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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법의 식품 첨가물 “내딸엔 절대 못먹여”

그린테트라 2007. 6. 20. 13:45

마법의 식품 첨가물 “내딸엔 절대 못먹여”

(::식품첨가물 / 아베 쓰카사 지음/안병수 옮김/국일미디어::)

 

1. 일본의 한 식료·첨가물 전문회사에 톱 세일즈맨이 있었다. 그는 30년 전 이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일을 잊지 못한다. 거무튀튀하고 썩은 듯 흐물흐물하던 명란젓이 첨가물 수조에서 하룻밤을 지나더니 갓난아기 피부처럼 말갛고 탱탱한 고급품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허옇게 바래 쭈글쭈글하던 단무지도 일단 첨가물 통만 거치면 노란색의 맛깔스러운 단무지로 변했다. 씹어보면 오독오독 소리가 나는 것이 촉감마저 일품이었다. 마법의 가루, 그 신통함이란…. 사회 초년생이던 그는 첨가물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로 결심했고, 머잖아 식품 첨가물의 살아있는 신화가 됐다.

 

‘움직이는 첨가물 사전’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첨가물로 모든 걸 가능케 하는 해결사였다. 변질하는 어묵으로 고민하는 식품공장엔 프로필렌글리콜과 pH조정제를 제공해 고민을 해결해 줬고, 만두피가 기계에 달라붙어 고생하는 만두피 생산공장에는 유화제와 증점제를 팔아 돈을 벌었다.

 

분식집 면발의 탄력 개선을 위해 글루텐과 유화제 및 인산염 등 의 첨가물을, 맛없는 냉동 수입어육의 맛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화학조미료와 단백가수분해물 등을 처방했다. 식품의 보존, 색상, 품질향상, 맛, 비용절감에 첨가물은 그야말로 마법의 약이었다.

 

그러면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사건이 발생한다. 세살짜리 딸이 자신이 만들어 대히트한 미트볼을 먹는 것을 본 것이다.

 

흐물흐물해져 물이 질질 흐르는 최하품 쇠고기에 값싼 폐계(廢鷄)를 저며넣은 뒤, 대두단백, 비프농축액, 라드와 변성전분, 증점제와 유화제, 색소, 보존료, pH조정제, 산화방지제, 각종 화학조미료 등 20~30가지 첨가물을 범벅해 만든 미트볼이었다.

 

20~30엔의 원가로 100엔짜리 상품을 만들어 대히트한 자부심의 상징, 그러나 자신의 어린 딸이 이를 먹는 것을 본 그는 기겁해 접시를 빼앗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첨가물을 파는 것이나 무기 를 파는 것이나 인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선 같지 않은가. 더욱이 그가 해치는 인명에는 자신의 가족도 포함돼 있었다. 첨가물 의 판매왕이었던 저자가 회사에 사표를 낸 뒤 그 실상을 알리는 전도사로 변신, 이 책을 쓰게 된 연유다.

 

2.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란 부제가 붙은 책의 본론에서는 첨가물이 무차별 남용되는 가공식품과 가짜로 얼룩진 부엌 맛의 실태, 그리고 베일에 싸인 첨가물의 세계를 파헤친다. 책을 따라 돼지고기 100㎏이 햄 130㎏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자.

 

원료보다 20~30㎏ 더 무거운 제품이 나오게 한 주인공은 물. 그 러나 이때 물만 넣지 않는다. 고기와 잘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원료는 뜨거운 물에 녹인 뒤 식히면 젤리액이 되 는 겔화제(gel化劑). 겔화제의 원료는 대두단백이나 난백, 유단 백이다.

 

돼지고기가 원료인 햄의 포장에 난데없이 대두단백 따위가 적혀 있는 이유다. 여기에 추가되는 아질산나트륨, 변성전분, 증점제, 단백가수분해물, 색소 따위의 첨가물은 생략하자.

 

명란젓도 화학물질의 보고다. 미림맛조미료, 합성착색료, 폴리인산나트륨, 니코틴산아미드, 메타인산나트륨, 아질산나트륨, 솔비트, 아스코르빈산나트륨, 명반, 글루타민산나트륨….

 

물론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은 가공식품으로 알려진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본 부엌의 대부분을 점령한 간장은 아미노산, 글루타민산나트륨, 감미료, 산미료, 증점제, 캐러멜색소, 보존료…에 자연숙성간장을 조금 넣은 혼합물이다.

 

청주는 양조알코올에 포도당, 물엿, 글리세린, 호박산, 젖산, 글루타민산나트륨, 알라닌, 인산칼슘, 착색료, 향료의 혼합물이다.

 

흔히 먹는 모조 커피 크리머는 식물성유지, 카제인나트륨, 변성전분,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증점제, 구연산, 색소, 향료의 혼합물로 우유와 생크림은 한 방울도 사용되지 않는다.

 

여기서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일본의) 식품 첨가물 표시제로는 식품에 쓰이는 수십가지 첨가물의 전모를 알 도리가 없다는 것 이다.‘첨가물 일괄표시제’ 때문이다.

 

이소길초산에틸 등 식품에 여러 향을 내는 합성물질 96품목과 천연물질 약 600품목은 ‘향료’라고만 표시하면 되고, 글루타민산나트륨, 호박산이나트륨, 5-리보뉴클레오티드나트륨 등의 화학첨가물은 ‘조미료’란 표시로 끝이다. 식품의 변질이나 변색을 막기 위해 4~5가지의 물질을 섞어 써도 ‘pH조정제’라고만 표시하면 된다.

 

옮긴 이에 따르면 오는 9월7일부터 시행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의 ‘일괄표시제’문제는 우리나라도 일 본과 크게 다르지 않단다.

 

3. 첨가물 문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독성 문제. 특히 궁금한 것은 이렇게 수십가지 첨가물을 한꺼번에 섭취 할 때 장·단기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다. 저자는 이에 대해 ‘아직 연구된 바 없다’고 보고한다. 섬뜩하다.

 

그렇다면 첨가물 만능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까. 의외에도 저자는 우선 첨가물은 무조건 공공의 적이라는 시 각을 경계한다. 바쁜 사람에게는 샌드위치나 인스턴트 커피, 도 시락 등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이 보다 경제적일 수 있기 때문이 다. 그 대신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100% 식품정보 공개의 제도화다.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을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특별히 소비자에게 첨가물 만능시대를 살아가 는 5가지 제안을 덧붙인다. 표기내용을 꼼꼼히 읽고 구입하자, 가공도가 낮은 제품을 선택하자, 먹더라도 알고 먹자, 싼게 비지떡-가격으로 판단하지 말자, 포장 야채 등이 늘 싱싱한 것들에 의문을 갖자.

 

더불어 저자는 슬로푸드 등으로 첨가물에서 해방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제안한다. 그리고 강조한다. 식생활이 서야 나라가 선다고. 16년간 과자회사에서 일하다 과자의 유해성을 깨달은 뒤 회 사에 사표를 내고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란 책을 출간한 안병수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 문화일보 신문 내용(2006.5.26일)-

출처 : 에코랜드
글쓴이 : 비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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