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크랩] 송광일박사 자연재배농장 견학 후기

그린테트라 2010. 12. 8. 07:17

귀농 1년차... 농사가 참 어렵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뭣도 모르고 덤벼든 농사가 처음엔 해볼만한 만큼...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만,

파보면 파 볼수록... 간단치가 않고, 그 끝이 어데인지 모를만큼 깊이가 한이 없습니다.

 

수 많은 농법들은 이 첨단 과학사회에 여러 분야를 다 합쳐놓은 것만큼이나 광대무변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머릿속이 정리되기 까지... 손발이 잘 움직이질 않습니다.

내년 농사도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아직 정리된 것이 미흡하다 보니 공부할것만 많아 져서요.

 

이 글은 짧지만 그동안의 제 고민과 사색을 응축시켜서 송광일박사의 자연재배 농장견학을 계기로 느낀점을 솔직담백히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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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대체 무엇을 자연재배라 할 것인가?

신비한 밭에서서의 주인공인 가와구치 요시카즈, 기적의 사과 주인공 기무라씨, 현대판 노자 후쿠오카 마사노부... 자연농에 입문하시는 다른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이분들의 영향으로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국내의 태평농법의 이영문씨, 호밀농법 이동춘씨, 기타 자연농을 하시는 여러 선배님들을 찾아뵈며 귀동냥과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자연농이란 것이... 그 경계와 원리적 이치가 잡힐듯 말듯 머릿속을 아주 복잡하게 만들더군요.

도대체 자연농이 뭐람? 이렇게 질문해 보죠.

특히 유기농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비교해 보는것이 쉬울것 같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것이... 무투입과 무경운일것 같습니다.

무농약(살충과 살균의 문제)을 넣을 수는 있습니다만, 제 생각에 이건 할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고... 건강한 식물을 재배한다는 입장에서는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요즘 무해한 친환경적 약재들이 많습니다. 작물에 있어서 완전하게 병이 없고 벌레도 없는 환경은 이 지구에서 불가능하니까요.

 

자연농에서는 무경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풀을 웬수같이 여기지 않고... 오히려 고마운 정도를 지나서 존중해야 할 중요한 존재들입니다. 왜그런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생태환경의 복원 때문이죠. 이글 아래에 토양과 근권미생물에 관한 도서들을 소개해 놨습니다만... 관행농법(유기농 포함)에서는 특히나 이 미생물들을 중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식물들이 생명활동을 해 나아가는데 미생물들과 공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더군요. 즉, 콩과식물에서 보듯이... 콩은 자신이 필요한 양분을 뿌리혹박테리아를 통해 얻고, 대신 박테리아가 필요한 먹이를 자신이 생산(합성)한 탄수화물/유기산 등을 제공함으로서 서로 함께 삶을 영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대장에서 소화작용을 미생물들을 통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 수십억년을 통해 발전시켜온 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조화와 균형을 통해 적절히 작물을 키워내는 것이 농사이더군요. 그러니... 앎이란것을 취득해 나아가는 공부란 것이...얼마나 끝도 없는 행위란 말입니까? 이것을 간략하게 하는 방법이 자연이치를 잘 따르는 것이겠죠.

 

횡설수설 하지말고... 좀 요약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공부해 온 바로는... 일본판 자연농과 송광일박사의 자연재배가 좀 차이가 납니다. 그점을 중점적으로 다뤄 보겠습니다.

 

*일본판 자연재배(특징요약)

 무경운/무투입/잡초와 작물의 공생 강조

자연환경과 유사한 환경구축에 목표를 둠. 지상 식물군의 다양성 중시. 땅속 미생물/각종 벌레들의 역할 중시

 

하지만 아직도 시도되고 있는... 완성되지 못한 농법의 하나로 여겨짐. 특히 작물과 잡초들간의 경합으로 벌어지는 영양쟁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 대단위 경작지로의 농사가 어려움. 문학적으로는 원리가 정립되었으나... 과학적으로는 원리정립이 아직 미흡함. 여타 국내 자연재배 농법들은 이의 아류들로 생각됨.

 

이에반해 호밀농법은 이러한 일본의 자연재배 농법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 획기적 성과로 평가됨. 특히 호밀을 이용한 잡초의 타감작용은 대규모 농사에도 적용이 가능한 획기적 방안이 될것임.

수도작의 경우... 태평농법도 일본의 방법을 한단계 끌어올린 좋은 방법으로 사료됨.

