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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식 칼국수와 수제비 - 도삭면과 추면편

그린테트라 2006. 3. 16. 15:03
중국식 칼국수와 수제비 - 刀削麵, 麵片


   오늘은 블로그 안주인의 식단 개선 건의로 매일 먹던 쌀밥을 뒤로 하고, 중국식 칼국수와 수제비로 면식(麵食)을 하였습니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중국 사람들은 특히, 북방에서는 쌀밥보다 면식을 더 좋아 한답니다. 그리고 면식하면 중국에서는 산서성(山西省)이 아주 유명하답니다. 그 곳에서는 밀가루 반죽 하나로 백 여 가지의 다양한 면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면식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요. 산서 지역은 북경의 서쪽에 위치해 있고, 그 지리적인 환경으로 인해 소맥(小麥)을 위주로 한 잡곡 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산서 지역사람들은 쉽게 얻을 수 있는 식량자원인 소맥분(밀가루)을 재료로 각양각색의 면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럼, 오늘은 면식으로 유명한 산서 지역의 대표 음식에 속하는 “따오시아오미엔(刀削麵)”“찌우미엔피엔(揪麵片)”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刀削麵은 말 그대로 중국식 칼국수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한국의 칼국수와는 그 만드는 방법이 상당히 다르답니다.

   먼저 잘 반죽된 밀가루 반죽 덩어리 (사실, 보기에는 간단한 밀가루 반죽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네요)를 사각 모양의 덩어리로 만들어 나무나 철로 된 받침대에 올려놓고 중국식 칼 모양(하지만 끝 부분은 전혀 날이 없답니다. 예전 한국의 뽑기 가게에서 주인아저씨가 뽑기를 긁어낼 때 사용하시던 네모난 철판을 생각하면 되겠네요)의 네모난 철편(鐵片)을 이용해 끓는 물에 직접 썰어 넣는답니다.

   무딘 철편 하나로 밀가루 반죽 덩어리에서 잘 다듬어진 버드나무 잎 모양의 균일한 국수 가락을 뽑아내는 기술 또한 상당한 내공이 쌓여있지 않으면 정말로 하기 힘든 일이지요. 게다가 요즘은 편의상 가까이에서 하지만, 원래는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끓는 물에 국수 가닥을 즉석에서 썰어 넣는 장면 또한 刀削麵을 먹는 재미 중의 하나로 꼽혔지요... 

 

   刀削麵은 말 그대로 칼질을 매우 중시하며, 국수 뽑는 대회가 열릴 정도로 그 맛과 함께 볼거리도 제공한답니다. 어떤 刀削麵 전문가는 밀가루 반죽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끓는 물에 국수를 날리듯 썰어 넣기도 하고, 어떤 전문가는 1분에 200여 번의 칼질을 하여(손이 안 보일 정도로 빠르겠죠) 고른 면발을 뽑아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刀削麵 전문가도 神刀(신 같은 칼솜씨), 神手(신 같은 손놀림), 快刀(빠른 칼솜씨), 快手(빠른 손놀림)등의 등급으로 나누기도 한답니다. 아무튼 신기한 풍물이 많은 중국에서 국수 뽑기 하나에도 상당한 내공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갑자기 주성치 주연의 홍콩 영화 “식신(食神)”이 생각납니다.


   刀削麵이 시작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답니다.

   옛날 몽고 민족이 중원을 침범하였을 때, 당시 몽고군은 중원의 한족이 저항할까 두려워 집집마다 가지고 있던 칼이란 칼은 모두 몰수 하였다고 하네요. 그 대신 10가구에 한 자루의 칼을 배급하여 번갈아 사용하도록 하였답니다. 그래서 식사 시간이 되면 한 자루의 칼로 10가구가 식사 준비를 해야 하니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 산서 지역의 한 노인이 길을 가다 철편 조각을 하나 발견하고 몰래 품에 감추어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날 저녁, 국수가 먹고 싶어 밀가루를 반죽하던 노인은 마침 품 안에 넣어둔 철편이 생각나 꺼내어 아무 생각 없이 밀가루 덩어리를 베어 내어 끓는 물에 넣고 삶았답니다. 칼 대신 철편으로 썰어낸 얇은 국수 가닥이 의외로 잘 익고, 먹을 때 쫄깃쫄깃한 감촉이 마음에 든 노인은 이후에도 계속 철편을 이용해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그의 국수를 먹어본 마을 사람들도 같은 방법으로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刀削麵은 국수를 먼저 삶아낸 후에 그릇에 담고, 그 위에 미리 준비해 둔 소스를 뿌려 먹는 답니다. 그 소스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시홍스찌단 루즈(西紅柿鷄蛋滷汁 - 전분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토마토 계란 소스)”, “로우쟈지앙(肉炸醬 - 고기를 넣은 짜장 소스)”, “판치에지앙(蕃茄醬 - 토마토 케찹 소스)”, “양로우탕(羊肉湯 - 양고기 스프)” 등을 주로 얹어 먹지요...


   刀削麵은 중국에서 북경의 “다루미엔(打滷麵 - 울면과 비슷함)”, 사천의 “딴딴미엔(擔擔麵 - 매운 맛의 국수)”, 산동의 “이푸미엔(伊府麵 - 현대식 라면의 원조격인 국수)”, 하남의 “위뻬이미엔(魚焙麵 - 롱쉬미엔(龍須麵)이라고도 함. 즉 용 수염 모양의 소면)”과 함께 5대 면류에 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음식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산서에 가서 刀削麵을 맛보지 않는다면, 북경에 가서 천안문에 가보지 않은 것과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刀削麵은 산서 지역의 대표 음식이 되었지요.

 


 

   밀가루를 반죽하는 모습입니다.

   쫄깃쫄깃한 면발을 뽑기 위해서는 밀가루와 물의 비율이 10:3으로 정확해야 한답니다.

 


 

 

 


 

 


 

 


 

    면 만드는 과정을 순서로 찍어보았습니다.

 


 

   가까이서 한 컷 찰칵!

 


 

   끓고 있는 국수 면발.

 


 

   완성된 刀削麵.

   “시홍스찌단 루즈(西紅柿鷄蛋滷汁 - 전분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토마토 계란 소스)”를 얹은 모습.

 


 

 

 


 

   위의 사진은 "찌우미엔피엔(揪麵片 - 중국식 수제비)"을 만드는 장면입니다.

   揪麵片은 그야말로 한국식 수제비와 매우 흡사 하지요...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모양이 고양이 귀를 닮아 “마오얼뚜오(猫耳朵)”라고도 부른 답니다. 역시 刀削麵과 같은 소스를 얹어 먹는 답니다.


   刀削麵과 揪麵片의 가격은 한 그릇에 보통 3~5위안(390원~650원)정도 한답니다. 


   사실 위에서 소개한 두 종류의 면식 외에도 중국에는 상당히 다양하고 맛있는 국수와 면식이 많이 있답니다. 자세한 소개는 다음 기회에 또 하기로 하죠...

 

   아무튼 오늘은 오랜만에 특이하고 맛있는 국수를 배불리 먹었답니다. 여러분도 옛날 자주 먹었던 감자 수제비 한 그릇 드셔보시는 게 어떨지요... 오늘 같이 비오는 날에 따끈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출처 :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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