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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Gyros와 Raintree(비나무가 되고 싶은 사람)

그린테트라 2006. 3. 10. 20:25

점심때 나는 신촌에 있었다.

옆 반에서 나를 늘 도와주는 후배와,

작년 후배의 반에 교생 실습 왔었던, 후배이자 이제는 같은 직업에 종사하게 된 젊은 친구 두 명과 함께..

장소는 전에 부터 가보고 싶었던 그리스 식당 기로스.

이대 정문에서 보아 왼쪽으로  높은 언덕길이 있다. 올라가다 보면 바로 오른쪽에 기로스라는 상호가 보인다.

 

 

내부는 아주 소박하게 꾸며져있다.

기다란 실내에 양족으로 투박한 나무 테이블이 쭈욱 놓여져 있다.

바둑판무늬의 테이블크로스가깔려있고

양쪽 벽에 있는 선반에는 그리스 장식품들이 놓여있었다.

 

 

 

메뉴도 식기도 아주 소박하다.

커피나 물, 음료는 모두 셀프 서비스..

맛으로 승부한다는 자신감의 표현일까..

 

 우리 네 사람은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set A를 시켰다. 맛있게 먹고 포만감도 함께 느꼈다.

 

수블라키, 그리스요리하면 떠오르는 꼬치구이, 닭과 돼지고기로 된 것을 그리스 빵에 얹어 샤워소스에 찍어먹는다. 담백한 그리스빵은 언제나 맛있다.

 

그리스 샐러드, 야채들, 특히 신선한 토마토와 블랙올리브가 맛있다. 그리스빵을 수블라키옆에 놓고 사진 찍어야하는데..짝을 잘 맞추지 못했다.

 

시금치파이와 시나몬을 뿌린 그리스빵..

시금치와 감자? 재료는 무엇무엇을 썼는지 모르겠는데, 맛이 구수하고 부드러웠다.

퀘사딜라를 생각하면 될 듯...

 

 

그리고 gygos라고 이름붙은 랩요리..밀전병같은 것에 구운 불고기, 야채,토마토살사같은 것을 넣어 만들었는데..배가 이미 불렀는데도 맛있었다.

모든 요리가 다 맛있기 쉽지 않은데 맛있다.

그리스요리가 처음인 후배들도 모두 다 입맛에 맞는다고..

값도 적정하고 맛있으니 꼭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Joy님을 위한 선물..

대학 정문앞은 공사중이어서 대충 엉망입니다.

철길이 지나던 다리는 메워진듯...그 아래 작약은 모두 다 어디로 갔을까요?

 

 

공사중이라서 다 막아놓고 좁게 길 내어 학생들 다니는데,

교문자리일까요? 기둥하나 우뚝 서있네요.

 

밥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간 곳은 Rain tree.

동창끼리 아시아를 8개월 배낭여행을 다니고, 특히 인도는 2개월 머물렀다는 그들이 차린 찻집입니다.

Rain tree라는 이름의 까닭은 이렇습니다.

그 나무는 줄기에서 뿌리가 내려 나무가 크면 하나의 큰 숲과 같대요.

비가 오면 길가던 농부들, 나그네, 개..모두 그 밑에서 비를 피합니다.

비가 그치면 비피하던 사람들 모두 가고,

그때서야 나무밑으로 빗물이 떨어져 내리는데 그게 비가 내리는 것 같아서 레인트리라는 이름이 붙었대요.

아마 주인들은 그곳을 비피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나봐요.

쉬어가는 둥지로 만들고 싶었나봐요.

 

 

들어가지마자 압도하는 붉은 색의 실내입니다.

벽에는 여행사진들이 액자에 넣어 장식되어있습니다.

긴 실내에 기역자 모양으로 마루가 돋아져있고, 그 위에 거적같은 것이 깔려있고, 방석, 담요들을 깔고 덮고 이야기도 나누고, 스터디하는 학생들도 있고...

나머지부분에는 입식의 테이블과 의자들이..

 

 

 

주인이 좋아하는, 혹은 되고 싶은 Raintree의 상징물들이 입구에도 벽에도..

등이 재미있었어요. 연꽃의 열매를 뒤집어 놓은 듯, 강렬한 주황색과 함께 멋진 이미지를..

 

 

직접 그린 메뉴판...

 

내가 선택해서 마신 인도요쿠르트..플레인으로 마셨는데,

족히 500ml는 될 듯한 그 음료를 다 마시고는 나중에 화장실 들락거리는라..

변비 심하신 분들 한 번 트라이~~~~

 

화제는 끝도 없지요.

아이들얘기, 연애얘기, 황우석 사건, 여행, 블로그...

이제 아이들 앞에 선지 채 얼마 안되는 그 선생님들..

초기의 열정을 잊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이 되기를 빌었어요.

그런데, 교사란 직업 이상해요.

사명감이라는 거, 아이들과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점점 더 생긴답니다.

아니들도 더 이뻐지고요.

 

젊은 처자들이 불러준 것, 데이트해준 것도 고마운데,

밥도 사고, 차도 사고...

첫월급탈 때 해주고 싶다네요.

우리 후배, 빨강 내복 기대했는데~~

그래서 모두 뒤로 넘어가게 웃고는 헤어졌어요.

사실, 내 마음에 조금 시끄러운 게 있어서

가끔 얘기에 집중을 못해 미안했어요.

다음에는 진짜, 재미있게 놀자...


 
출처 : 블로그 > 이 블러그에 누가 놀러 오겠어 | 글쓴이 : angel57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