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크랩] 미래의 농장 ‘식물공장’

그린테트라 2010. 4. 12. 09:35

 


 

미래의 농장 ‘식물공장’

최근 기습폭우나 눈폭탄 같은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면서 먹을거리의 가격 폭등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상이변이 장기화될 경우 식량 부족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일본을 선두로 세계 각국은 기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의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식물공장은 초기 설비 투자비가 비닐하우스보다 20배 가까이 비싸 시장 진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철저한 경제성 분석과 함께 정부의 장기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왜 식물공장인가?=식물공장은 세계 식량자원 고갈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말 방한한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는 “빌딩농장이 향후 인류의 식량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서 “도심에 30층 이상의 빌딩공장을 지으면 5만명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그는 1999년 빌딩농장의 개념을 창안한 인물이다.

식물공장은 일정한 시설 내에서 빛과 온습도·이산화탄소 농도 등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눈·서리·우박 등 불규칙한 자연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막 등 어디에서도 농작물 생산이 가능하다.

온실가스 저감 및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온실가스 저감의 대표적 기술인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해 에너지 저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물공장은 전 재배환경을 최적으로 조성하는 만큼 이물질 이입을 철저히 막아 농작물 오염을 예방함은 물론 농산물 품질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해충을 원천 차단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생산이력도 확실하다. 게다가 대도시 등 소비시장과 인접한 위치에 자리 잡게 되면 수송거리가 짧아져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국내 현황은=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아직 식물공장이라고 부를 만한 상업적인 시설농업은 없다. 농업연구기관에서 시험재배를 하는 정도다.

1996년 농촌진흥청에서 식물공장 시스템을 설계해 재배시험에 착수했고,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형 식물공장 모델 개발 연구를 수행한 뒤 2005년에 식물공장 시스템을 확립했다. 최근엔 남극 세종기지에서도 신선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현지로 보내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정부도 식물공장의 상용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핵심부품인 LED-IT(아이티) 개발을 위해 노력중이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사업에 ‘IT-LED 기반의 식물공장을 위한 핵심부품 개발과제’를 선정했다.

전북도와 광주광역시, 경기 남양주·부천시 등 지자체도 식물공장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북도는 LED 기술을 농업·생물·식품·부품소재 분야와 융·복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식물공장 사업을 추진중이다. 광주광역시 역시 광산업을 농업에 접목한 그린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남양주·부천시는 수직농장 건축을 계획중이다.

농가도 식물공장의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 농업법인 ‘리프레시함양’은 최근 경남 함양에 부지 847㎡(250여평)에 식물공장을 착공하고 오는 3월 시험가동을 거쳐 4월부터 본격 출하할 계획이다. 이 법인은 일본의 식물공장 시스템 공급업체 ‘아소팜랜드’와 기술제휴를 맺어 버섯과 채소 재배기술을 지원 받는다.

◆과제는=전문가들은 식물공장의 상용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초기 설치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300㎡(1,000평) 규모의 식물공장 설치비는 같은 규모의 비닐하우스(7,000만원)와 견줘 17배나 많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관련 연구기관 및 민간의 역량을 집중, 식물공장 내 광원으로 사용하는 LED 조명 가격 등 초기 투자비를 낮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연구원은 또 “일본과 같은 보조금 제도를 도입, 민간 참여를 확대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식물공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과 비교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한국형 수익형 모델 개발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정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식물공장의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처음부터 무리한 시설 투자로 막연한 수익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한국형 식물공장의 수익 모델을 설계하고 그에 맞는 자동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농민신문 2010-02-05]

출처 : 로드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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