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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벽을 준비하는 사람들 - 만두와 두유 만들기

그린테트라 2006. 3. 16. 14:56
새벽을 준비하는 사람들 - 만두와 두유 만들기


   어제 한국은 현충일이자,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네요. 어떤 분들에게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호국 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겸허한 하루였던가 하면, 어떤 분들은 이 날을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고 단지 야외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로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나라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신 많은 호국 선열들의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오늘부터 한국은 사실상 한 주가 시작되는 날이겠군요. 다들 직장으로, 학교로 분주하고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셨지요? 그런데 아침은 드셨나요? 하루를 시작하면서 아침 식사를 든든하게 해결해야, 하루 종일 활기찬 생활을 영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중국에는 다른 사람들의 활기찬 아침을 제일 먼저 열어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남들은 단잠에 빠져 있는 이른 새벽부터 다른 사람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지요.  

   얼마 전 우리 블로그 부부는 밤을 새고(올빼미족?), 아직도 어둠이 깔려 있는 새벽 4시 경에 아침을 먹기 위해 동네 어귀의 아침 식당을 찾아 갔습니다. 설마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문을 열었을까 하며 찾아간 곳이었지만, 가게에서는 벌써부터 분주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지요. 아마도 신선한 그 날의 아침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 인 것 같습니다.

   전에도 중국인의 아침식사 ("중국인의 아침식사" ← 클릭하세요)에서 소개한 바 있는 만두와 두유 그리고 순두부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았지요. 아무래도 만두와 두유 만들기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먹기 얼마 전에 바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침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적어도 4~5명 이상은 되지요)은 아무리 늦어도 새벽 2시에는 기상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러니 이 분들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밤과 낮이 뒤바뀌는 생활을 해야 한답니다. 그 분들의 얘기로는 아침 식당은 보통 10시에 마감을 하고, 뒷정리를 하고 나면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을 먹고, 바로 오후 취침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 되어 식사를 마친 후, 다음날 아침에 사용할 재료를 간단히 준비해 놓고 다시 밤잠을 자서 새벽 2시에 일어난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를 들으니, 새벽을 알리는 한국의 환경 미화원 아저씨들이 생각나는군요. 아무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제일 먼저 새벽을 여시는 이 분들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블로그 바깥주인의 공부방 창문 밖으로 동이 트는 모습. 요즘은 여름인지라 날이 일찍 밝아 오네요.

 


 

   미리 준비해 놓은 “빠오즈(包子 - 만두)” 속.

   중국에서는 만두 속을 “시엔(餡)”이라고 하고, 아침식사용 만두의 속에는 주로 돼지고기, 표고버섯, 계란 등과 갖은 양념이 들어간 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젓가락으로 만두피에 속을 담아 넣지요.

 


 

   있는 힘껏 만두피를 반죽하는 “꾸냥(姑娘 - 아가씨)”.

   실제로 보면 반죽 덩어리가 무지하게 크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주인아저씨는 편히 앉아서 자동 기계로 콩을 갈고 계시고, 이렇게 연약한 아가씨는 이 거대한 반죽 덩어리와 씨름을 하고...

 


 

   이것은 무엇을 하는 걸까~요?

   바로 반죽 덩어리 속에 있는 기포를 제거하는 작업입니다. 반죽을 하면서 이러한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지요.

 





 

   만두피를 만드는 과정.

   반죽한 밀가루에서 덩어리를 적당히 떼어 내어 우선 둥글고 가늘게 늘어뜨리지요. 그 다음에는 한 손으로 긴 덩어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냅니다. 그리고 바닥에 적당히 밀가루를 뿌려주고 밀대로 밀어 만두피를 만들어 냅니다.

 


 

   만두를 빚는 모습.

   역시 직업상 매일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만두 하나를 빚는데 몇 초 밖에 안 걸리네요.

 


 

   만두를 아주 열심히 빚고 있네요.

   중국 속담에 “마이토우두슈(埋頭讀書 - 머리를 파묻고 책을 읽다. 즉, 면학에 힘쓰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아가씨야 말로 “마이토우빠오즈(埋頭包子 - 머리를 파묻고 만두를 빚다. 즉, 만두 만들기에 열중이다)”하고 있네요. 직업정신이 무척이나 투철한 아가씨입니다. 하하~

 


 

   만들어진 만두를 이렇게 대나무 찜통에 넣어 연탄으로 지핀 화롯불에 올려놓고 찝니다.

 


 

   막 쪄낸 따끈따끈한 만두.

   어때요? 맛있겠죠. 우리 블로그 부부가 첫 개시 손님이랍니다.

 


 

   주인아저씨와 콩을 가는 기계. 이 기계로 “또우지앙(豆漿 - 두유)”을 만들어 내지요.

 


 

   처음에 콩을 넣고 갈아낸 국물은 걸쭉하게 됩니다. 이것을 이렇게 여러 번 기계로 걸러내면 맑은 콩물이 되지요.

 


 

   아래 보이는 통에는 콩물을 걸러내고 남은 비지가 쌓이게 됩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이렇게 좋은 비지를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버리거나 아주 헐값에 팔기도 하지요. 덕분에 우리 블로그 안주인은 때때로 그냥 얻어다 김치를 넣고 얼큰한 비지찌개를 끓이곤 하지요.

 


 

   막 걸러낸 신선한 콩물.

   이것을 적당하게 익혀내면 고소하고 영양가 높은 두유가 된답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는 종종 이렇게 첫 손님으로 아침식당을 이용하는 관계로, 주인아저씨를 비롯하여 이 식당의 사람들과 아주 친숙해졌답니다. 아침에 볼일이 있어 바삐 그냥 지나가려고 하면, 바쁜 와중에도 어느새 우리를 알아보고 웃으시며 아침식사 하고 가라며 손짓을 합니다. 정말로 순수하고 열심히 사시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출처 :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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