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크랩] 부자농부-1 농업 無에서 시작하자

그린테트라 2011. 6. 6. 13:00

1부 - 한국농업, '10만 CEO' 시대 열린다

 

농업, 차라리 완전히 무(無)에서 시작하자

 

- 전략과 목표가 없는 농업은 곧 실패를 예약하는 일이다

 

 

 

한국농업이 어렵다고 한다. 농업에 투신해보아도 비전이 없다 한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압력과 외풍에 제자리에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라 한다. '스크린쿼터라는 호흡기가 없이는 생존이 불가하다'고 사망선고를 받았던 한국영화도 그랬다. 무엇이 두려운가?

 

지금 우리 농업, 농촌이 직면한 여러가지 어려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농업, 농촌은 비단 땅이라는 매개체를 기준으로 하는 산업분야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소위 1차 산업이라 불리는 산업 전체를 가리킨다고 봤을 때, 대부분은 '전반적으로' 지속적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마치 팔순 노인이 신세타령 하듯, 농업 하면 쏟아져 나오는 소리는 검버섯이 군데군데 핀 황량한 소식들뿐이다. 심지어 농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주체라고 말하는 농업관련 공공기관조차도 자사의 캠페인 광고를 하면서 '농촌은 대처로 떠난 젊은이들을 뒷바라지나 하는 황혼의 땅'인 것처럼 묘사하지 않았던가? 농촌은 '의사 아들을 키운 사과나무'. '사업가 딸을 만든 볏단' 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젊은이들이 하나 둘 떠나버린 농촌은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으며, 농업인들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새로이 농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극히 적고 기왕 농업을 하던 사람도 "힘들어 못살겠다"며 어떻게든 떠나려고 한다.

 

국내 농산물은 수입농산물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시장이 급속히 잠식되고 있으며, 불합리한 유통구조와 규모의 경제가 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피땀 흘려 키워도 본전도 못 찾는다'는 말이 당연지사처럼 돼버렸다. 소득이 불안정하니 농가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마을은 공동화되고 산업으로서 농업은 매력이 없는 사양산업이 되고 말았다.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GDP에서 차지하는 농업생산의 비중은 2006년 2.6%였던 것이 2017년에 이르면 1.2%로 축소될 것이라 한다. 또한 농가인구도 339만 명에서 190만 명으로 급감하고, 농촌인구의 고령화(65세 이상) 비율도 31.9%에서 60.3%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10년 후 한국농업은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거의 상실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뻔히 아는 스토리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어느 산업이건 자구책을 찾지 못하면 망한다. 구조적으로 망하게 되어 있는 산업이 있던가? 또 구조적으로 흥하게 되어 있는 산업이 있던가? 물론 각광받는 산업이나 주목받는 종목은 있겠지만, 생산업이나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은 시장이 늘 핑크빛 낭만만 안겨주기 때문에 성공하는 것인가 말이다. 이제 앓는 소리는 그만하자. 하다못해 주식 투자를 하더라도 깡통 차는 사람이 있고 대박 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주식 투자를 몹쓸 재테크 방법이라고 싸잡아 욕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욕조물 버리느라 아이까지 버리는 일은 그만두자는 말이다.

 

한국농업을 현재의 위기상황으로 내몬 원인은 대략 3가지다.

 

첫째, 물론 시장개방이라는 의외의 복병으로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농산물의 피해가 확대되기는 했다. 지난 10여 년간 농산물 대부분이 개방되었고, 쌀 시장도 관세화 유예조치가 끝나는 2015년 이후에는 개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비단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평해져버린' 세계경제 환경이 초래할 당연한 시장의 귀결점이다.

 

둘째, 1990년대 초부터 2006년까지 무려 130조 원이 넘는 예산을 농업에 쏟아부었지만 부실과 비효율로 그다지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의 농업정책은 '우는 아이 달래듯' 보호 일변도로만 치우쳐왔다. '어떻게 사자 새끼들을 건강하게 키워 이놈의 낙후한 농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인가?'에는 관심을 쏟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니 농업경쟁력은 늘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지금 일부에서 약진하고 있는 농업경쟁력 역시 산업 구조적인 노력보다는 혁신적인 개인의 피땀과 창의에 힘입은 바가 크다.

 

셋째, 우리 농업계 스스로가 자기 무덤을 파놓고 언젠가 그곳에 편안히 드러눕기를 손꼽아 기다려온 탓이다. 농산물 개방 이야기가 나온 게 벌써 20년 전 얘기다. 그런데도 개방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계 스스로의 변화, 노력은 내세울 것이 없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감히 이 자리에서 '한국농업이 망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죽어야 사는 여자'라는 영화가 있는데, 농업이야말로 지금 '제대로 죽어야 다시 살 수 있을테니' 말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물론이고 많은 연구기관에서 '어떻게 하면 농업을 발전시키고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수많은 방안을 이야기해왔다. 그런데 그것은 모두 '농업이 충분히 살릴 수 있을만큼 건강하다'고 보는 지나친 낙관론에서 진행된 것이라 본다. 그렇지 않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문민정부부터 매 정부마다 42조 원, 45조 원, 이제 2013년까지 119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할 배포는 없었을 게다. 매번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쏟아부을 때마다 보랏빛 청사진이 펼쳐진다. 청사진대로만 한다면 한국농업은 진작 세계 최고 수준을 탈환했어야 했다. 그런데 여전히 농업은 위기다. 왜냐하면 항상 성공하는 길, 그것도 과도하게 성공하는 길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 여기 물이 가득 채워진 컵이 있다. 이 컵에다 새로운 물을 계속 부으면 모두 넘쳐흐르기만 할 뿐 컵 속으로는 하나도 안 들어간다.

 

정말로 새로운 길, 성공하는 길을 알고자 한다면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제 성공을 논하기에 앞서 과감하게 한국농업이 망하는 길이 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하여 한국농업을 망하게 하는 요인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버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노래하는 '성공, 성공, 성공'이 아니라 역발상으로 한국농업이 망하는 길을 검토해본다면 대단히 의미있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한국농업 발전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자농부 RICH FARMER

전원생활을 즐기며 부자로 사는 법

쌤앤파커스 펴냄

민승규 지음

現 한국벤처농업대학 및 한국예비농업스쿨 교수

現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귀농, 귀촌을 위한 최고의 선택! (사)한국벤처농업포럼

한국예비농업스쿨 / 한국벤처농업대학 / 한국벤처농업대학원

출처 : 아이디어농업
글쓴이 : 지피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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