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8일 오후, 25년전 군에서 함께 근무할때부터 친하게 지내며 지금 수지에 같이 살고있는 친구같은
후배부부와 홍천의 전원주택을 다녀왔습니다. 후배님 부부의 전원주택은 아니고 그분들의 지인이신데
17년전 직장에서 은퇴하신후 계속 전원주택을 가꿔오신 분들입니다.
원래 처음부터 홍천에 전원주택을 마련하신것은 아니고 처음에는 15년전 강원도 진동리에 전원주택을
마련하셨다가 그곳에 도로가 나고 주변이 개발되는 바람에 진동리를 떠나 다른곳을 찾다가 6년전 이곳
데이지와 나도 은퇴후에는 전원주택에 살고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기에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궁금한
이분들이 이곳 홍천에 자리잡은 이유는 경기도의 전원주택지는 요란하고 가격만 비산 편인데 강원도에서
서울로 가는 서북족의 끝자락 홍천강변에 있는 입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이곳의 부동산에 택지매입을 의뢰했을때 대여섯곳을 보여 주었는데 별로 마음에들지 않아서 거절하고
부동산 업자가 마지막으로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곳이라며 보여주는 이자리가 마음에 쏙 들어 바로 계약을
하셨다는 땅과 택지에 문외한인 제가 보아도 한눈에 들어오는 아늑한 곳 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보기좋게 가꾸어 아늑하게 보일 뿐이지 처음에는 잡목과 덩쿨이 우거진 정말 황폐한
골짜기 였답니다. 부부는 그곳에다 비닐 하우스를 짓고 1년동안 비닐 하우스에 살면서 집도 짓고 밭도 만들고
유실수도 심고 꽃밭도 가꾸면서 정말 아름다운 정원과 계곡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비닐 하우스를 아직도 그대로 보존하면서 채소를 가꾸시더군요.
더욱 놀라운것은 두분다 서울출신으로 어려서는 물론 전원주택을 시작할때까지 농사한번 지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는것입니다. 오로지 전원생활이 좋아서 시작 하셨다는데 아직도 가끔 시행착오를 겪으신다니
참으로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역경을 잠시 말로만 들었을 뿐인데도 시골에 전원주택을 짓고사는게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구나
하는것을 온몸과 눈으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일이 몸에 배지 않고 단단히 마음먹지 않으면 시골생활이
상상하는 것처럼 낭만적인것이 아니라는걸 금새 알아차릴수 있었던거죠.
그러나 두분이 6년동안 가꾸신 이 아름다운 삶터를 보면 아,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기는것은
어쩔수 없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후배님 부부와 대화를 나눠보니 우리 두 부부 다 그분들 처럼 할
능력과 의지가 안되더군요. 그래서 전원주택을 짓는건 포기하고 다른 방법으로 전원주택에 살수있는 대책을
금계국이 절정인 시기인데 올해는 너무 가물어서 금계국이 제대로 피지를 못했답니다.
밭에는 온갖 유실수와 채소들, 그리고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더군요.
왼쪽에는 작은 계곡이 있는데 항상 맑은물이 흐르고 마을에서 집까지 이르는 진입로는 일부러 포장을 안하셨다네요.
지금 피어난 갖가지 화초들. 꽃마다 이름표를 붙여놓고 웬만한 식물원 못지않게 가꾸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도착할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기는 조금 어렵지만 그동안의 가뭄이 해갈되어 아주 기뻐 하시더군요.
직접 재배한 무농약 유기농 채소들. 얼마나 향기가 짙고 맛이 좋던지요.
마지막으로 집에서 직접뜯으신 곤드레 나물밥, 식당에서 먹는 냉동 곤드레와는 씹는맛부터 달랐습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키운 튼실한 배추를 아주 여러포기 뽑아주셔서 데이지가 김치를 담갔는데 고소하고 아삭한게 정말 맛있더군요.
전원주택, 여전히 데이지와 저의 로망이지만 집짓고 농사짓는 일은 하기 어렵고 잘 가꿔진 정원과 텃밭은 부럽고 참 생각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농가주택 리모델링, 시골집 수리하기, 전원주택, 통나무주택, 목조주책, 주말주택, 세컨드하우스, 황토주택,
귀농, 귀촌, 강원도 부동산, 횡성 부동산의 모든 것이 산골전원주택이야기에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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