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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독특한 색과 맛 이색한과

그린테트라 2006. 4. 7. 22:42
독특한 색과 맛 이색한과
글/박중곤(소설가, 「전원생활」 편집장)

한과라면 다 같은 것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 요즘은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맛의 이색 한과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들 한과는 대부분 농·산촌 여성들이 직접 생산한 그 지역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한과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 독특한 맛과 색깔을 내어 눈길을 끈다. 이색 한과들을 소개한다.

설날이면 차례 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 중 하나가 한과이다. 한과는 유과·다식·정과·강정 등을 통틀어 이르는데 대부분 한과라 하면 먼저 유과를 떠올린다. 유과는 여러 가지 곡물 가루를 반죽해 기름에 튀겨 만든다. 바삭바삭하면서도 입 안에서 살살 녹는 특유의 느낌으로 인해 한과 가운데 으뜸으로 꼽혀 왔다.
다식은 고소하거나 새콤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콩·오미자·송화·흑임자 등을 재료로 쓴다. 정과는 과일이나 인삼·연근 등을 설탕물에 조려 만드는 먹을거리이며, 강정은 깨나 콩 등을 엿으로 뭉친 재래식 과자이다.
예전에는 명절이나 잔칫날 이러한 한과를 많이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요즘은 만드는 과정이 번거로워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경우가 아니고는 사먹는 가정이 많다. 이때 가정에서 만든 것과 같은 맛을 즐기려면 농·산촌 주부들이 부업으로 생산하는 한과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농·산촌 여성들이 직접 재배한 우리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원료로 해 주문이 오는 대로 그때그때 생산하므로 신선하고 믿을 만하다. 이들은 시중의 공장 한과와 달리 그 지역 특산물의 향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는 이색 한과들이다. 주로 전국의 주산지를 중심으로 이들 한과가 생산되고 있다.

인삼골한과

인삼의 고장인 충남 금산군 남일면 부녀자들이 생산한다. 직접 재배해 수확한 수삼을 갈아 즙을 내어 첨가한다. 인삼의 약효를 누릴 수 있음은 물론이고 그윽한 인삼 향이 배어 색다른 맛이 난다. 노인들은 예전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며, 젊은이들은 아기들의 간식으로 좋다며 많이 사간다고 한다.
시중의 일반 한과와 달리 먹으면 먹을수록 당기는 맛이 있어 한번 먹어 본 사람은 꼭 다시 찾는단다. 평소에도 이바지 음식으로 꾸준히 나가지만 명절 때면 1억 원어치 이상 판매된다고 한다(041-752-9278).

녹차한과

녹차의 본고장인 전남 보성군에서 나오는 한과이다. 녹차는 한과 외에 수제비, 국수, 녹돈, 녹차 고추장·된장·청국장 등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그 중 녹차한과는 풋풋한 자연의 향을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우리 땅에서 거둔 찹쌀, 콩, 좁쌀 및 녹차 가루로 만든다. 찹쌀과 콩을 물에 불려 빻고 녹차 가루를 넣어 중탕한 뒤 절구에 찧어 떡을 만든다. 이를 말려 콩기름에 튀긴 다음 엿기름과 좁쌀 튀밥을 붙여 낸다.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으며, 입 안에서 살살 녹아 아이들도 좋아한다(061-852-1199).

은행한과

충남 보령시 청라면에서 나오는 한과이다. 청라생활개선회 회원 8명이 토종 은행과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다.
청라면은 은행 주산지이다. 우리 나라 은행의 70%(연간 80t)가 그곳에서 나온다. 가을날 그곳을 찾으면 눈길 닿는 곳마다 은행나무가 노란빛으로 물들어 가는 아름다운 광경을 접할 수 있다. 집 안마당과 마을회관 앞은 물론이고 심지어 논둑, 밭둑에도 은행나무가 쭉 심어져 있다.
생활개선회 회원들은 그 은행을 수확해 흑임자, 흰깨, 찹쌀, 물엿 등과 함께 한과를 만든다. 재료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인데, 은행은 기관지에 좋고 스태미너도 높여 주는 한약재이다. 따라서 은행한과는 저절로 기능성 한과가 된다(019-435-8486).

칠갑산구기자한과

구기자는 충남 청양군의 특산물이다. 구기자는『본초강목』에 “오래 복용하면 근골이 튼튼해지고 몸이 가벼워져 늙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에 강해지고 정기 등의 부족을 보하여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중국의 진시황이 찾은 불로초가 구기자였다는 속설도 있다.
칠갑산구기자한과는 구기자의 이 같은 특성을 이용해 만든다. 칠갑산은 청양을 상징하는 산이다. 그 일대에서 구기자가 많이 재배되며, 8월부터 겨울 초입까지 이를 수확해 한과 재료로 쓴다. 청양군 비봉면 칠갑산구기자한과 영농조합법인의 여성들이 만든다.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지난 1999년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041-943-1036).

