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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북경의 광동식 패스트푸드점 - 팔연회 식당

그린테트라 2006. 3. 16. 14:57
북경의 광동식 패스트푸드점 - 八燕

 

   이제 북경은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 되었나 봅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블로그 안주인은 벌써부터 에어컨을 틀자고 난리입니다. 하지만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블로그 바깥주인은 꿈쩍도 하지 않는군요. 겨우 여름의 문턱을 넘었을 뿐인데, 한 여름엔 40도를 웃도는 북경의 여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정말 걱정입니다.

   예전에 블로그 안주인이 살던 북경사범대학교의 기숙사에는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 바람으로 버텨야 했는데, 당시 한 여름밤의 열기를 견디지 못한 안주인은 냉장고 문을 열어 머리를 그 쪽에 두고 잠을 잔적도 있답니다.

   지형이 분지인 북경의 날씨는 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매우 춥답니다. 그래도 한 여름에 그런대로 견딜 수 있는 것은 북경의 기후가 매우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국의 남방지역인 광동이나 홍콩처럼 공기가 습하기까지 하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겠지요...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북경 역시 고온 다습한 기후의 양상을 보여주었답니다. 아무래도 환경오염이 원인이 아닐까 싶네요.


   날씨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요. 오늘은 우리 블로그 부부가 사는 집 부근의 광동식 패스트푸드점인 “빠옌후이(八燕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여기에서 팔연(八燕)은 아시다시피 여덟 마리의 제비를 뜻하는데, 아마도 복을 가져다  주는 길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燴)는 쌀밥, 육류와 여러 가지 야채를 함께 섞어 물을 넣어서 끓이는 조리법으로, 이 식당의 특색 요리라고 할 수 있답니다.

   이 가게는 겉에서 보면, 시각적으로 매우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보이지만,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보면 의외로 소박하고 간단하게 꾸며져 있답니다. 그리고 고객층을 보면, 주로 젊은 학생들이 많고 식단도 세트 메뉴 위주로 판매를 한답니다.

   음식 맛은... 글쎄요... 이 식당의 음식들은 대부분 혐오 식품(육류의 내장, 발, 껍질 등등)이 많고, 말린 고기나 소시지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답니다. 더욱이 매운 향신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단 맛이 강하여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 사람들은 그다지 좋아할 것 같지는 않네요.

 


 

   팔연회(八燕燴) 식당의 외부모습.

   八燕燴 食館 밑을 보면 “위에시앙펑웨이(粤鄕風味)”라고 써있는데, 이는 광동식 맛이라는 뜻입니다.

 


 

   식당 좌측에 있는 쇼 윈도우.

   말린 고기들이 걸려 있네요. 아마도 고온 다습한 남방 기후의 특성상 음식이 쉽게 부패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소금에 절여 말린 고기들을 많이 애용하는 것 같습니다.

   위에 걸려있는 푯말에는 “환잉와이마이(歡迎外賣 - 직역을 하자면, '외부로의 판매를 환영합니다' 이지만, '포장 판매 가능' 이 더 적당할 것 같군요)” 라고 씌어 있네요.

 


 

   식당 입구의 전경.

   들어서자마자 바로 앞에 재물신이 보이네요. 어디를 가든지 이렇게 재물신을 입구에 배치해 놓은 것을 보면 식당주인들은 돈에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

 


 

   식당 내부의 전경.

   외부와 달리 의외로 수수하고 간단하게 꾸며져 있네요. 그리고 종업원들의 깔끔한 복장과 친절한 태도가 맘에 드네요.

 


 

   이 음식은 “찐인차이 바오롱구(金銀菜煲龍骨 - 사골국물에 닭발, 내장, 우거지와 배추 등등을 넣어 오랜 시간 고아낸 탕의 일종)”로, 가격은 한 그릇에 6위안(780원)입니다. 안주인은 멋모르고 맛있게 먹다가 닭발이 나오자 기겁을 하며 속이 느끼하다고 더 이상 먹지를 않더군요.

 


 

   이 요리는 “시앙화쉐이징찌(香滑水晶鷄 - 찜닭)” 반 마리입니다. 가격은 25위안(3250원)으로, 보시다시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확하게 반으로 나누어 놓았네요. 닭의 벼슬과 심지어는 단단한 부리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갈라놓은 것을 보니 주방장의 칼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혹 무협지에 나오는 검객(?)...

   안주인은 접시에 놓여있는 닭 머리를 보고는 역시 기겁하며 젓가락이 가질 않더군요. 왼쪽의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온 노란 소스는 닭을 삶은 국물에 소금 간을 한 것으로, 고기를 여기에 찍어 먹지요.

 


 

   이 요리는 “시엔총빤또우지아오(鮮蔥拌豆角 - 여린 콩깍지와 실파 무침)”으로, 가격은 6위안(780원)입니다. 원래는 전혀 맵지 않은 요리이지만, 우리의 특별한 주문으로 고추와 고추기름을 첨가하였답니다.

 


 

   이 요리는 “마시앙찐쩐꾸(麻香金針菇 - 걸쭉하게 갈은 참깨 소스로 버무린 팽이버섯 무침)”으로, 가격은 8위안(1040원)입니다. 여기에도 우리의 특별한 주문으로 고추와 고추기름을 첨가하였지요. 왜냐구요? 느끼하니까...

 


 

   자~ 무엇일까요?

   이 식당의 특색 요리인 라웨이바오자이판(臘味煲仔飯 - 말린 소시지, 베이컨과 야채를 넣은 돌솥밥)”으로, 가격은 16위안(2080원)입니다. 이 요리가 바로 "회(燴 - 쌀밥, 육류와 여러 가지 야채를 함께 섞어 물을 넣어서 끓이는 조리법)"  의 방법을 사용하여 조리한 것이지요.  

 


 

   먼저 뚜껑을 열고, 딸려 나온 간장 소스를 골고루 뿌려줍니다.

 


 

   친절하게도 종업원이 옆에서 직접 골고루 맛있게 비벼줍니다. 바닥에는 한국의 돌솥밥처럼 구수한 누룽지가 생긴답니다. 하지만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만들어 먹지는 않고, 그냥 숟가락으로 긁어 먹지요.

 


 

   잘 비빈 돌솥밥을 이렇게 작은 개인 그릇에 조금씩 담아 먹습니다. 남방식 식당이라서 그런지 쌀은 “시앙미(香米)”를 사용 했네요. 사실, 밥에 기름진 고기의 느끼한 맛이 베어 쉽게 질리더군요.


   블로그 안주인은 식사 내내 느끼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였고, 음식을 가리지 않는 블로그 바깥주인은 안주인의 몫까지 다 먹어야 했답니다. 그리고 안주인은 결국 집으로 돌아와 얼큰한 김치를 다져 넣고 비빔국수를 해 먹고 나서야 더 이상 느끼하다는 말을 안 하게 되었답니다.

 

출처 :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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