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식

[스크랩] 한방된장

그린테트라 2012. 1. 30. 14:07

산청군, 한방간장·된장 개발 '발효 선진국' 자존심 회복 나서

"우리나라가 간장·된장 심지어 고추장까지 수입한다는 것을 아세요?"
1월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남 산청군 향우 군정보고대회에 참석한 김동환 산청 한방약초사업단 단장이 "발효왕국이라는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한 말이다. 발효 왕국의 위대한 발견품인 간장과 된장을 일본,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 역조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 고급 간장은 상류층의 애용품이 된 지 오래다. 일류 백화점 등에선 한국 고유의 간장이나 된장을 찾기 어렵다. '왜간장'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화학간장이 지배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의 간장과 된장은 일상에서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고추장까지 일본, 중국, 홍콩 등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해마다 그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추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한국 특유의 발효식품이다. 고추장은 김치의 파생 발효제품이다. 김치도 세계 유일의 창작품이지만 김치의 양념재료인 고춧가루와 장을 버무려 발효시킨 고추장도 우리 고유의 창조물이다.

강장효과 큰 두릅 추출물 사용

경남 산청군이 잃어버린 발효 선진국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그것도 고유의 장 담기기 기법에 한방약초를 가미해 장의 고급화까지 꾀하고 있다. 그게 바로 산청 한방간장과 한방된장이다. 산청군 신활력산업의 일환으로 개발한 한방간장과 된장은 독활(獨活·땅두릅뿌리) 추출물을 사용한 게 특징이다.

두릅은 인삼의 대체제로 불릴 만큼 강장 효과가 크다. 인삼만큼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포닌은 몸 안에서 혈액 속 지방을 녹여주는 작용을 한다. 또 두릅에는 혈당치를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열이 많은 사람은 인삼이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두릅은 그런 부작용은 전혀 없다고 한다. 산청군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지리산 산비탈 어디서나 수많은 야생약초를 볼 수 있다. 홍화, 작약, 당귀 등 1000여 가지의 야생약초가 자란다. 산청의 토질과 기후조건이 약방약초가 자랄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덕분이다. 물론 두릅도 이런 혜택에서 제외될 리가 없다. 특히 산청산 두릅의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산청 한방간장과 된장은 단지 생두릅의 '약효'만 갖는 게 아니다. 산화적 손상을 감소시키는 독활 추출물이 유독성 화학물질 대사체의 체외 배출을 촉진시킨다. 즉 항산화 효소의 특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 특성은 간 손상 회복과 간 질환예방 치료 조성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효력'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식품과학부 강신권·정영철 박사와 조선대 정혜광 교수)이 < foodAND CHEMICAL TOXICOLOGY 저널 > 에 개제됐다. 이 잡지는 식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발효왕국임을 자처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었다. 발효식품의 대명사 중 하나인 장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다. 중국의 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간장·된장·고추장과 조금 다르다. 우리의 식혜에 가깝다. 장은 한국인 고유 음식으로 재창조됐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장을 담그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 삼국지-위지동이전 > 에 고구려 사람을 '장양(醬釀)'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나온다. < 신라본기 > 에도 장이 신문왕 폐백품목에 포함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당시 매우 귀한 음식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서양에서 간장의 첫 시식자는 음식 사치로 유명했던 프랑스 루이 14세다. 17세기에 들어와서야 서양에 전해졌다는 얘기다. 그것도 양념이 아니라 향료인 줄 알고 먹었다고 한다.

장맛은 손맛과 물맛이 결정한다. 손맛이라면 최적의 발효아미노산을 만드는 노하우를 총칭하는 것이다. 장은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 제조되는 식품이다. 그런데 발효와 숙성의 과정은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게 보통이다. 물론 산청군은 '과학화'를 통해 이런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 산청땃두릅 영농조합법인 공경석 이사는 "앤택 분석연구원의 연구를 통해 염분과 수분을 일정하게 하고 또 밝힐 수 없는 특별한 조치를 통해 발효와 숙성의 정도를 일치시키고 있다"면서 "10년이 지나도 숙성 정도는 전혀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맛을 내는 숙성 상태에선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또 장맛도 일정한 게 이치다. 마치 조선시대의 장고마마의 역할을 과학이 대신한 것이다. 장고마마는 궁중에 장을 담당하고 장독을 간수했던 상궁이다.

물맛은 말 그대로 좋은 물을 의미한다. < 규합총서 > 에서는 "장 담그는 물은 특별히 좋은 물을 가려야 장맛이 좋다"고 적혀 있다. 고려말 문인인 이행(李行)은 한반도의 최고의 물로 충주 달천(達川), 금강산의 우중수(牛重水), 속리산의 삼타수(三陀水)를 꼽았지만 지리산의 물도 이들에 못지않다. 한국의 영산, 지리산이 만든 물 역시 그 맛이 좋고 깨끗하기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특히 지리산 청정골에서 흘러내리는 지하수는 천연미네랄이 풍부해 물맛이 순하고 부드러워 목 넘김이 좋은 게 특징이다.

산청군은 또 한방 된장·간장뿐 아니라 한방 음료를 개발했다. 맥아, 백출, 우슬, 오가피, 엄나무, 계피 등 약초를 발효시켜 만든 건강한방음료다. 이 제품(제품명 : 호신수·好身水)은 산청군(총괄책임자 이복섭)과 진주산업대(서원택 식품과학과 교수)가 공동 연구한 결실이다. 이 음료는 위장병과 관절염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 상품 개발자인 이복섭(여)씨가 바로 '임상대상자'였다. '임상효과'에 자신을 얻어 이씨가 직접 상품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이씨는 "머리가 아프면 천궁을 다려먹고 위가 아프면 삽초뿌리를 다려먹곤 했는데 신통하게 신약으로도 치료하지 못했던 병이 사라졌다"면서 "그 신통력이 신상품 개발을 하게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20년 전 이복섭씨는 안 아픈 곳이 없는 종합병원이었다고 한다. 신약치료를 포기하고 물과 공기 좋은 산청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산청은 의신(醫神) 유의태, 의성(醫聖) 허준 선생이 의술활동을 했던 한방의 본고장이다. 산청군 읍내만 벗어나면 어디든지 한방약초 재배단지를 볼 수 있을 정도다. 현재 산청 한방약초사업단에서 제품화를 서둘고 있는 한방칵테일, 한방 떡, 한방약차, 55가지 자생약초로 담은 약초 술, 한방 요구르트 등의 배후자원이 되고 있다.

<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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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막사발 생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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