서산생강한과

충남 서산시 부석읍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생강 주산지다. 수확철에 생강밭을 지날 때면 생강의 향기가 휘돌고, 생강을 저장하는 굴도 상당히 많다.
서산생강한과는 부석읍 강당리 부녀자들이 생산한다. 직접 생산한 찹쌀에 생강을 첨가해 만들고 있다. 엿도 직접 고아 만들기 때문에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특히 생강이 들어가 기름 맛이 느껴지지 않고 생강의 향긋한 향이 배어 담백한 맛이 난다. 서산 지역은 물론 서울과 대전에도 많이 알려져 명절 때면 주문이 쇄도한다고 한다(041-662-9968).

백년초한과

제주도의 특산물인 백년초 농축액을 곁들인 한과이다. 백년초는 한림읍을 중심으로 한 북제주군 일대에서 매년 11월 수확되는 손바닥선인장 열매이다. 연보랏빛을 띠고 있으며 도토리만한데, 그냥 열매를 따먹어도 새콤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주산지는 북제주군이지만, 이를 이용해 백년초한과를 만드는 곳은 충남 금산군 남일면 덕천리이다. 그곳 부녀자들이 제조하는데, 한과 생산을 위해 반죽을 할 때 수삼을 갈아 넣는다. 덕분에 수삼의 향긋한 맛에 백년초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색깔도 백년초의 연보랏빛과 수삼의 노르스름한 빛이 어우러져 먹는 기분을 좋게 한다(041-752-9278).

사과한과

사과 주산지인 충북 충주 지역에서 나온다. 가로로 얇게 자른 사과의 단면이 그대로 보이는 한과이다. 생사과를 잘라 말려 두었다가 엿물에 튀긴 다음 찹쌀 가루를 입혀 만든다.
과일이 씹히면서 한과의 고소함이 더해져 독특한 맛이 난다. 결혼식 때 이바지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농촌 여성 일감 갖기 사업의 하나로 충주 지역 농촌 여성들이 생산하고 있다. 이 한과에는 사과즙도 들어가 사과 향이 더욱 은은하게 난다(043-853-3724).

대추한과

연산대추는 충청남도가 자랑하는 충남 논산시 연산면의 대표적 농산물이다. 생과는 열매가 크고 실하며 단맛이 놀랍다. 건조한 것은 단맛 속에 짭조름한 맛이 더해져 먹는 기분을 더욱 즐겁게 한다. 대추한과는 이 같은 연산대추를 재료로 해서 만든다. 말린 대추를 씨를 빼고 갈아 반죽에 넣어 제조하는 것. 대추 향과 함께 대추가 지닌 비타민 C와 칼슘, 인,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을 풍부히 섭취할 수 있는 알칼리성 건강식품이다(041-732-7566).

딸기한과

전국 최대의 딸기 주산지로 알려진 충남 논산시에서 나오는 한과이다. 생딸기를 갈아 반죽할 때 넣어 만든다. 진한 딸기 향이 나면서 딸기 씨가 씹혀 먹는 기분이 즐겁다. 딸기가 20%나 들어 있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연구회 회원들이 생산하고 있다(041-736-8403).

고추한과

찹쌀과 물엿, 설탕, 생강, 막걸리, 고운 고춧가루, 파 등으로 만든다. 경남 하동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만들어 먹어 온 전통 식품이며, 폐백이나 이바지 음식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이 한과는 고운 고춧가루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달콤하면서도 매콤해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다른 유과와 달리 꿀을 한 면에만 발라 그리 달지 않고, 고명으로 고춧가루와 파 등을 뿌리기 때문에 독특한 맛이 난다(055-883-7763).

주는 이의 정성이 담긴 한과 포장은 선물의 값어치를 한층 더 높인다.
명절이나 잔칫날 한과를 만들어 먹는 것은 우리의 오래된 식생활 전통이다.
요즘은 농·산촌 주부들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이나 임산물로 만든 이색 한과들이 속속 선보인다.
유과는 바삭바삭하면서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느낌으로 인해 한과 가운데 으뜸으로 친다.
녹차한과
은행한과
칠갑산구기자한과
백년초한과
사과한과
대추한과
출처 : 에코랜드
글쓴이 : 飛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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