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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북경 오리구이

그린테트라 2006. 3. 16. 15:08
북경 오리구이


   여러분은 중국의 북경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자금성(고궁), 천안문, 만리장성, 이화원 등등. 이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거리인 북경 오리구이랍니다. 오늘은 북경오리구이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아마 중국에 여행을 오신 분이라면 한번쯤은 오리구이를 드셔보셨을 겁니다. 북경 오리구이가 중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 불러도 과찬이 아닐 듯싶네요.


   중국에서는 오리구이를 “카오야(烤鴨)”라고 부른답니다. 그리고 주로 봄, 가을, 겨울에 오리구이를 먹지요. 여름은 무덥기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한 음식을 피하고, 오리도 더위를 싫어하기 때문에 사육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계절이어서 여름에는 오리구이를 잘 먹지 않는답니다.

 

   이 오리구이의 기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南北朝시기(420~583)와 또 다른 하나는 南宋시기(1127~1279)에 오리구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오리인데, 그 사육 방법이 특이하지요. 알에서 갓 부화한 오리를 좁은 곳에 가둬두고 먹이를 한두 시간에 한번 씩 강제로 먹입니다. 안 먹으려 발버둥을 치면 강제로 입을 벌려 먹이지요. 운동을 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많은 먹이를 먹은 오리들은 살이 오르고 육질이 연해진답니다. 그리고 사육기간이 90일 이내의 오리들만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답니다. 이렇게 사육된 오리들은 보통 2.8kg에서 3kg정도의 무게가 나간답니다.

 

   잡은 오리는 배를 가르지 않고 항문으로 내장을 빼내고, 뜨거운 물에 잠깐 넣어 털을 뽑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내장을 빼낸 오리는 뱃속에 공기를 집어넣어 팽팽하게 만들지요. 오리 껍질과 살 사이에는 기름이 붙어 있는데, 바람을 불어 넣으면 이 사이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이 상태로 구우면 살과 껍질 사이에 붙어 있던 기름이 모두 녹아서 흘러내려 느끼한 맛이 덜해지지요. 팽팽하게 부푼 오리는 굽기 직전 날개 밑에 구멍을 내고 뜨거운 물을 뱃속 가득 채운다고 합니다. 뱃속에 물을 붓고 구우면, 굽는 내내 뱃속에 있는 물이 끓게 되지요. 즉 바깥은 불로, 안은 물로 익히는 셈이지요. 이렇게 익히면 바깥은 바삭바삭해지고 안은 연하고 담백한 맛을 냅니다.

 

   굽는 방법도 간단하지 않다고 합니다. 땔감을 때는 화덕에 매달아서 굽는데, 땔나무는 과일나무를 써야 한다고 하네요. 과일나무는 화력이 세고 연기가 나지 않으며, 향긋한 과일 향을 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불을 땔 때 화덕 안의 온도는 280℃에서 320℃를 유지하고 40여 분 동안 타지 않도록 돌려가며 구워야 합니다. 다 구운 오리는 항문 부위를 틀어막은 대나무 꼭지를 빼내고 안에 있는 끓는 물을 빼낸답니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오리구이는 식기 전에 손님들 앞에서 껍질과 살을 베어내서 접시에 담아주게 되지요.


   북경 오리구이 전문점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 前門(천안문 남쪽)에 있는 “취엔쮜더(全聚德)” 烤鴨店이라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이곳은 1876년에 楊全仁이라는 사람이 만든 오리구이 전문점이랍니다. 원래는 시장에서 닭과 오리를 팔던 노점상이었는데, 부근의 德聚全이라는 견과류를 파는 가게가 문을 닫자 이 가게를 인수하였고, 가게 이름을 짓기 위해 작명가를 불렀답니다. 작명가는 가게의 주위를 둘러보고는 楊全仁에게 말하기를 “가게의 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이전에 썼던 가게의 이름이 거꾸로 행운을 막아서는 형상이다.” 결국 작명가는 가게의 이름을 거꾸로 사용할 것을 권유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의 全聚德(앞 글자의 全은 가게의 주인을 상징하고, 뒷 글자의 聚德은 장사를 함에 있어 덕행을 신조로 삼는다는 뜻이 있습니다)이름이 생겼고 가게는 날로 번창 하였다고 하네요. 현재 이 가게는 여러 곳에 분점이 있고, 워낙 유명한 지라 저녁 시간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랍니다.


  북경 오리구이는 워낙 유명한 요리 인지라 위에서 말한 全聚德외에도 일반 식당에서도 쉽게 맛볼 수 있답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라 싸게는 한 마리에 대략 30위안(3900원)대에서 100위안(13000원)이 넘는 곳도 있답니다.

 


 

   메뉴판 상의 오리구이. 가격은 한 마리에 69위안(8970원)입니다.

 

 


 

 


   구운 오리를 편으로 써는 요리사.

   오리구이는 따뜻하게 먹어야 덜 느끼하기 때문에 보통 요리사가 금방 구워낸 오리구이를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편으로 썰어 주기도 하지요.

 

 


 

   오리구이를 편으로 써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답니다. 하나는 껍데기를 먼저 썰어내고 고기를 얇게 따로 편을 써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껍질과 고기를 붙은 채로 얇게 편을 써는 방법입니다.

   오늘 저희가 먹은 오리구이는 첫 번째 방법으로 썰었네요.

 


 

 


 

   오리구이 세트.

   보통 오리구이는 만두피 같은 밀전병에 춘장을 찍은 오리고기와 여러 가지 채소(주로 오이, 대파)를 넣고 싸서 먹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먹은 오리구이에는 다양한 채소(파인애플, 양상추, 오이, 빨간 무, 빨간 단무지, 참외의 일종인 하미과)와 소스(춘장과 새콤, 달콤, 매콤한 과일향 소스)가 제공되었답니다. 아마도 현대식으로 만든 퓨전 오리구이인 것 같네요.

 


 

   어때요?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이렇게 싸서 한입에 쏘옥~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곁들이면 그 맛은 일품이랍니다. 술을 좋아 하시는 분은 빼갈(백주)에 드시면 더욱 좋습니다.

   참고로 최근 중국의 항공사에서는 기내식으로 오리구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출처 :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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