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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버섯은 맛이 좋다

그린테트라 2005. 12. 7. 02:33
 

버섯은 맛이 좋다


‘땅의 다이아몬드’, 송로버섯. 철갑상어 알 캐비어, 거위간 프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버섯이다. 프랑스 뻬리고르 숲의 ‘흑다이아몬드’나 이태리 알바 숲의 '백 다이아몬드‘, 바로 '송로버섯(트뤼프, truffe, tuber, 알버섯과)’이다.

  땅 속에 꼭꼭 숨어있어 이 버섯을 좋아하는 돼지를 앞장 세우고 찾아낸다. 트뤼프에서 수컷 돼지 냄새가 나서 기가 막히게 냄새를 잘 맡아 찾아낸다는 속설이다. 그런데 돼지가 자꾸 먹어버리는 사고가 잦아지자 개들이 그 역할을 넘겨받았다고 한다.

송로버섯은 이름과 달리 소나무와 무관하다. 떡갈나무 숲의 땅속에서 자란다. 땅속 5cm~1m 사이에서 자란다. 크기는 호두알 만하다. 물에 끓여 보관해도 그 향기를 잃지 않는다. 거위간 페이스트, 수프, 송아지고기, 바닷가재요리 등에 쓰인다. 

찾기도 어렵고 인공재배도 안된다. 매년 수요가 공급을 10배 이상 초과한다. 제철 버섯은 금보다 비싸다고 한다. 거래상들은 보석케이스에 버섯을 넣고다니며 거래를 한다고 한다.  가히 ‘땅속의 다이아몬드‘ 라 할만하다. 

 

‘겨울엔 벌레, 여름엔 버섯’ 동충하초. 이름 그대로다. 겨울에는 벌레(冬蟲)이다가, 여름에는 버섯(夏草)이 된다. 가을이 되면 벌, 노린재, 거품벌레 등의 곤충들이 숲속에서 생을 마감하고 여기저기 널브러진다. 주성분이 키틴(chitin)질인 벌레의 딱딱한 겉껍질에 포자를 흩뿌려지면, 포자는 효소(酵素)를 분비하여 껍질을 녹이고 몸 안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몸 구석구석에 균사를 뻗어 살을 속속들이 먹어치운다.

  겨울을 곤충의 모습(冬蟲)으로 보내고 이듬해 여름, 껍질을 뚫고 풀줄기 닮은 버섯대가 올라온다, 하초(夏草)로 자라난 것이다. 밑은 벌레요, 위는 버섯인 셈이다. 벌레의 머리에 버섯이 나와 있는 모습은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중국에는 박쥐의 유충에 자라는 동충하초도 있다고 한다. 값비싼 약재로 쓰인다. 특히 산전, 산후의 보혈제로 쓰면 좋다고 한다. 또 일본에서는 거미, 매미, 나비의 번데기, 파리, 잠자리 등에서 나는 동충하초가 알려져 있다. 벌레뿐 아니라 도마뱀에서 자라난 경우도 알려져있다.

자연산을 채집하려면 높은 산으로 가야 한다. 초보자가 능히 할만한 일은 아닌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종류도 이십여종이나 된다. 농가에서 누에고치에 포자를 심어 동충하초를 양산하기도 한다. 드링크제까지 나온 걸 보면 몸에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대나무 숲에 사는 ‘버섯의 여왕’, 망태버섯. 대나무 숲을 지독히 좋아하는 버섯이다. ‘버섯의 여왕’으로 불릴만큼 아릅답다.  지름이 3 ~ 5cm인 어린 버섯의 알에서 자루가 나온다. 알에서 자루가 나오면 위에 있는 종모양의 균모 내부에서 흰그물모양의 레이스와 비슷한 그물망토를 편다.

볼만한 자태이지만, 지독한 악취로 코를 막아야 한다. 악취 때문에 벌레들이 모여들고 모여든 벌레 다리에 포자가 붙어 퍼뜨려진다. 아름다움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생태계의 철칙을 본능적으로 터득한 게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발생한다. 주로 대나무밭에 산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나무 밭이 있는 곳이면 흔히 볼 수 있다.  담양을 비롯 경주, 고창, 삼례, 내장산 등의 대나무 밭에 자생하고 있다. 일본, 중국, 북아메리카에도 분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죽손이라 하여 고급요리 재료로도 쓴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은 못 먹는 게 대체 뭘까?


‘숲의 다이아몬드’, 양양 송이. 매년 가을, 시월이 오면 향긋한 송이향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강원 양양군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아예 대놓고 민관이 힘을 합쳐 사람들을 유혹한다. 송이축제를 한바탕 벌이는 것이다.

