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스크랩] 와인보다 효모 살아있는 막걸리가 훨씬 뛰어나죠

그린테트라 2007. 5. 27. 22:43

“요즘 매스컴에서 너무 와인을 띄워주는 것 같습니다. 수입품인데다 오래 보존하기 위해 그만큼 방부제를 집어넣은 술인데……. 오히려 살아있는 효모를 먹는 유일한 술인 막걸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술이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모른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집안에서 3대 째 운영해온 막걸리 제조업체를 이어받아 10년째 운영하면서 자신의 회사를 어엿한 중견 탁주업체로 키워내고 있는 조재구 대강막걸리 사장의 애정어린 호소다.

조 사장은 와인에 대한 이같은 지나친 동경에 대해 “사대주의적”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와인의 경우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무수아황산이라는 산화방지제를 넣기 때문에 생주인 막걸리보다 몸에 좋을 리가 없는데 최근에는 지나치게 와인을 동경하는 시각이 팽배해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와인의 경우 오히려 값은 비싸면서도 방부제 때문에 숙취를 불러일으키는 만큼 막걸리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는 게 조 사장의 설명이다.

양조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조 사장은 술을 많이 먹진 못한다. 집안이 원래 만드는 막걸리의 맛을 잘 볼 뿐이지 잘 마시지는 못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나마 막걸리는 좀 마실 수 있지만 소주와 양주는 화학적인 냄새를 견딜 수 없어 전혀 마시지 못한다고. 이처럼 몸에 밴 막걸리에 대한 애착이 짧지 않은 도시생활을 하고서도 결국 고향에 내려와 가업을 잇게 한 원동력이 됐다.

조 사장이 가업을 잇게 된 것은 1998년부터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인 한진중공업에서 9년 가까이 근무해 과장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언젠가는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고향인 충북 단양에 내려와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았다. 그러면서 그가 만들어낸 제품이 ‘검은콩막걸리’다.

예전에는 막걸리 양조장이 2000개가 넘을 정도로 많았지만 2000년에 들어서면서 시·군 단위밖에 못 팔도록 규제됐던 것이 자율화가 이뤄지면서 업체가 줄어들고 경쟁이 심해졌다. 경쟁이 심해지자 살아남으려는 업체들의 덤핑 공세가 이어졌고 그 때문에 조 사장의 회사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2001년 특허를 취득해가면서 흑미막걸리를 개발해 판매했지만 맛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해 시장에서 실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산학협력을 맺은 대원과학대학 식품연구소와 함께 오랜 기간 연구한 끝에 2004년 내놓은 검은콩막걸리를 통해 시장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하면서 조 사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 불고 있는 막걸리 프랜차이즈의 활황에 힘입어 중견 가맹점 가운데 하나인 ‘탁사발’에도 자사의 제품을 전량 납품하고 있다. “탁사발 대표가 단양 출신인데 그동안 고향에서 우리 회사의 맛을 충분히 검증했기 때문에 우리 제품을 선택한 것 같다”는 게 조 사장의 말이다. 이 역시 '값을 낮추기 위해 질낮은 재료를 쓸 수는 없다'는 그의 원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 사장은 충북 충주와 제천, 수원까지 3곳의 공장을 통해 연간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 선두권에 있는 업체의 공장이 5개 정도인 것을 것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회사 규모를 더욱 키울 수도 있지만 손 맛이 중요한 막걸리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이 정도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게 조 사장의 판단이다. 조 사장은 유명세에 힘입어 사업 욕심으로 규모를 크게 확대해 기계화했지만 결국 손 맛이 사라져 명성을 잃은 한 유명 막걸리 업체의 사례를 깊이 새기고 있다.

조 사장은 수십 년 전만 해도 막걸리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술이었지만 그 자리를 소주에 내줬다는 사실에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막걸리와 소주의 비율이 7대 3이었지만 지금은 1대 9로 뒤집혀 버렸다”며 “이것은 막걸리 업체들이 시대의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군 단위의 소규모 영세업체인데다 지역을 독점해 운영되다 보니 기술 개발에 소홀하고 신제품을 선보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에 서민들의 사랑을 잃게 됐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나중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싸움에 얽매여 값싸게만 만들고 향으로만 맛을 조절하다 보니 결국 소비자가 등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편견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반인들은 '막걸리가 트림이 많이 나고 마시고 난 다음날 고생한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막걸리가 트림이 많이 나고 좋은 술인 경우 이같은 부작용이 없다"는 게 조 사장의 말이다.

이와 함께 한 일본의 주류 관련업체 대표가 자신의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도 꺼냈다. 방문한 일본인 사장이 “살아있는 효모를 마실 수 있는 한국의 막걸리가 전 세계 술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이 좋은 술에 긍지도 없고 사랑하는 마음도 없다”고 말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조 사장은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조 사장은 그러나 '질 좋은 막걸리는 언제나 소비자들이 선택한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좋은 술을 만들면 소비자는 물론 수익과 긍지가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살균이나 방부제 처리를 하지 않고도 막걸리의 보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주인 만큼 유통기한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그동안 탁주산업의 장애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조 사장은 이를 통해 막걸리의 세계화를 이룰 수 있는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대강막걸리는?

충청과 영남지역을 이어주는 소백산 기슭 죽령재 아래의 충북 단양군 대강면에 위치한 회사로, 1918년에 창업해 지금의 조재구 사장까지 4대째 이어져오고 있는 오랜 전통을 가진 탁주업체다.

대강막걸리는 특히 소백산에서 채취한 솔잎을 함께 발효시킨 전통기법과 함께 이곳에서 나오는 탄산성분을 함유한 물로 인한 독특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5년 5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농촌체험행사를 위해 인근을 방문했을 때 건배주와 반주로 대강막걸리를 맛 본 이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청와대에서 각종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납품하고 있다는 점도 조재구 사장의 자부심 중 하나다. 조 사장은 지난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식축구의 영웅인 하인즈워드 모자의 청와대 방문행사에서도 우리 전통주로 자사 제품을 시음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조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대강막걸리·소백산술도가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검은콩막걸리, 소백산 쌀동동주, 청동동주, 신선주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검은콩의 기능성을 살려 2003년에 개발한 검은콩막걸리는 특허를 출원해 5월에 획득하게 될 예정이다.

 

출처 : http://joins.com

출처 : 내 안에 다 있다.
글쓴이 : 파리의 연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