 

*송광일 자연재배의 특징

송광일박사의 농장을 견학한 후 제게 큰 인식의 전환이 발생했습니다. 상기한 일본발 자연재배도 유기농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이죠. 사실 유기농과 자연농의 경계가 매우 애매합니다. 무경운 한다고 다 자연재배로 봐야 하는지... 경운한다고 자연재배가 아닌건지.... 송광일박사의 농법에 비유하면... 이게 다 자잘한 말싸움에 그치고 맙니다. 글이 길어지니 요약해 보죠.

 

송광일박사의 주장과 농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작물을 고전압 생물로 변환시킨다.

이건 송박사 고유의 주장인데... 생명공학을 전공하여서 이 분야에도 매우 정통해 계시더군요. 농사를 과학적으로 잘 하기 위해서는... 식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또 땅을 면밀히 이해해야 하는데... 식물을 알기 위해서는 생명공학이 필수이고, 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히 미생물 분야에 정통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송박사가 노력한 부분이 이 미생물 분야와 식물의 생리 역학 부분이다고 생각이 듭니다. 세포의 핵/미토콘드리아와 각종 효소의 역할/유전정보/미생물 등에 해박한 지식이 있어 보입니다.

이분의 논문제목이 아래와 같습니다. 단서를 찾는 분들은 논문을 열람해 보시면 대충 아실것입니다. 생명공학과 농업을 연결하고.. 그것을 실제 농사에서 구현하고 있더군요.

 

Bacillus firmus SINBI의 분리동정 및 그 대사산물이 상추의 Anthocyanin 항산화활성과 페놀함량에 미치는 영향 : 미생물을이용한 안토시아닌발현, 송광일

 

제가 본 이분의 노하우를 통해서 이야기를 더 진행해 볼까요?

 

 

 

 

상기 사진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송박사가 육묘를 하는 모습입니다. 망친 육묘가 아니라... 이것에 비밀이 있습니다. 이분 말씀에 의하면... 대부분의 생명체들이 유전정보의 5%만을 사용한답니다. 저도 얼핏 들은 기억이 납니다만... 95%의 유전자료들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 중이고... 이게 쓸데없는 쓰레기들이 아니라... 비상시 사용되는 특별한 정보/능력들 이라는 거죠. 좀 더 풀어보죠. 생명체들은 <효율>과 <생존>을 염두에 두고 생명활동을 한다 합니다. 생존에 문제가 없을 경우... 효율을 따지기 때문에... 생명체들은 본능적으로 달고(탄수화물) 고소하고(고지방) 부드러운것을 좋아합니다. 소화하기 어렵고 열량이 낮은것은 비효울적이기 때문에 우선 피하죠. 이것이 유전정보 중 활성화되어 있는 5%의 능력 영역입니다. 그러나 먹고살기 힘든 극한상황이 도래하면... 잠자고 있는 유전정보의 95%가 발현됩니다. 이 유전정보들은 생명체의 능력을 바꿀 정도로 강력합니다. 심지어 물없이 살수있는 식물로도 변신이 가능합니다. 송박사는 이점을 집중적으로 시험해 왔더군요. 흙도 없고 물도 없는 상태까지 생존하는 식물(작물)들을 직접 시현해 본거죠.

 

위의 사진들처럼 육묘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육묘단계에서 생존환경을 매우 어렵게 만들어 놓음으로서 5% 유전정보영역을 넘어 잠재된 95%의 영역으로 식물 자체를 바꾸도록 육묘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완전히 변화/적응된 식물들을 무경운으로 오래된 밭에 옮겨 심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비로소 비료나 퇴비등을 무투입해도... 물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강한 고전압 상태로변화시킨 무지막지한 능력으로 생명활동을 해 나아갑니다. 당연히 병이나 벌레들에 강할 수 밖에 없으므로 농약줄일도, 물줄일도, 거름줄일도 없고... 육묘단계보다 훨씬 좋은 여건의 밭에서 엄청난 생장과 소출을 해내는 것입니다.

(지금가지의 자연농법이 유기농과 원리적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 바로 이분이 아닌가 합니다. 즉, 유기물이 없이는 작물의 성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무투입이라고 하나 식물의 능력이 바뀌지 않고서는 무투입은 힘듭니다. 전작물을 아무리 많이 깔아줘도 부족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대안 중 하나가 이 방법이고 두번째가 PGPR의 이용인것 같습니다.)

 

 

송박사의 농법에서 노하우 하나는... 95%의 잠재된 능력을 깨우는 것이 그 첫째 노하우입니다.

 

 

2)근권미생물들의 환경복원이 매우 중요하다.

송광일 박사의 두번째 노하우 입니다.