엄격히 관리되는 송이산지에서 자연산 송이의 생태를 관찰하거나 송이 시식회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킬로그램당 이십만원이 넘어가는 송이 버섯을 찾아내는 ‘보물찾기’가 하이라이트이다. 송이를 발견하면 손으로 잡아 당기는 것은 금물이다. 상처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막대기로 송이가 박혀 있는 땅 밑을 깊게 파내 흙을 살살 털어준다. 몇시간을 뒤져 한개 찾기도 힙들지만 그래도 흥미진진하다. 이른바 체험형 마을 축제인 셈이다.

마을 사람들은 ‘설악산을 둘러보고 양양에서 송이 맛을 본 뒤 가을을 논하라’는 말도 지어냈다. 아닌게 아니라 시월의 양양송이는 향이 짙고 육질이 단단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양양에는 화강암이 풍화된 푸석푸석한 토질에 적송림이 발달해 송이가 자라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해송 바람도 송이의 향과 맛을 더해준다.

송이버섯이 자생하는 지역은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동쪽지역인 강원도와 경북 영덕, 봉화, 울진 그리고 충북 보은, 괴산 등이다.

  몸값 비싼 송이는 자라는 조건마저 아주 까다롭다. 땅바닥 가깝게 형성된 소나무의 그물 같은 실뿌리 마디를 따라가며 송이의 포자가 피어난다. 너무 건조해도 너무 습해도 안된다. 돋아난 뒤 5일이면 숙성되기 때문에 그 전에 따줘야 한다. 살아있는 나무, 그중에서도 20∼60년 된 소나무에만 자생한다.‘숲의 다이아몬드’라 할만하다. 


느타리버섯은 폐광을 좋아한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 의평리에 가면 양송이와 느타리를 직접 따볼 수 있다. 도시민을 위해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버섯마을’이다.

지난날 석탄광이었던 폐광을 개조해 버섯을 재배하는 이색적인 풍경까지 체험할 수 있다. 사시사철 폐광에서 불어나오는 자연바람으로 섭씨 십이도를 유지하고 있다. 섭씨 십오도 이하로 유지해야하는 버섯재배의 특성 때문이다. 버려진 폐광을 최적의 재배공간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창조적이다. 또 여름에는 냉풍욕장으로까지 이용하기도 한다.

버섯농장에는 둥근 비닐하우스가 일렬도 열병하듯 도열해 있다. 하우스 안에는 층층으로 판이 구분되어 있다. 판마다 봉긋이 올라온 하얀 양송이버섯들이 올망졸망하다. 느타리는 서로 한데 모여있다. 작은 손칼을 받아들고 적당히 성장한 버섯을 골라 채취하면 된다.

느타리는 송이보다 따기다 더 어렵다. 느타리는 한데 모여 자라는 습성이 있어 버섯이 상하지 않도록 줄기를 끊어야 한다. 또 크기대로 잘 솎아 내는 한 과정을 더 거쳐야 한다. 그래야 상품가치가 있는 느타리를 수확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따로 떨어져 자라는 송이버섯은 수확하기 쉽다. 개별적으로 나 있는 송이는 손으로 그대로 뽑아 낸 다. 그리고 손칼로 끝 뿌리 부분만 쓱싹 잘라내 그대로 상품 상자안에 담으면 된다. 딴 짓하지 말고 농장 주인이 하라는 대로 잘 따라 하면 될 것이다.  


자연산 송이의 주인은 자연인가, 사람인가. 그 귀한 자연 송이의 임자는 누구일까?  판사는 이렇게 명쾌하게 교통정리했다. ‘일정한 보호시설이 없는 자생 송이는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자연산 송이 채취 철이 올떄마다 지생지 송이 채취 문제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송이가 나는 산골마다 소란하다. 산 주인은 자신의 산에서 났으니 자기 것이라 여기고, 주민들은 자연이 준 선물이니 주인이 따로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송이 채취가 막바지로 접어들면 그 분쟁은 더 깊어진다. 값이 더 비싸기지 때문이다. ㎏당 이십오만원에서 삼십만원까지 치솟는 황금덩어리로 보이는 지경이다. 때가되면 송이가 나는 산마다 산 주인들은 산의 길목 마다에 ‘송이 자생지역, 일반인 출입금지’라는 푯말을 세워 엄포를 놓는다. 심지어 ‘무단으로 송이를 채취하면 2천만원 벌금’ 운운하는 무서운 산도 등장한다. 산 주인이 산적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반면 주민들은 산주가 따로 수고를 해서 재배, 관리하는 것이 아니며, 그저 자연 발생한 송이인 만큼 먼저 따는 사람이 임자라는 주장하며 대들기 마련이다.

