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크랩] 중국 자연농업 기행

그린테트라 2007. 6. 19. 18:52
중국 자연농업 기행
길림성 연변에는 자연농업연구소가 있으며 3년 정도 전부터 자연농업을 실시하기 시작한 곳이다.
운영자
이번에 중국에서 조사한 곳은 길림성 연변과 협서성 양현의 2개소이다. 길림성 연변에는 자연농업연구소가 있으며 3년 정도 전부터 자연농업을 실시하기 시작한 곳이다. 작년의 한 일 중 수도작 교류회 때도 이 지역에서 3명이 일본에 와서 연구성과를 발표하였다.

그 중에서도 도문시 농업기술 보급센터의 소장인 김길수 씨의 초소식(草小植) 이앙에 의한 냉해대책의 성과가 참가자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다. 또한 협서성 양현은 중국에서 유일한 따오기의 자생지이다. 따오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중국정부에 의해서 농약이나 화학비료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끝없이 늘어선 ‘병목식 재배’

먼저 방문한 곳은 길림성 연변. 여기는 길림성 남부로 북조선과의 국경지대. 역사적으로 조선족이 많이(약 70%) 살고 있으며 연변 조선족 자치구를 형성하고 있다. 연변의 중심도시인 연길시에서 버스로 약 1시간. 차창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논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놀라웠던 것은 이들 논에 거의가 ‘병목식 재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의 한·일·중 수도작 교류회에서의 발표시 연변지역의 70%가 실시하고 있다고 들었으나 실제로 보니 장관이었다.

병목식 재배는 태양광선이나 바람이 잘 통해서 좋다는 것으로 일본에서도 보급된 시기가 있었던 것인데 이앙기의 보급에 따라서 없어져 버린 기술이라고 한다. 김길수 씨가 벼 다수확기술로 연구한 결과 냉해에 강하다는 것이 판명되어 연변지역에 순식간에 확대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횡으로는 50㎝와 30㎝를 교대로 간격을 띄우고 종으로는 12∼15㎝ 간격으로 이앙 한다. 평당으로는 60∼67주식이 된다.

이 곳 연변은 동북 3성 중에서도 특히 냉해를 받기 쉬운 지역이다. 3∼5년에 한 번은 냉해가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수량은 반에서 심할 때는 1/4 이하로 떨어져 버린다. 그러나 이 병목식 재배 논에서는 심해도 20% 감소 정도의 피해만 받는다. 그리고 정부의 보조도 있어서 순식간에 널리 보급되었다.


급속도로 확대되는 자연농업

제일 먼저 본 것은 용정시 동성용진해삼촌의 한석봉 씨의 포장이다. 작년에 한·일·중 수도작 교류회로 일본에 왔던 여명농민대학의 북방자연농업연구소의 부소장인 채천일 씨가 안내해 주었다. 여기서는 네 집의 농가가 자연농업을 실천하고 있었다. 실시면적은 네 사람 합쳐서 6㏊이다. 자연농업식으로 종자처리를 하고 이앙은 5월 20일경 손 이앙으로 초 소식(병목식 재배)하였다.

비료는 토착미생물을 사용한 발효비료로 금년에는 화학비료를 50% 감소시켰다. 이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는 화학비료(요소)를 1㏊당 250∼300㎏ 시용하는 것 같다. 이것을 반을 줄였다는 것이다. 조한규 선생으로부터 그래도 또 그 반으로도 된다고 배웠다는 것이다. 기비에는 화학비료를 넣지 않았다. 인산비료를 1㏊에 200㎏ 시용하고 영양생장기에는 질소질 주체의 비료, 교대기에는 인산질 주체의 비료로 교대기 처리를 하였다.

쌀의 품종은 진부 25호라고 하는 한국의 북부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으로 식미(食味)도 양호하다. 출수는 8월 1일부터 시작하였다. 지금의 작황을 보았을 때 백미로 1㏊당 5000㎏는 수확될 것이라고 한다.
농약은 1회 6월 초(이앙 5일 후)에 제초제를 살포한 것뿐이다. 이것은 미국산 제초제로 피에 대한 대책이다. 벌레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살충제는 필요 없다고 한다.

일반농가들의 경우 농약은 3회 정도 작황을 봐 가며 살포를 하며 살균제를 살포하는 사람도 있다. 제초제도 2∼3회 살포한다. 살충제를 2회 정도 사용하며 주로 짚벌레 대책이다. 이미 이웃 사람들도 자연농업을 배워서 4㏊을 하고 있다. 금년에 자연농업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여 내년에는 170㏊로 자연농업 재배면적을 증가 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급속한 확산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견학한 논은 두둑 사이를 약간 넓게 띄워서 대조구를 설치하고 있었다. 천혜녹즙이나 한방영양제 등 자연농업 자재를 살포한 논은 살포하지 않은 논보다 초장이 4㎝정도 높았다. 수량도 많을 것이라 한다.
그 뒤 견학한 도문시 월청진수구촌에서는 100집의 농가가 완전히 촌장을 위시해서 온 마을이 자연농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화학비료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농약은 제초제를 1회만 사용하였으며 내년에는 완전 무농약으로 자연농업 재배법을 완전히 따라서 실천할 것이라고 한다.


