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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황대권식 ‘야생초 맛보기’-야생초차, 들풀모듬, 십전재보잼, 모듬풀 물김치, 야생초김치

그린테트라 2006. 1. 14. 19:55
황대권식 ‘야생초 맛보기’
들풀모듬의 뛰어난 맛, 감기예방에 좋은 야생초차

●야생초차
바짝 말린 국화꽃, 산국꽃, 아니스 씨앗을 망사주머니에 넣어 주전자에 물 서너 컵을 넣고 끓인다. 한 번 팔팔 끓인 뒤 약한 불로 뭉근하게 20분 정도 더 끓게 둔다. 다 끓으면 한 컵 가득 따른다. 마지막으로 잘 말린 쑥을 한 잎 넣고 충분히 우려내 마신다.
이때 차 재료의 ‘배합’이 중요한데, 이는 각자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고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배합이 잘된 야생초차를 혀끝에서 살살 굴리면 4가지 맛이 느껴지고, 2∼3가지 맛이 합성돼 느껴지기도 한다는데 수학적인 계산으로는 15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황씨는 이 4가지 재료를 구하기 어려우면 ‘국화차’만 끓여 마셔도 감기예방에 아주 좋다고 추천한다. 옛날 중국의 팽조라는 사람은 국화차를 먹고 1700세를 살았는데 얼굴빛은 17∼18세와 같았다고 한다. ‘본초강목’에는 ‘국화차를 오래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쉬 늙지 않는다’고 쓰여있다. 또 ‘위장을 평안케 하고 오장을 돋우며 사지를 고르게 한다’는 말도 나와 있고, ‘감기, 두통, 현기증에 유효하다’고 기록돼 있다. 황씨는 감옥에서 감기예방 차원에서 이 국화차를 즐겨 마셨는데 겨울철에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들풀모듬
황씨가 가장 민중적인 야생초 4가지라고 말하는 쇠비름, 참비름, 질경이, 명아주를 포함해 뽀리뱅이, 쇠별꽃, 부추, 제비꽃, 달맞이꽃 등 무려 14가지 야생초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된장에 무치면 들풀모듬이 완성된다.
물론 야생초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제철 풀이 아닌 것은 좀 질기지만, 황씨와 함께 들풀모듬을 맛본 재소자들은 이 맛에 모두 반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쇠비름은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장명채’라고도 하는데, 모든 종류의 종창이나 부스럼, 임질, 이질, 중풍, 고환염, 요도증, 옻, 독충에 쏘였을 때, 해열, 기생충 구제 등에 다양한 약효를 보여 ‘오행초’라고도 불린다.
황씨도 쇠비름을 두고 ‘가장 완벽한 야생약초’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명아주도 약초로서는 팔방미인에 속하는데 여름철 벌레 물린 데 짓찧어 붙이면 금방 가려움증이 사라지고 아물었다고 한다.

●십전대보잼
한의학에서 말하는 ‘십전대보탕’만 몸을 보하는 게 아니다. 냉이, 도라지, 시금치 뿌리, 고구마, 호박, 마늘, 사과 등 10여 가지 농산물을 넣고 5일 동안 뭉근한 불에 졸여 잼을 만들었다. 황씨는 잼이 완성된 후 같은 사동 동료들에게 보약처럼 먹으라고 골고루 나눠주었다. 감옥에서 심심할 때 십전대보잼을 과자 위에 얹어 먹었단다.

●모듬풀 물김치
황씨의 경험상 모듬풀 물김치는 무·배추 물김치와 비교해볼 때 영양가나 신선도, 기력에 있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월등하다.
자연상태에서 천지의 기를 듬뿍 받고 자란 야생초를 10가지 정도 뒤섞어 발효시킨 것이니 밋밋한 배추 한 가지로 만든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씀바귀, 민들레, 달맞이꽃, 명아주, 박주가리 덩굴, 개망초, 돌콩 등의 야생초에 굵은 소금만 넣어도 발효가 잘 돼 훌륭한 맛이 났다고 한다. 모듬풀에 소금 대신 식초를 넣으면 ‘모듬 야생초무침’, 고추장을 넣으면 ‘야생초 김치’로 응용할 수도 있다.
황씨는 “모든 음식의 최종적인 완성은 접시에 있는 게 아니라 입안(침)에 있다”고 주장하는데, “마치 점묘화처럼 얼룩덜룩한 야생초의 맛이 입안의 침과 ‘교감’해 잘 섞일 때 최종적인 ‘맛’이 탄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진정한 자연의 맛을 느끼고 싶으면 평소 술·담배를 삼가고 커피, 청량음료를 절대 마시지 않고 청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만 요리의 최종 재료인 ‘침’의 활약상도 기대해볼 수 있단다.
출처 : 칸의 생태자급자족 교실
글쓴이 : 飛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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