  결국 법으로 해결을 볼 일이다. 현행 산림법에는 수실버섯류(송이)는 신고 없이 누구나 채취할 수 있다고 돼있다. 다만 송이산지에 관리인이나 지주가 일정한 보호시설을 할 경우에 송이를 채취하면 위법이 된다. 보호시설의 설치 유무에 따라 주인이 갈리는 것이다.

  설사 주인 없는 송이라 해도 산림법에따라 주민이나 등산객이 산림부산물 채취에 대한 신고 접수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채취를 할 수 있다. 송이도 사람도 법 없이는 살 수 없게 돼있다.


‘숲속의 진미’, ‘웰빙 전도사,’버섯. 아삭 한 입 물면 입안 가득 향긋함이 퍼지는 송이, 쫄깃한 질감이 찰떡 같은 느타리, 고소한 표고. 버섯은 백가지 맛을 지녔다고 한다. 그래서 '숲 속의 진미'라고 불린다.

고기 좋아하는 서양인들마저 '베지터블 스테이크'라고 부르며 선호한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단백질과 비타민 D가많은 건강 식품이기 때문이다. '웰빙'을 부르짖는 요즘 제철을 만난 격이다.

버섯이 더욱 사랑받는 건 다이어트용으로 이만한 게 없을 만큼 초저칼로리 식품이면서 영양 또한 높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를 장복하는 중국인들이 그럼에도 당뇨가 적은 원인이 버섯때문이라는 보고도 있다. 특히 표고버섯은 몸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몸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한다.

좋은 버섯은 우선 눈으로 봤을 때 색이 선명하고 모양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부스러기 없이 탱탱한 것을 골라야 한다. 너무 무겁지 않아야 한다. 무거운 것은 습기가 많이 핬다는 것을 뜻한다. 손질할 때도 물에 담그지 말고 흐르는 물에 씻으며 먼지만 가볍게 떨어내는 것이 좋다. 물을 쉽게 빨아들이는 스펀지 같은 습성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버섯전골 처럼 국물에 우려내 띄워먹는 요리법이 많다. 탕이나 찌게를 선호하는 식습관 때문이다. 그런데 버섯은 그 자체로 영양소가 풍부해 재료 본질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 좋다. 팬에 올려 살짝 볶은 뒤 굴 소스나 소금으로 간을 해 샐러드 처럼 먹는다면 새로운 버섯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먹든, 버섯은 향긋하고 그윽하고, 담백하고 감칠 맛 나는 '숲속의 진미‘다.

‘버섯’은 어찌하여 ‘버섯’이 됐을까. 버섯은 역사와 전통은 유구하다. 그런데 버섯은 왜 ‘버섯’, ‘~이(茸)’이라고 부를까?

  버섯을 뜻하는 한자인 ‘茸’는 본디 ‘용’자인데 ‘이’로 잘못 읽어 그대로 굳어진 것이라 한다. 송이, 능이, 목이 등도 제대로라면 송용, 능용, 목용으로 바꾸어야할 판이다.

  또 버섯의 어원은 버슷에서 비롯되었고, 버슷의 어근은 '벗'이고 '벋'이 고형이다.  버슷의 '벗(벋)'은 바지랑대(竿), 보(樑)와 동원어일 수 있다. 바지랑대는 ‘빨랫줄을 받치는 장대’로 빨래줄에 빨래가 널려져있는 모습이 마치 버섯갓으로 표현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버섯에 대한 최초의 문헌상 기록은 신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덕여왕 3년(704)에 목균(木菌)인 금지(金芝)와 지하균(地下菌)인 서지(瑞芝)를 진상물로 왕에게 올렸다고 삼국사기에 적혀있다.

조선시대 허준의 동의보감에 여러 가지 버섯의 약용법이 상세히 기록돼 전해온다. 여기에는 복령, 영지, 동충하초, 저령, 송라, 표고버섯, 뇌환, 혹시루뻔버섯, 목이, 석이, 송이, 뽕나무버섯부치, 곰보버섯, 말똥진흙버섯 등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 인조때 홍만선의 산림경제에도 송이,복령 등이 식용, 약용으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버섯을 인공재배한 것은 일제시대의 표고, 해방직후의 양송이가 처음이다.

버섯에 대한 세계 最古 기록은 기원전 3500년경 북알제리아 동굴의 타실리(Tassili)벽화의 기록으로, 마치 버섯의 영적인 기운을 전신에 담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로마의 네로황제는 달걀버섯을 매우 즐겼으며, 중국에서는 진나라 시황제는 불로장생의 선약으로 불로초(영지)를 찾아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버섯은 물 90%, 탄수화물 5%, 단백질 3%, 지방 1%, 그리고 나머지 1%의 무기물질과 비타민으로 이루어진다. 나머지 1%의 무기질이 독버섯이냐 약버섯이냐를 결정한다고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출처 : 오래된 미래마을
글쓴이 : 정풀홀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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