육묘는 독특한 포트로

김길수 연구원이 개발한 것에 ‘영양포트’라고 불리는 육묘 포트가 있다.
상토에 요소 등의 영양분과 흙을 혼합한 것을 사용한다. 구멍의 깊이는 22㎜로 일본 것보다 얕고 얇은 플라스틱제이다. 그러나 4∼5년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정부가 보급을 위하여 시행한 보조정책으로 냉해에 강한 종인 ‘길육경’과 이 포트를 무료로 보조 받고 있다.

파종은 한 구멍에 2∼3립을 손 또는 기계로 하며 35∼40일 묘로 4∼4.5엽이 된다. 소식(小植)하면 통풍에 좋고 태양광선도 충분히 들어오므로 벼가 튼튼하게 자란다. 육묘 기간 중 농약은 필요 없다. 종자도 적게 소요되며 냉해방지도 된다는 것이다.

이앙은 거의 손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도문시의 포장을 견학했을 때 기계이앙과 같이 앞쪽이 옆으로 고랑이 똑같이 줄지어 있는 곳이 있어서 문의해 보았던 바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 있는 이앙기로는 병목식 이앙이 불가능하므로 사람이 손으로 이앙 한다고 한다. 즉 손 이앙과 같이 포트에서 묘를 빼내어 준비해 두고 한 사람이 기계를 운전하고 심는 쪽에 두 사람이 뒤로 보고 앉아서 손으로 심어 나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하루에 2㏊는 심는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오리농법도 시작되었다

견학시 약간 발생돼 있는 물달개비나 벗풀을 보고 “내년에는 좀 고생 되겠네요”하고 일본의 참가자가 말하였더니 “내년에는 오리를 넣을 것이니까 물달개비가 잔뜩 나와도 염려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먹이가 많은 쪽이 좋단다”고 답변했다. 중국에서도 오리농법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 한 곳을 안내 받았다.

금년에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설비는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울타리가 낮아서 이것으로 소동물로 부터의 피해는 없었는지 걱정이 되었으나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제초는 잘 되었으며 벌레도 잡아먹는다.

무엇보다 중국 현지에서도 무 농약이라는 것으로 인기가 높아 오리 쌀은 일반미보다 20%나 높은 가격으로 팔린다. 이미 예약이 다 되어 있다는 것이다. 금년에 한방영양제 등의 자재는 사용했다. 작년에도 소식재배를 했으나 금년이 성적이 더욱 좋다. 내년에는 비료를 더 감소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도 안전한 식품을 구하는 소비자가 증가되고 있어서 정부도 소위 ‘녹색식품’ (유기 농산물)의 생산을 증대시키는 정책을 시작하였다. 북경의 슈퍼에서는 유기 농산물로 표시하여 판매하는 곳이 증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눈앞에 북조선의 땅이

연변지역은 북조선과 국경을 사이에 끼고 접하고 있다. 그 국경은 두만강이라는 강으로 되어 있고 도문시에서 다리를 건너서 부분적으로 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강의 이쪽에서 북조선의 작고 높은 산들이 보인다. 산은 정상까지 개간되어 옥수수 등이 재배되고 있다. 평지는 벼인 것 같다.

사람 모습도 보인다. 큰 소리를 지르면 들릴 것 같은 거리이다. 한국에서 온 분들과 그 광경을 바라보며 북조선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 보았다. 소식재배 기술은 이미 정부를 통해서 북조선에도 소개돼 있다고 한다. 그 곳에도 냉해는 심각할 것이다. 남북이 통일될 날이 언제인지 모르겠으나 농업을 통한 교류가 이루어질 날이 머지않을지 모른다. 그런 뜻에서도 이 한·일·중 교류의 의미는 크다고 생각된다.


따오기의 마을 협서성 양현에서

북경에서 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옛날 수도인 서안까지 비행기로 2시간. 서안에서는 진령산맥을 천천히 돌면서 남하하는 침대열차를 타고 약 12시간 한중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가서 따오기의 마을 양현에 도착했다.

양현에 도착하여 놀란 것은 일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들과 산이 있는지대라는 것이다. 일본을 떠나기 전에 지도를 보고 험한 산골에 들어가 있는 곳으로 상상하였다. 여하튼 따오기가 자생하고 있는 곳이니까 최후의 낙원과 같은 곳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근 지역인 한중도 인구 362만 인의 대도시라고 듣고 놀랐으며 거기서 불과 2시간의 양현도 인구가 48만 인이나 되고 거리에서 가까운 전원지대에 따오기가 살고 있다.