자! 재배할 식물 자체를 육묘 단계에서 초능력적(?)으로 변화시켜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식물이 성장할 본밭에 정식을 해서 성장을 시켜야 할 단계입니다. 성장에는 영양성장과 생식성장 두 단계가 있습니다. 영양성장은 골고루 양분을 훕수해서 무럭무럭 잘 크는 것이고... 괴채류나 근채류의 경우 농부에게 소득을 가져다 줄 최종적 목표인 열매를 잘 맺는 소출과 상품성은 생식성장에 있습니다.

 

<송광일 박사 자연재배농장의 파프리카. 자가채종한 파프리카 임에도 마디가 짧고 많은 양의 파프리카가 건강하게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맨땅에서 파프리카를 농약없이, 영양제 없이 저렇게 키우기는 어렵습니다.>

 

이 두번째 단계에서 송박사는 생육촉진근권세균(Plant Growth Promoting Rhizobacteria : PGPR)를 강조합니다.

무경운을 해야하는 중요한 점도 이 미생물군, 특히 PGPR의 형성을 들더군요. 자연적으로 이것이 회복도려면... 10여년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기무라씨의 기적의 사과도 그래서 10년이 걸렸나 봅니다. 만약 잘 선별된 PGPR이 있다면... 첫해부터 자연농이 잘 된답니다. 물론, 송박사는 이걸 해결했다는 군요. 비법은 아직 공개를 하지 않구요. 이 내용은 상기한 논문을 보시면 나옵니다.

 

 

 

3)시그널들을 이용한다.

이제 세번째 송박사의 노하우인데요....

PGPR을 이용해서 생식성장과 영양성장을 잘 한다 하더라도...

더 진보된 농법이 있다면... 마치 신과도 같이 작물의 모든 능력을 다 발현시키는 것일 겁니다.

(물론 이것이 자연철학 적으로 온전한 것이냐의 철학적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농사란 것이... 이치를 인위적으로 이용하는거 아닙니까? 이치를 거스른다면 문제겠지만... 마치 유전정보를 조작하는 GMO 말입니다.)

 

이 결정적 농사 노하우가 송박사의 '시그널농법'입니다.

봄에 가을배추와 같은 상품을 만들어 낸다든지... 매 입사귀마다 열매을 주렁주렁 맺게 한다든지... 기적같은 일이 이 시그널에 있습니다. 이것 역시 상기 논문에 살짝 내비치고 있지만... 한여름에 가을 상추처럼 안토시안이 풍부한 상추가 재배됩니다.

 

<사진설명 : 송박사 논문에 게재된 사진입니다. 촬영날자가 2009.7.2 한여름의 상추사진인데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가을상추처럼 색이 불게 착색되어 있습니다. 관행재배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2. 출구가 보인다

송박사 농장을 방문하며 제일 궁금한 부분이 바로 이 '시그널'의 정체 였습니다.

다행히도 이 시그널의 정체를... 방문한 우리 모두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송박사께서 작은 약병에 담겨진 어떤 액체를 보여 주었거든요. 물론, 그 물질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베일이지만... 이 정도 만이라도 힌트를 주신 송박사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현재 이것 저것 큰 구상과 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지라... 아직 공개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충분히 감이 잡힙니다. 이정도 말슴드려도 이 글을 대하는 분들도 대충 감이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저도... 그것이 송박사가 말하는 '시그널'의 정체의 전모인지, 또 진짜로 송박사의 말대로 잘 되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적의 사과 기무라씨가 이 농장을 방문하고 돌아간 것으로 보아... 또 실제로 믿기 어려운 작물들이 이곳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분이 기존 농사방법을 획기적으로 넘어선것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만약 이것이 세상에 보급될 경우를 상상해 보죠.

농사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새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 많은 이론들이 새로이 정립되어야 합니다. 인류의 고질적 질병들이 대부분 해결되는 의료혁명이 일어 납니다.(이 부분은 아직 말씀 못드립니다.) 병든 지구의 자연생태계의 획기적인 변화가 옵니다. 농약회사들이 망합니다. 비료회사 다 망합니다.

 

가장 즐거운 일은.... 인간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 자체가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잡초들을 웬수로 보는 일...

벌레들을 해충과 익충으로 마음대로 구분하는 일...

공생과 상생을 하고있는 각종 미생물들도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재단해서 주홍글씨를 마구 붙여 대는 일....

이런 모순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흐믓한 상상을 하며... 되돌아오는 발걸음이 매우 흡족했습니다. 저도 어서빨리 시도하고 성공하여 모든 농부들이 자연재배를 도입할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되잡아 봅니다. 갈길은 멀지만... 큰 희망을 보고 옵니다. 

 

 

 

 

 

 

출처 :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글쓴이 : 농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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