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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 湖南요리 - 다진 고추양념 어두찜

그린테트라 2006. 3. 16. 15:14

 

 


 

 

몇 일전, 우리의 블로그 안주인이 갑자기 집에서 식사준비 하는 게 귀찮아 졌는지 바깥주인을 꼬셔 집 근처의 매운 맛 요리를 주로 취급하는 “潭州酒樓” (중국 湖南지역의 향토음식을 주로 취급한다) 라는 식당엘 가게 되었다.

 

중국에서 호남요리 역시, 사천요리와 함께 강렬하고 매운 맛의 요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사천 사람들은 매운 것을 겁내지 않고, 호남 사람들은 맵지 않을까 봐 걱정을 한다” 고 말한다. 즉, 사천요리는 입에서만 아린 맛이 나지만, 호남요리는 먹고 나면 속에서부터 열이 올라오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호남요리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식당엘 들어선 순간부터 역시 우리의 바깥주인은 미食가 (사실은 미酒가?)다운 기질을 발휘하여 척척 안주인이 좋아하는 요리와 자신이 좋아하는 혐오요리들을 주문한다. 그리고 언제나 빠지지 않는 우리의 메뉴, 반주(맥주)를 주문한다.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사실 중국사람들은 여름에도 따뜻한 맥주를 그냥 마실 정도로 차가운 음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맥주를 마시며 오늘 주문한 요리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시선은 옆자리의 손님들이 도대체 무얼 먹고 있는지 탐색을 시작한다.  

 

오늘은 안주인이 이 음식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뚜오지아오 위토우( 刴椒魚頭  즉, 다진 매운 고추양념 어두찜)”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위의 사진 속의 요리가 바로 그것이다. 참고로 이 요리의 가격은 28위안(한국돈 4000원 정도)이다.

그 요리법을 살펴보면, 먼저 반두어(胖頭魚, 머리가 큰 민물고기로 머리부위와 꼬리부위만 있는 것 같다. 그 머리가 몸통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고로 머리 부분의 살코기가 다른 물고기의 몸통부위를 능가한다. "어두일미"라는 말이 혹시 이 물고기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를 깨끗이 씻어 비늘과 내장, 꼬리를 제거하고 머리를 지느러미의 한 쪽은 남겨 두고 다른 한 쪽을 반으로 갈라 평평하게 펼쳐둔다. 그리고 소금과 조미료, 술을 뿌려 5분 정도 재워둔다. 그런 후, 역시 소금에 절인 고추를 아주 잘게 다져 물고기에 골고루 바르듯이 얹어, 찜통에 2, 3편의 생강 조각과 무우 조각을 깔고 15분 정도 푹 찐다. 다 익은 후, 그 위에 실파 다진 것, 소금에 절인 검은 콩 (까만 메주콩?), 다진 마늘 등을 얹고, 한소끔 끓여낸 고추기름과 굴 소스를 그 위에 부어 다시 잠깐 찐다. 그러면 민물고기의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맛있는 보양식이 된다.

 

 맛이 또한 매콤하고, 담백한 것이 정말 일품이다. 단 한가지 흠이라면 민물고기 특유의 가시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가시가 언제 목구멍에 들어갔는지 먹고 난 후 꽥꽥거려야 한다. 아무튼 중국에서 미식가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그 종착역에는 언제나 맛있는 요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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