집을 짓고 있는 곳은 약간 산 쪽이라고 듣고 있었으나 냇가나 논으로 먹이를 먹으러 오거나 놀러오거나 해서 눈앞에 펼쳐지는 마을이 따오기의 서식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과 너무 흡사한 지역적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이제 따오기를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무언가 특별한 것 예컨대 일본의 벼농사지대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여 찾아보았으나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

단지 쌀알이 장립종임으로 초장이 높고 잎의 생육이 왕성하며 이삭도 큰 것이 다르다. 뒤에 이것이 인디카와 쟈포니카를 교배한 품종이라는 것을 알았다. 특산물로서 흑미도 재배하고 있었다.


유씨(30세)의 이야기

부락의 집하장과 같은 곳에서 농민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여기는 130세대가 사는 부락. 재배면적은 200무우(약 14정보). 벼와 밀 외에는 판매작물로서 배도 재배하고 있었다. 밭에는 옥수수, 대두, 채소류도 재배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자가 소비용이다.
밀을 5월 하순에 수확하고 이앙을 한다. 수확은 10월. 벼의 생산량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낮다. 350∼400㎏ 정도이며 250㎏밖에 수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비료는 돈분, 인분 등의 유기질 비료이며 농가에서는 모두 돼지나 소를 기르고 있다. 닭은 자가용으로 10마리 정도 기르고 있다.
화학비료는 옛날에는 사용했으나 1981년 따오기가 발견되고 다음해부터 보호를 목적으로 농약과 함께 금지되었다. 옛날에는 살충제도 사용하였다.(중국에서 살균제는 1985년 이후에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므로 당시에는 없었다). 제초는 손으로 3회 정도 한다. 화학비료는 금지. 돈분, 인분을 유기질비료로 사용한다.

아버지 대에서 시작하여 이미 20년 가까이 되며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미꾸라지를 비롯한 각종 민물고기가 증가되었다. 이런 규제는 논뿐만 아니고 밭도 마찬가지다.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보상은 특별히 없다 그저 세금 면에서 우대해 주거나 관개용수의 정비를 해 주거나 한다. 농업 이외에도 숲 속의 나무를 잘라서는 안 된다. 축제 때 폭죽을 터트리는 등 큰 소리를 내어서도 안 되는 등의 규제가 있다.

따오기의 보호에 관해서는 농림성이 아니고 임야청의 관할로 되어 있으므로 농가의 입장에서 보상해 주는 제도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유씨들의 마을 사람의 표정은 밝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자기들이 따오기의 고향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느끼는 표정이다. 오기 전에는 정부의 규제에 할 수 없이 따르고 있는 농가를 상상하였으나 그렇지 않았다. 금후 일·중의 교류가 진행되면 수량의 문제나 노력이 적게 드는 제초기술 등을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왜 양현에 따오기가 남아 있는지 따오기 보호센터의 왕씨에게 물어 보았다. 먼저 큰 나무가 있다는 것. 다음에 겨울에 논에 물이 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는 따오기가 집을 짓고 있는 구역이 출입금지 구역으로 되어 있있다.

또 여기서는 물대기가 나쁘고 밀을 재배하지 않는 논은 겨울에 가능한 한 물을 넣어 두고 있다. 적은 양의 물이지만 따오기에게는 중요한 습지가 된다. 그리고 협서성은 따오기뿐만 아니고 팬더 등의 세계적으로 진귀한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으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특별히 자연이 보호되어 있는 것도 원인이다.


일본에 야생 ‘따오기’가 생기려면

최근 일본의 사도에서도 따오기의 야생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다.
따오기의 학명은 NIPPONIA NIPPON이며 실제 일본에 많이 서식하는 새였다. 따오기 색이라고 하는 색도 옷감의 색으로 매우 곱다. 따오기가 하늘을 맴돌며 춤출 때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
따오기의 번식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야생에서 번식할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멀지 않은 과거에 일본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었던 따오기가 이제 없어져 버린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서식장소가 없다. 먹이가 되는 미꾸라지나 물고기가 없다. 미꾸라지나 물고기가 서식할 장소가 없다. 미꾸라지나 물고기의 먹이도 없다. 시내의 물이나 토양이 오염되어 있다.


오염의 원인은 ?

이렇게 생각해 나가면 생태연쇄 고리의 정점에 인간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인간이 시작한 일이 원인이면 그일을 그만해야 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양현에서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금지한 지 20년 만에 따오기의 야생화에 성공했다.
또한 겨울철에 논에 물을 담아 두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기반정비를 할 때 될 수 있는 대로 주위의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부터는 농업과 관련한토목사업도 환경보전의 입장에서의 의견을 받아들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 친환경 농업
글쓴이 : 날마다좋은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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