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께서 복잡한 유통단계를 줄여 물가를
낮추겠다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좋은 말씀입니다, 공감합니다 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예전에도 들었는데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제발 말씀만 그
렇게 하지 마시고 실천을 해주십시오, 실제 소비자가 확 느낄 수 있도록 확실한 개혁 좀 부탁
드립니다 라는 두 가지 마음이 들었으며 거기에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 유통단계 축소라는
게 혹시 산지 → 대형마트 → 소비자 라는 구조가 아닌지 약간은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그렇게 농민은 뼈가 빠지게 일하지만 돈은 못 벌고 심지어 다 죽게 생겼다, 가격이 너무 떨어
져 아예 갈아 엎어버려야겠다 난리를 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게 사 먹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은 일상생활이 돼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자.. 아래 표를 한 번 보십시오.
여러분께서는 이게 말이 되는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계산하기 좋게 위에 나열된 것을 1만원
이라고 할 때 가을무는 8천원이, 가을배추는 7천7백원이, 당근은 6천6백원이, 대파는 5천원
이 그놈의 유통비용이 되는 것이며 이렇게 중간에서 다 뜯어먹어 버리고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 먹는 게 과연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가 되시나요?
농민→ 산지 유통인 → 도매시장 경매 → 중간 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라는 6단계를 거치
며 마진이 붙고 또 붙고.. 식탁에 오르기까지 중간에서 뭔 놈의 마진들을 챙기는지.. 너무도
어이가 없는 것 같으며 이런 걸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 표현할 수 있지 않
을까요?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배추 대란 시절'.. 오죽했으면 해외 신문에도
이 배추 대란이라는 기사가 떴겠습니까만 당시 상황은 이와 비슷한 것이었더군요.
여러분..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금배추'의 이면에 이런 사실이 숨어있었다는 걸 알고 저는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대형마트의 산지 → 대형마트 → 소비자 라는 공식으로써 대형마트는
이렇게 소비자 여러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가의 더 나은 수익을 위해 이
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만이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엄청 떠들었으
며 실제 한 때는 와~ 대형마트가 싸긴 싸구나, 이제 재래시장은 게임이 안 되겠다 라는 생각
이 들 정도로 소비자를 열광(?) 시켰는데..
이런 게 과연 지속적일 수 있을까요? 위 표대로 배추 한 포기 가격이 재래시장에서는 5천원,
대형마트에서는 2천원대 후반인 적이 있었고 지금 현재도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한 포기에
2,980원에 팔고 있습니다만.. 그게 과연 1년 내내 그렇게 팔겠느냐 라는 의문이 드는 것 같
습니다. 이마트 말대로 농가수익은 150원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2,300원을 언제나 더 싸게
살 수 있냐는 것이며 대형마트라는 자본권력이 모든 걸 싹쓸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반짝 이벤
트가 아닌 늘 그렇게 조금 더 주고 사고 조금 더 싸게 파는 게 과연 지속될 수 있냐는 것이지
요.
한 예로 오늘 대형마트를 들렀을 때 배추 한 포기 가격이 2,980원이었는데 재래시장에서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배추보다 더 크고 좋아보이는 배추를 한 포기에 3천원에 팔던데요? 그렇
게 엄청난 자본권력을 쥐고 있는 대형마트는 불필요한 유통과정을 없앴습니다 반짝 할인으
로 잠깐 생색만 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평소에는 다 챙겨먹는 일이 과연 없다 할 수 있겠
습니까?
그래서 저희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바로 산지 → 소비자 라는 직거래입니다. 뼈 빠지게 일한
농가는 지금보다 더 많이 제대로 받으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소비자는 유통단계가 빠지
며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사 먹는 그런 상식적인 체계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 정부나 정치권이 두 팔을 걷고 나서서 해결해줘야 합니다. 물론 현재도 이런
직거래를 잘 이용하고 있는 농가도 있겠지만 실제 대부분이 그렇지 못한 것을 감안해서라도
정부가 보다 더 쳬계적인 대책이나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 생각하며..
제발 이번만큼은 기득권 세력들 눈치 보느라 하는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실제 확
체감할 수 있도록, 야~ 정말 싸졌구나, 농가는 돈을 벌고 소비자는 싸게 사 먹을 수 있게 됐
으니 어찌 좋다 아니할 수 있겠느냐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끈하게 개혁해주시고 지원해주
시길 바라며 또 실제 성과가 나타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