자만 월 200만원 이상은 나왔죠.

생활비로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그래서 따로 돈벌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했죠.” 부인 고씨가 설명했다.

 

 

▲ 이재근씨는 배추, 무, 상추, 고추도 재배하고 있다.

이씨가 몸이 좋지않다 보니 주변 친지들이 이씨 부부를 만나기 위해 직접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다.

이때 이 집 장맛을 본 사람들이 “집에서만 해먹을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팔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부인 고씨는 서울에 살 때부터 장은 집에서 직접 담가먹었다고 한다.

이곳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돈 벌 생각도 없고 귀찮기도 해서 안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희 집에서 장을 얻어간 사람이 주위 사람들한테도 나눠줬나봐요.

한번 맛을 본 사람들이 자기들한테 팔라고 한 거예요. 할 수 없이 알음알음 조금씩 팔기 시작했죠.”

 

처음엔 그야말로 용돈벌이 수준이었다.

차츰 장을 담가놓은 항아리가 수십 개에서 백 단위로 넘어가다가 2003년 1월부터 사업자등록을 내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때 맞춰 불어닥친 웰빙 열풍 덕분에 시골에서 직접 담그는 장에 대한 수요는 늘어갈 것으로 보였다.

상표이름은 막둥이인 아들 이름을 따서 ‘종원이네’로 정했다.

주문은 대부분 전화로 받고 배달은 택배로 한다.

 

2㎏을 기본으로 해서 5㎏이 넘으면 이씨쪽에서 부담하고 그 이하면 고객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된장이 1㎏에 1만원, 고추장은 1만5000원이다.

작년 11월부터는 결혼한 큰 딸의 권유로 인터넷 사이트(www.chamjang.co.kr)를 열고 상표도 ‘참좋은 장’으로 바꿨다.

 

집 뒤편으로 돌아가자 황톳집이 나왔다.

집 앞에는 나무장작이 2m가 훌쩍 넘는 높이로 쌓여있었다.

황톳집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무쇠 가마솥 네 개가 옛날식 부엌에 놓여있었다.

 

“11월이 시작되는 이맘때부터 이 솥에다 메주를 쑤기 시작합니다.

어제 오셨으면 메주 매달아놓는 걸 보실 수 있었을 텐데….” 집앞에 쌓여있던 장작은 메주를 쑬 때 사용할 땔감이었다.

 

황톳집은 이씨가 1년 동안 손수 지었다.

지붕을 올릴 때만 사람 2명을 고용했을 뿐이라고 한다.

예전에 집을 지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서울에서 살면서 언제 이런 일을 했겠어요.

다 여기 와서 책 보고 여기저기 물어서 익힌 거지”라고 대답했다.

 

농사도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자신의 밭에 배추, 상추, 고추, 마늘 등을 재배한다. 팔기 위한 것은 아니고 두 부부가 먹고, 남는 것은 서울에 있는 친지나 단골고객에게 조금씩 나누어준다고 한다.

“처음엔 동네 사람들이 농사하는 걸 어깨너머로 보면서 익혔죠.

책을 사다가 연구도 하고요. 간단한 노하우를 몰라서 고생도 많이 했어요.

처음 고추를 심는데, 비닐을 안 깔고 심었더니 여기저기 풀이 자라는 거예요. 장마때는 정말 하루에 담뱃갑만하게 자라는 것 같더라니까요.”

 

이씨는 “사람들이 귀농을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늦어도 50대 초반엔 와야 적응하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늙으면 시골에나 가서 살아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하는데 잠깐 있는 거야 좋지만 여기 와서 직접 사는 건 다른 문제예요.

많은 생각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장사처럼 금방 수익이 나는 게 아니라 1년이 지나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어떤 농작물을 재배할지 계획을 세워서 신중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부인 고씨도 한마디 했다. “서울 살다가 여기 오면 TV가 문화생활의 전부예요. 신문은 조간을 석간으로 받아보고 석간을 조간으로 받아봐요.

저도 처음 몇 년 동안은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항상 하면서 살았어요.

이제 온 지 10년이 다 돼가고 나이도 육십이 되니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터뷰 때문에 마늘 심는 일을 내일로 미루게 됐다”는 이씨가 밭에 심을 마늘을 손으로 매만지면서 말했다.

“1년에 두어 달 메주쑤고 장 담글 때는 정말 몸이 힘들어요. 그래도 우리집 장이 맛있다고 편지까지 보내주는 사람이 있어서 서울 생활에서는 맛보지 못한 보람을 느낍니다.”

출처 : [Daum우수카페]귀농사모
글쓴이 : 수주팔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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