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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의 길거리 간식 - 털이 난 달걀 (毛鷄蛋)

그린테트라 2006. 3. 16. 14:44
중국의 길거리 간식 - 털이 난 달걀 (毛鷄蛋)


   오늘 저녁 한국은 첫 눈이 펑펑 내렸다죠?

   엄밀히 말하면 두 번째 눈이 되겠지만, 정말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을 정도의 함박눈은 오늘이 올 겨울의 처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사랑하는 연인들은 첫 눈이 내리는 날의 약속을 위해, 추위에도 불구하고 연인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겠지요?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드는 오늘 같은 날은 왠지 마음도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사실 북경은 오늘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함박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봅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는 서북쪽에서 밀려오는 6급 정도의 거센 바람이 창문을 마구 두드리는 을씨년스러운 12월의 첫 째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저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내려간다고 하여 중앙난방 공급처에서는 실내 온도를 높여 준다고 하네요. 아무튼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고 하지만, 더욱 어려워진 경제 형편으로 추운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질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보는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오늘은 중국의 길거리 간식 중의 하나로, 털이 난 달걀(?)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달걀에 털이 날 수가 있냐고 궁금해 하시겠지요?

   중국에서 “마오딴(毛蛋)” 혹은 “마오찌단(毛鷄蛋)” 으로 불리는 털이 난 달걀은 사실 부화(孵化)되기 직전의 달걀을 말합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는 예전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달걀을 본 기억이 납니다. 바깥주인의 어린 시절(서울 토박이랍니다), 당시 신당동에 있는 중앙시장에서는 커다란 찜통에 막 부화되기 직전의 달걀을 쪄서 팔았고,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은 이 달걀을 안주삼아 소주 한 잔을 기울이시던 생각이 떠오르네요. 이러한 달걀을 한국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달걀은 거의 완전한 병아리의 형태를 갖춘 채로 (약간의 털이 듬성듬성 나 있기도 하지요. 게다가 달걀 껍질 속에 웅크린 형태로 익혀지게 됩니다) 삶아져 다시 기름 후라이팬에 구워집니다. 이렇게 해서 길거리의 영양 간식(?)으로 거듭난다고 하네요. 식성이 좋은 블로그 바깥주인도 사실 이 털이 난 달걀만큼은 차마 먹지 못하겠다고 하네요. 혐오 식품을 꺼리는 블로그 안주인은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최근에는 “친리우간(禽流感 - 조류독감)” 여파로 인해 가격도 내리고 사먹는 사람들이 뜸해 졌지만, 그래도 해 질 무렵 재래식 시장이나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길거리 간식입니다.

 

   이렇게 털이 난 달걀은 사계절 내내 언제든지 사먹을 수 있지만, 쌀쌀한 겨울이 되면 더 자주 길거리에 등장하게 되지요. 최근 어떤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참이 지나도 부화가 되지 않는 이미 죽은 “마오딴(毛蛋)” 은 굉장히 비위생적이고 영양가치가 떨어진다고 하네요. 심지어는 “죽은 달걀” 이라고 까지 혹평을 하기도 했답니다. 원래는 부화가 되기 직전의 살아 있는 싱싱한 달걀을 사용해야 하지만, 판매상들은 이러한 점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사람들의 왕성한 식욕과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화가 되기도 전에 먹거리로 전락한 털이 난 달걀을 보니 착잡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동네의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손님을 기다리면서 “마오딴(毛蛋 - 털이 난 달걀)” 등 먹거리를 굽고 있는 아저씨.

 

 

   가까이 가서 보니, 후라이팬에는 기름에 구운 소시지(맨 위쪽)와 일반 달걀(아래 왼쪽) 그리고 “마오딴(毛蛋 - 털이 난 달걀)” 이 담겨져 있네요.

   가격을 물어 보니, 소시지는 한 개에 1위안(130원)이고, “마오딴(毛蛋 - 털이 난 달걀)” 과 일반 달걀은 세 개에 1위안(130원) 이라고 하네요.

 

 

   구워진 재료들에 “라지아오펀(辣椒粉 - 고추 가루)” “쯔란(孜然 - 일종의 향신료로, 양고기 등의 누린내를 없애 주지요. 주로 꼬치구이에 뿌려먹는 빠질 수 없는 양념이랍니다)” 가루를 뿌려 줍니다.

 

 

   아저씨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드렸더니, 겸손하게 포즈까지 취해 주시네요.

  추운 겨울에 조류 독감의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것을 걱정하시는 아저씨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네요. 아무래도 다른 품목으로 전업을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저씨 힘내시고, 어서 부자 되세요! 그리고 “꽁시파차이(恭喜發財 - 원래는 ‘부자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라는 의미이지만, 여기서는 '미리 축하드린다' 는 기원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

출처 :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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